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경찰청 정보부서 소속 경찰들이 자신들의 조직을 비판한 기사에 기자를 조롱하고 인신공격성 댓글을 단 사실이 KBC광주방송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이에 광주전남기자협회는 8일 성명을 내어 “여론과 동향을 파악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정보경찰이 조직적으로 관여했다면 공권력을 이용한 언론 겁박이자 여론 개입”이라며 광주경찰청에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정보경찰의 댓글 대응 의혹은 지난해 8월 KBC의 <수해복구 한창인데…특별재난지역 경찰서에서 놀이판이라니> 기사가 발단이 됐다. 당시 광주 북구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며 피해복구가 시급하던 중 북부경찰서 안에 있는 광주경찰청 소속 광역정보팀이 간담회를 열었는데, 이 자리에서 게임 등 업무와 무관한 행사도 진행됐다는 내용의 보도였다.
당시 사건팀장이었던 신대희 기자는 후배 기자가 쓴 해당 기사에 보도 직후부터 기자 실명을 언급하는 등 모욕성 댓글이 달리는 걸 확인했다. 마침 기사에 조직적으로 댓글을 단 정황에 대한 내부의 구체적인 증언과 제보를 받았다. 신 기자가 객관적인 근거를 확보하기 위해 1년여간 법원 사실조회 과정을 거친 이유다.
이후 신 기자는 8월25일 <비판 기사에 “악플 달아” 정보경찰 ‘여론 조작’ 의혹> 단독 보도를 통해 악성 댓글 작성자 가운데 광주경찰청 소속 정보경찰 3명이 포함돼 있다는 것과 나머지 댓글 작성자 계정 중엔 가입자 주소나 연락처 일부가 정보경찰과 겹치는 부분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신 기자는 “내부 증언과 의심스러운 정황만으로는 보도할 수 없었던 만큼, 법적 절차를 통해 객관적인 근거를 확보하고 이를 다시 당사자 취재와 대조했다”며 “정보경찰 비판 보도에 악성댓글을 다는 등 조직적인 대응이 있었는지 확인하는 것은 언론의 감시 기능, 사실 확인 의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댓글 문제뿐 아니라 첩수비(첩보 활동 수집비) 부당 집행과 폐쇄적인 조직문화까지 검증한 연속 취재를 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광주전남기협도 성명에서 “보도 내용에 이견이 있더라도 기자 개인을 모욕·비방하는 댓글로 대응하는 것은 정당한 반론의 범위를 벗어난다. 경찰이 자신들을 비판한 언론에 이런 방식으로 대응했다면 언론의 감시 기능을 위축시킬 수 있는 중대한 문제”라며 “가장 먼저 누가 댓글 작성에 관여했는지, 어떤 경위로 이뤄졌는지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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