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신화 벗기고 싶었다"
신임요원훈련 언론사 최초 동행취재 이정훈 신동아 기자
김성후 기자 kshoo@journalist.or.kr | 입력
2008.06.30 16:5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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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훈 동아일보 출판국 전문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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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신임요원들의 훈련 모습이 언론을 통해 최초로 공개됐다. 이정훈 동아일보 출판국 전문기자(사진)는 ‘신동아’ 7월호에 국정원 신임요원들의 훈련 과정을 담은 “이들은 흑색요원입니다. 절대 사진 찍지 마세요”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기사에는 매일같이 보안 선서를 하고, 지리산 정상에서 ‘충성서약’을 외치는 신임요원들의 모습, 흑색, 백색, 회색으로 갈라질 운명의 요원들, 합숙훈련, 공수훈련, 해양훈련 등이 상세하게 소개돼 있다. 요원들이 폭탄주 제조술은 물론이고 고스톱과 포커, 화장술, 코디법 등을 배운다는 흥미있는 내용도 들어있다.
“기자들은 국정원 직원들을 신비화하고 두려워해요. 국정원의 정보라면 무조건 믿고, 국정원의 소스라며 떠들고 다니는 기자들도 있죠. 기자들이 국정원을 신비화하는, 그런 신화를 한번 벗기고 싶었어요. 그래서 신임요원들의 훈련을 취재하기로 했죠.”
이 기자는 3년 전부터 신임요원 취재를 시도했으나 국정원 측의 거부로 무산됐다. 계속 안 된다던 국정원은 마침내 취재를 허락했다. 그렇게 해서 그는 지난 5월 말 요원들의 지리산 종주훈련에 동행하게 됐다. 2박3일간 지리산 노고단에서 천왕봉까지 신임요원들과 똑같은 일정을 소화하며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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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하 7월호에 실린 "국정원 신임요원훈련 언론사 최초 동행취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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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그동안 국정원의 실패한 공작을 폭로하는 기사를 많이 썼다. 7년을 추적해 기사화한 수지킴 피살사건을 비롯해 총풍 사건, 흑금성 사건 등은 그의 국정원 취재파일에 들어있는 중요 사건들이다. 그의 기사 때문에 구속당한 국정원 직원들도 있었다.
그는 기자생활 20년 동안 사건·사고와 함께 군과 원자력에 천착해왔다. 특히 ‘공작’은 그의 전문 분야다. 2003년 ‘공작(한국의 스파이전쟁 50년)’이라는 책을 낼 정도. 공작을 통한 통일과 국정원의 워치독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썼다고 한다.
그는 요즘 기자들이 출입처 시스템에 얽매이면서 변화된 사회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취재 영역을 넓혀야 하는데 똑같은 시스템으로 움직이죠. 사회는 많이 다양해졌는데 옛날에 나가던 출입처 그대로 계속 나가고…. 변화된 사회를 커버 못하는 거죠. 기자들이 15년차 정도 되면 필드로 안 나가요. 언론은 계속 사회에 뒤처질 수밖에 없어요. 언론의 살길은 새로운 소재의 발굴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