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은 감상문이 아닙니다"

언개연 김영호 대표 1년만에 기명칼럼 1백건
경인·내일·한겨레 등…본보 '따따부따' 게재




  김영호 대표  
 
  ▲ 김영호 대표  
 
“요즘 신문의 칼럼을 보면 정권에 대한 독설과 저주 일색입니다. 칼럼은 말꼬리 잡기식의 감상문을 적는 것이 아니라 취재를 바탕으로 한 사실관계와 그에 따른 주장을 담는 것입니다”



1년 만에 기명칼럼 1백건이라는 대기록이 나왔다. 언론인 출신의 칼럼니스트로는 이례적인 기록으로 그 주인공은 언론개혁시민연대 김영호 대표다. 시사평론가로도 활동 중인 그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1월까지 4개 신문을 중심으로 기명칼럼을 1백회나 썼다. 경인일보, 농민신문, 내일신문, 한겨레 등에 경제, 농업, 시사, 언론을 분야로 냉철한 시선을 바탕으로 소외계층을 대변했다.



김 대표의 칼럼 집필은 20여년의 경력을 갖고 있지만 올해처럼 집중적으로 써본 적은 없었다. 경인일보는 3년째, 농민신문은 2년째, 내일신문은 6년째 집필 중이다. 언론 분야는 경향신문에 4년을 썼고 뒤이어 한겨레에 고견을 담고 있다.



그러다보니 김 대표에게 칼럼은 생활이 돼 버렸다. 그는 “80년 해직, 세계일보 해직 등 언론인으로서 잃어버린 세월을 보충하는 의미에서 칼럼에 전념하고 있다”면서 “올해는 하루도 칼럼을 잊으면서 지낸 적이 없으며 자다가도 일어나 쓰기도 한다”고 말했다.



기명 칼럼을 오래 쓴다는 것은 내용도 충실해야 할뿐더러 신문사와의 약속도 중요하다. 특히 했던 말을 되풀이 하거나 문장 몇 개 고쳐서 쓰는 것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 “요즘 신문의 칼럼을 보면 대부분 교수들 중심으로 이론만 바탕으로 한 감상문식의 글들이 많다”면서 “교수들은 글을 통한 전달력이나 압축력 등이 부족한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명확한 사실관계 때문에 인터넷 검색을 자주 이용하는데 특히 외국의 자료는 직접 원문을 찾아봐야 한다”면서 “번역된 자료를 참고하다보면 의미가 잘 못 전달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가 강조하는 시사 칼럼의 중요 요소는 경험과 지식이다. 그는 “국가 정책을 대상으로 칼럼을 쓰려면 법률적 지식이 바탕이 돼야 하고 사회 구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경제 지식이 필수적”이라며 “칼럼도 취재를 바탕으로 새로운 내용을 전달해야 하는 것인데 충분한 경험과 노력이 바탕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언론인 칼럼니스트의 부재에 대한 지적도 잊지 않았다. 그는 “언론인이 언론인 스스로를 무시하는 것 같다”면서 “신문사에서 전문 칼럼니스트를 양성해야 함은 물론이고 전직 언론인들에 대해 기회를 부여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8년간 언론을 대상으로 집필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대한 그의 대답 또한 명료했다. 김 대표는 “지난 8년간 언론은 하나도 변한 게 없다”면서 “언론의 당파성이 더 짙어지고 단순한 스트레이트 기사에도 주관이 개입되는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김영호 대표가 집필 중인 칼럼은 온라인 기자협회보(www.journalist.or.kr)에서 ‘김영호의 따따부따’라는 이름으로 게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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