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화 알리고 싶어'노이 크리치' 만들었죠"
조민상 이탈리아 밀라노 한이문화연구원장
김성후 기자 kshoo@journalist.or.kr | 입력
2008.04.30 14: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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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민상 한이문화연구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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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탈리아 양국어 제작, 월 5천부 발행 무료월간신문
무료 인쇄 중단 등 제작 난관...올1월부터 잠정적 발행 중단“아름다운 한국 문화를 이탈리아에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한이문화연구원(www.circci.com)을 운영하고 있는 조민상 원장이 2008 재외동포기자대회에 참가했다.
그는 2005년 1월부터 월간신문 노이 크리치(Noi, Cricci)를 발행하고 있다. ‘Noi’는 이탈리아어로 ‘우리’를 뜻하고, ‘Cricci’는 한이문화연구원의 이탈리아 표기인 ‘Centro Ricerche Culturali fra Corea e Italia’에서 이니셜을 딴 것이다.
노이 크리치는 한국과 이탈리아 양국어로 발행되고 있으며 발행부수는 5천여부. 이탈리아 전역에 무료 배부되고 있다. 한국의 예술, 역사, 문학, 요리, 시사 등을 이탈리아어로, 이탈리아 소식, 문화유산 등은 한국어로 번역해 게재하고 있다.
그가 크리치를 발행한 것은 한국과 한국의 문화가 이탈리아에 잘 알려지지 않았거나 왜곡돼 알려진 것이 적지 않았기 때문.
“중국과 일본은 문화를 통해 이탈리아에 친근하게 접근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그 존재가치마저 가려진 느낌이 들었어요. 한국의 문화와 전통을 중심으로 한국의 모든 것을 이탈리아 사회와 이탈리아 사람들에게 정확하게 알리고 싶었죠.”
한국외대 이태리어과를 졸업한 그는 1986년 이탈리아 유학길에 올라 밀라노 카톨릭대학에서 고대사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6년 한이문화연구원을 설립해 한국의 독창적인 문화와 멋을 이탈리아에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동안 한글 교재를 비롯해 한국 설화, 동화, 단편소설, 시 수십 편을 이탈리아어로 번역했으며, 일부는 출간을 앞두고 있다. 노이 크리치에 대한 반응도 좋아 여러 곳에서 정기 구독과 인터뷰 요청 등 관심이 일고 있다.
하지만 노이 크리치는 2008년 1월호 이후 석 달째 세상에 나오지 못하고 있다. 제작에 따른 정신적 부담과 경제적 문제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 무료인쇄가 중단되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한다.
사재를 보태 신문을 제작해온 상황에서 1년에 2만5천~3만유로에 달하는 인쇄비 부담은 아름다운 한국문화를 알리는 소명을 다할 수 없게 만들었다. 광고후원과 기부금이 늘고 있지만 제작에 턱없이 부족한 액수다.
그는 “미미할지 모르나 노이 크리치는 3년 만에 이탈리아 주요 계층에 작은 획을 남겼다”면서 “여러 문제를 감당할 수 없어 발행을 중단했지만 언젠가 다시 복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