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물대포 맞으며 취재하는 기자가 진짜 국민의 기자"

김연세 前코리아타임스 기자

한·미 쇠고기 협상 발표 당시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의 ‘대통령 쇠고기 발언 삭제’ 요청을 폭로했던 코리아타임스 김연세 기자가 지난 1일 사표를 제출했다. 회사가 청와대 출입을 재개한 김 기자를 갑작스럽게 스포츠부 소속으로 전보 발령을 냈기 때문이다.

김 기자는 본보와 이메일 인터뷰를 갖고 최근의 심경을 밝혔다. 그는 “7년 기자생활이 정의롭고 떳떳하게 했느냐고 누군가 물으면 유구무언”이라며 “묵묵히 촛불시위를 하는 분들이야말로 이 나라 역사 속에서 존경 받아야 하고, 진실을 알리기 위해 물대포를 연일 맞아가며 취재하는 기자들이 진짜 국민의 기자”라고 말했다.

다음은 김 기자와의 일문일답.

- 총리 회견 때 던진 질문 하나가 청와대 출입정지 등 파문을 일으킨 데 이어 결국 회사에 사표까지 내게 됐는데.

/ 김연세 기자(이하 김 기자) / 선배들께 죄송하다는 말씀부터 드립니다. 태어나서 처음 사직서를 쓴 뒤 만감이 교차했지만 걱정해주시고 격려해주신 많은 국민들 덕분에 오히려 행복하고 편안합니다.
하지만 그 분들의 칭송에 부합하는 기자는 사실 못됩니다. 7년 기자생활을 정의롭고 떳떳하게 했느냐고 누군가 물으면 유구무언입니다. 묵묵히 촛불시위 하는 분들이야말로 이 나라 역사 속에서 존경 받아야 함이 마땅하고, 진실을 알리기 위해 물대포를 연일 맞아가며 취재하는 기자들이 진짜 국민의 기자입니다.



   
 
  ▲ 김연세 기자 (사진=미디어오늘 제공)  
 
- 일부 기자들이 이동관 대변인에게 ‘형’ ‘선배’라며 스스럼없이 부르는 등 기자와 취재원 사이의 경계가 모호하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덕분에 일부 고급 정보들이 그들에게만 들어간다는 소문도 있고요.

/ 김 기자 / 소문일 뿐이지만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것도 기자로서 일종의 ‘능력’일 수 있겠죠. 다만 그 고급정보란 것이 국민을 위한 진솔한 정책이라면 더할 나위 없는 능력이고 특종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 다시 청와대 출입을 재개하면서 “변한 것이 하나도 없다”고 말씀하셨는데 무슨 뜻인지요.

/ 김 기자 / 춘추관 복귀 후, 어느 출입기자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나온 말입니다. 여전히 브리핑 후에 ‘관계자’로 써달라고 하더군요. 아직도 브리핑을 1층 자료실에서 비공식의 형식으로 주로 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TV 카메라에 질의응답 과정이 녹화·녹음되는 것을 원치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 청와대 기자실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 김 기자 / 국민들께서 더 잘 아시거나 충분히 짐작하실 거라고 믿습니다. 저 역시 그 일원이었고 몹시 부끄럽습니다. 정부와 언론이 국민 앞에 당당하다면 그 문제점이란 것은 누군가 일일이 지적하기 전에 자연스레 해소될 거라고 봅니다. 당당하고 소신 있는 선후배님들 춘추관 곳곳에 포진돼 있다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다수인지, 소수인지에 대한 확신은 없지만 그 분들이 나설 수 있도록 국민들께서 독려해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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