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N 노동조합이 10년 만에 집회를 열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NN지부는 10일 아침과 낮 두 차례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 KNN 사옥이 보이는 인도에서 집회를 열고 신입사원 채용을 촉구했다. KNN 노조가 집회를 연 것은 지난 2017년 9월 공정방송 실현 투쟁 이후 약 10년 만이다.
노조는 올해를 포함해 2030년까지 전체 정규직 직원의 4분의 1이 넘는 인력이 회사를 떠날 예정인데, 회사가 신입사원 채용을 미루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지난 4일 회사와 신규 채용을 놓고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회사 쪽은 방송 환경이 어렵다는 이유로 거부하다가 TD(기술감독)와 MD(주조정실 방송운행책임자) 직군 8명을 촉탁직으로 열어주면 채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노조는 전했다.
노조는 신규 채용과 촉탁직을 거래 대상으로 들고나온 회사와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회사 쪽이 향후 5년간 30여명의 퇴직을 구조조정 기회로 생각한다고 판단해서다. 노조는 집회 결의문을 통해 방송사의 명맥을 이어가기 위해서라도 신규 채용을 실시하고, 정규직 채용 대신 촉탁직 등 계약직을 늘리려는 꼼수를 당장 중단하라고 했다.
KNN 구성원들은 회사가 조직 슬림화만 외치며 인력 부족의 현실을 방치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8월 말 사원들 성명에 이어 지난 9일 기자협회와 PD협회, 기술인협회, 영상기자협회 등 4개 직능단체가 신입사원 채용을 촉구하는 공동 성명을 냈다. 4개 단체는 보도국, 제작국, 기술팀, 영상팀의 인력 부족 상황을 하나하나 거론하며 “신규 채용 없이 버티는 시한부 인력 운용은 미래 포기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10일 노조 집회에서 기자, PD, 촬영기자, 기술팀 사원, 마케팅 PD 등이 차례로 나와 인력 부족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사람을 뽑지 않으면서 좋은 기사와 새로운 시도, 회사의 성장을 동시에 기대할 수 없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한 기자는 “매일매일 발제에 리포트 제작에 허덕이는데, 한 명이 휴가를 가면 그 자리를 메울 사람이 없다. 그러다 보니 좋은 기사를 만들기도 점점 어려워진다. 어제 무슨 기사를 썼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은 채 또 오늘 기사를 만들고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취재는 시도조차 하지 않게 된다”고 했다. 제작국 PD는 “제작국은 2023년보다 4명이 줄어 9명의 PD가 남았다”면서 “회사는 사람을 충원하긴커녕 ‘인력이 없으니 프로그램을 줄이라’고 한다. 지상파 방송국이 특집과 기획을 포기하겠다는 건 스스로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자멸 선언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기술팀 사원은 “결원이 생길 때마다 피 말리는 초과 근무로 빈자리를 메워야 하고, 중계 성수기에는 밖에서 치러지는 수많은 프로그램 녹화 중계 업무로 몇 주간 주말조차 반납한 채 과로와 업무 과중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고, 사업본부 마케팅 PD는 “사람을 단기적으로 채워 돌려막는 방식으로 업무 연속성도, 전문성도, KNN 미래도 지킬 수 없다”면서 “회사의 미래를 이야기하려면 젊은 인재를 정식으로 채용하고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KNN 노조는 향후 피켓시위와 함께 회사 대응 방안에 따라 강병중 KNN 회장 자택 앞 시위도 계획하고 있다. 회사 쪽은 4개 직능단체 성명에 이어 노조가 집회를 열어 신입사원 채용을 촉구하는 것과 관련한 입장을 묻는 전화와 문자에 응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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