MBN, 부동산 부문 분할공시… 노조 "매경 대주주 위해 알짜부문 빼돌린 것"

사측 "자회사 수익, MBN에 귀속"

MBN 사측이 부동산 부문을 물적분할해 회사를 신설하려는 데 대해 노동조합이 반발하고 나섰다. 회사는 언론사 정체성 훼손 우려 등을 이유로 들었지만 노조는 ‘알짜부문을 빼돌려 매일경제신문 자회사로 삼고 결국 대주주를 위한 최상의 선택을 한 것’이라 보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MBN지부는 25일 성명에서 “현재 상황에서 물적분할을 꾀하는 것은 MBN의 차세대 먹거리라 주장하던 부동산 부문을 빼내가고, 수익성이 불확실한 방송부문만 남겨놓는 꼴”이라 밝혔다. 부동산 사업 부문이 빠져 적자에 시달릴 것이고 향후 임금 동결 및 삭감, 구조조정까지 거론될 수 있다는 우려다. MBN 사측은 지난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물적분할 공시를 올리고 “매일방송이 영위하는 사업 중 부동산 개발 및 공급업, 부동산 임대사업 부문을 분할하여 신설회사 주식회사 엠케이디앤씨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종편 본연의 공적·공익적 목적 추구, 재무구조 개선 등이 사유로 기재됐다.


MBN지부는 “신설 분할법인의 이름에서도 MBN의 자회사가 아닌 매일경제신문의 자회사임을 공공연히 드러내고 있다”면서 “전적으로 주주들만을 위한, 특히 대주주를 위한 최상의 선택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중대한 사항은 노동자 대표와 최소한 협의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인 결정을 공시한 것”이라며 절차상 문제도 지적했다. 더불어 ‘종편자본금 구성 문제로 1심 유죄판결을 받아 항소상태에 있고, 이에 대한 방송통신위원회의 행정처분과 재승인 절차를 기다리는 회사가 분할을 먼저 신청하고 통과되길 기대하는 게 상식적이냐’며 경영진 사퇴요구 역시 재차 언급했다.


MBN지부 관계자는 “사측은 성명 이후에야 해명을 했다. ‘지분법상 신설회사의 수익을 대주주가 일방적으로 가져갈 수 없고, MBN 자회사가 돼 수익 역시 MBN에 귀속된다’는 요지”라면서 “부동산 부문이 커지며 자칫 언론사 정체성이 훼손되고 공정한 방송 운영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분할 사유로 밝혔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방적인 추진엔 분명히 유감을 표했고 일단은 자문 등을 받아 팩트체크를 할 예정”이라며 “사실이 아니라면 다음 주라도 1인 시위 등 행동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승영 기자 sychoi@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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