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성·독립성 없으면 진정한 뉴스 말 못해"
진 메이터 미국 프리덤포럼 컨설턴트 인터뷰
정리=김무종 디지털타임즈 지회장(경제팀장) | 입력
2005.09.28 11: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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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 메이터 컨설턴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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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프리덤 포럼의 진 메이터 미디어 컨설턴트는 “미국 언론 환경도 발행부수와 광고 수주액이 감소해 경영 효율성을 더욱 중요시하고 있다“며 “하지만 여전히 뉴스는 순수해야 하고 독립성을 견지해야 한다는 기본 원칙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5일 오전 한국기자협회 미국방문단과 만나 “인터넷과 케이블의 발달 등 미디어 환경 변화와 경쟁 가열로 인한 `독자층 세분화’는 앞으로 미국 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더욱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라며 덧붙였다.
프리덤 포럼은 미국 최대 규모의 미디어 관련 민간재단으로 언론과 사상의 자유에 관한 프로그램을 주관하며, 신문박물관과 수정헌법 1조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또 언론의 다양성과 세계 언론 자유를 위한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다음은 한국기자협회 방문단과의 일문일답.
△미국 언론사들은 위기 극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뉴욕시에는 7개의 신문사가 있었으나 최근엔 3개로 줄었다. 시카고 트리뷴이나 LA타임스의 경우 올 상반기에 발행부수가 6% 감소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의 경우 올 들어 광고가 5.9% 감소했다. 이런 상황은 전세계적인 추세인 것 같다. 이에 따라 신문사들은 해결책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의 경우 9월부터 연예·스포츠 등 소프트한 기사를 중심으로 주말판을 발행하기 시작했다. 또 샌디에고의 유니온 트리뷴지와 같은 신문사는 구인구직난 광고를 무료로 게재하고 있다. 중국인들이 많이 사는 샌프란시스코에는 7개의 중국신문이 있으며, 오히려 영어로 발행되는 신문은 2개에 불과하다.
앞으로 신문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경쟁 측면에서 작은 신문사들은 큰 신문사들에 비해 문제가 덜한 편이다. 미국은 고립주의적인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미국 독자들은 국제 문제보다 자기 지역사회에 관심이 많다. 그러나 미디어 환경 변화에도 불구하고 신문이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신문은 나름대로의 활로를 찾을 것이다. 이는 방송에서 FM이 나온 이후에도 AM이 사라지지 않은 것과 같다.
△무료지의 미래를 어떻게 보는가.
-원래 무료지는 스웨덴에서 시작됐다. 무료지로 인해 기존 신문의 독자와 광고가 줄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 일부 신문은 수익을 내겠지만 전체적으로 매우 어려울 것이다. 워싱턴포스트지도 최근 무료지를 내기 시작했지만 그 결과는 장담할 수 없다. 물론 순수한 무료지도 있다.
△방송도 위기인 것 같다. 한국의 경우 올 상반기에 광고가 30% 가량 줄었다고 한다. 미국은 어떠한가.
-방송은 여전히 수익성이 좋다. 시청률은 줄고 있지만 광고단가는 줄지 않고 있다. 특히 상업방송의 수익성이 높다. 하지만 신문이든 방송이든 직원 수를 줄이고 있다. 라디오와 TV는 지역뉴스가 수익성이 가장 높다. 3대 방송국의 경우 매주 40시간의 뉴스를 보내고 있는데 지역뉴스 비중이 높다. 미국사람들은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이 높다. 라디오는 여러 매체 중 융통성이 가장 큰 매체다. 이를 테면 토크 프로그램도 많이 바꿨다. 또 정원꾸미기, 동물관리, 자동차 상담 등 다양한 주제를 통해 청취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방송들은 독자 분석과 매체 영향력 평가 등 분석을 많이 한다. 청취자가 무엇을 원하고 좋아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청자가 원하는 것을 파악해서 제공하는 것이 생존의 비법이다.
△공중파와 케이블의 경쟁력을 비교해 달라.
-케이블 비중이 과거에 비해 높아졌지만 아직은 공중파가 우세하다. 케이블은 그렇게 큰 규모의 시청자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CNN은 프라임타임에 전국적으로 60만명 정도의 시청자가 보는 데 불과하고, FOX TV의 경우 1백20만명이 시청한다. 공중파인 뮤C·CBS·NBC등은 각각 2백만∼3백만 명이 시청한다.
△신문사에서 시도하고 있는 수익사업에 대한 견해는.
-많은 신문사가 수익성 확보를 위해 여러 가지 사업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자칫 잘못하다간 큰 문제에 봉착하기도 한다. LA타임스는 얼마 전 한 스타디움 프로모션에 참여했다가 스캔들을 일으킨 적이 있다. 그래서 발행인이 해고됐다.
언론사가 수익성 사업을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미국에서 뉴스는 순수해야 한다. 오염돼서는 안된다. 비아콤·디즈니 등 대형 미디어 회사들은 뉴스와 엔터테인먼트만 하고 다른 사업은 하지 않는다. 뉴스는 독립성을 유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