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 너머] (266) 계절의 착각인 줄… 그것은 죽음이었다

계절이 착각한 줄 알았다. 때아닌 눈이 내린 듯 산이 온통 회색으로 덮여 있었다. 한참을 바라보다 알았다. 계절이 바뀐 풍경이 아니라 소나무재선충병이 휩쓸고 지나간 죽음의 소나무 숲이었다. 들녘은 초록빛에서 황금빛으로 계절을 익혀가고 전원주택 앞 잔디는 여전히 생기를 품고 있다. 그러나 그 한가운데 자리한 소나무 숲은 시간이 멈춘 듯 회색빛으로 말라 죽어 있다. 소나무재선충병은 나무 한 그루의 병으로 끝나지 않는다. 재선충을 옮기는 매개충을 따라 숲 전체로 번지고 감염된 소나무는 몇 달 만에 생명을 잃는다. 울산과 경남, 경북은 이미 깊은 상처를 입었고 최근 수도권에서도 감염목이 발견되는 등 전국으로 확산하며 산림방제에 비상이 걸렸다. 산림청은 감염목을 베어내고 예방주사를 놓고 드론과 인공지능(AI)으로 숲을 살핀다. 베어낸 소나무 뒤에는 다시 숲을 키워야 할 오랜 시간이 남는다. 회색으로 변한 산은 우리가 지켜내지 못한 숲의 현재다. 그리고 다시 푸르게 되살려야 할 숲의 미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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