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노조 "오너 재산 2000억… 돈 없어 책임 못지는 것 아냐"

통합노조 분리 후 첫 노보서 오너가 재산, 자금흐름 공개
순차 검증 공언… "책임져야 할 사람 있어, 의사결정 과정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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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그룹 전반의 경영난 속 중앙일보와 통합노조 체제에서 분리돼 독립노조로 새로 출범한 JTBC 노동조합이 첫 노보를 통해 오너 일가의 사재출연 등 책임을 촉구하며 재산 내역을 공개하고 나섰다. JTBC가 부도와 법정회생 절차에 이른 과정에 대한 검증도 시작했다.

JTBC 노동조합은 11일 JTBC노보 제1호를 발행하고 현재까지 확인된 오너 일가의 확인된 재산만 2000억원 규모라고 전했다. 이 같은 계산에 포함한 재산은 부동산 약 1700억원, 상장주식 약 256억원 등이다. 서울 한남동 주택 추정가 약 500억원, 경기 고양 주택·토지 추정가 약 300억원, BGF리테일 지분 256억원 등이 대표적인 목록이다. ‘현금화한 부동산’ 573억원과 ‘현금화한 주식’ 매각대금 1조1213억원은 남지 않았고, 현재 규모를 확인할 수 없는 예금·채권·보험도 0원으로 처리해 확인된 자산만 이 정도 규모라는 요지다.

11일자 JTBC 노동조합 노보 중 일부 내용.

JTBC 노조는 2005년 신고된 재산 공개 내역을 토대로 현재 소유관계를 다시 확인했고 부동산의 경우 공시가와 중개업소 평가 등을 비교해 가장 보수적으로 가격을 추정했으며, 주식 보유분 중 중앙그룹 지분은 가격을 매기지 않은 최소치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오너는 그동안 사재출연에 대해 입을 닫았다. 돈이 있는 만큼 책임지는 게 당연하다”며 “확인된 자산만 약 2000억원이다. 적어도 돈이 없어서 책임지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날 노보엔 JTBC가 부도와 회생에 이르게 된 과정에 대한 노조 차원의 첫 검증 내용도 담겼다. 노조는 이날 <JTBC에는 아무 것도 남지 않았다>는 노보 기사에서 5월31일 기준 JTBC 장부에 적혀있던 자산은 6250억원이었지만 남은 가치를 재평가하자 2407억원으로 줄어 장부 수치에서 61%가 깎여 나갔다고 적었다. 자산 중엔 현금으로 바꾸기 어려운 올림픽 중계권이 포함돼 있어 더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반면 장부에 적힌 부채는 5093억원이었지만 실제 갚아야 할 돈을 계산한 결과 실제 빚이 7249억원이라고 적시했다.

노조는 “이 법인에는 진짜 돈이 아니라 종이돈만 남았다”며 ‘진짜 돈’의 자금 흐름도 살폈다. 그 결과 JTBC에서 중앙홀딩스와 중앙피앤아이 등 오너 영향권 법인으로 흘러갔거나 묶인 돈이 3678억원, 반대로 오너 영향권 법인이 JTBC에 넣은 현금 중 남은 금액은 54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는 “각각의 성격이 달라 완전히 단순화할 수는 없다”면서도 “돈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였는지는 짐작할 수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특히 노조는 JTBC 지급 불능 직전, 현금이 중앙홀딩스와 콘텐트리중앙 쪽으로 움직였고 JTBC로 들어오기로 한 돈이 들어오지 않았다고 적었다. 5월까지 JTBC는 중앙홀딩스에 125억원을 새로 빌려줬고, 중앙홀딩스가 가지고 있던 JTBC 신종자본증권 200억원을 상환하며 부도 불과 몇 달 전 시기 325억원이 JTBC에서 중앙홀딩스로 나갔다는 것이다.

아울러 노조는 “JTBC가 조달한 차입금 가운데 400억원을 콘텐트리중앙으로 보내라는 요구가 있었다. JTBC 경영진은 반대했지만 결국 상당액이 넘어갔다. 반면 6월 콘텐트리중앙에서 보내기로 한 자금 200억원은 오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JTBC 경영진은 이 돈이 들어오는 걸 전제로 자금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상환일 직전, 불가 통보가 왔다. 결국 JTBC는 지급 불능을 맞았다. 나갈 돈은 나갔고, 들어올 돈은 안 들어왔다. 부도 직전, 오너는 JTBC 경영진조차 속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적었다.

중앙일보와 통합노조 체제에서 분리 후 처음 나온 노보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다뤄졌다. 노조는 순차적 검증에 나설 방침을 공언하며 “자금 흐름, 주요 의사결정 시점 등을 추적해 부도 원인과 발생 과정에서 특정 주체의 악의나 고의가 개입했을 가능성도 살펴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11일자 JTBC 노동조합 노보 1면.

JTBC 노동조합은 “찾아올 몫이 있고 책임져야 할 사람이 있다. 누가 이 흐름을 기획했고, 무엇을 의도했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JTBC 경영진에게조차 자금 흐름은 공유되지 않은 걸로 보인다. 지급불능 직전 몇 달, 오너와 주변 소수 그룹에게 어떤 악의가 있었는지 확인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게 처음부터 고의였다고 단정하지 않겠다. 특정 시점까지는 회사를 살리기 위한 선의가 있었다고 믿는다. 문제는 그 시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책임질 사람이 책임지지 않으면 확인된 숫자와 문서를 하나씩 공개하고 질문하겠다. 모든 걸 가릴 수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가려지지 않는다. 이번 노보는 그 시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중앙그룹 계열사 채권 투자자 319명이 9일 중앙그룹 오너 일가와 계열사 전현직 임직원을 고소한 바 있다. 이들은 그룹 차원에서 자본잠식 상태를 감추고 부실 채권을 정상 채권처럼 꾸며 개인 투자자들에게 320억원대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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