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통위·문체부 예산 늘어도… 기존 언론예산 사실상 제자리

[이슈 분석] 내년 언론 예산안, AI 등 신규사업 집중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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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7년도 예산안에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의 미디어 관련 예산이 전반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늘어난 예산의 상당 부분이 인공지능(AI)이나 AI 전환(AX), KTV 관련 신규 사업 등에 집중되면서 기존 언론 예산은 사실상 제자리거나 소폭 감액된 것으로 드러났다.


방미통위에 따르면 내년도 예산안은 올해보다 346억원(13.2%) 늘어난 2977억원으로 편성됐다. 이 중 증액 규모가 가장 큰 사업은 ‘방송영상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 시범사업’으로 100억원의 예산이 신규 배정됐다. 방미통위는 “방송 영상물을 AI 학습용 데이터로 가공하기 위해 시범사업을 신규 편성했다”며 “중소·영세 방송사업자들을 대상으로 △AI 기반 제작·편집 솔루션 바우처 지원 △AI 기술 활용 방송콘텐츠 숏폼 제작 지원 등의 사업을 내년부터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방미통위는 이와 더불어 ‘디지털미디어이노베이션기술개발(R&D)’ 사업을 75억3300만원 증액하고, ‘디지털미디어 AX 기술개발(R&D)’ 사업도 26억9000만원 신규 편성했다.

반면 KBS의 대외방송 예산과 ‘방송콘텐츠 진흥’ 사업은 각각 21억8400만원, 44억2500만원 감액됐다. 방송콘텐츠 진흥의 경우 그나마 ‘디지털콘텐츠 코리아 펀드’ 예산이 45억원 증액됐지만 KBS는 20억원이 넘는 돈이 ‘집행 부진’, ‘우선순위 조정’ 등의 이유로 삭감됐다. KBS 관계자는 “애초 KBS가 방미통위에 요청한 예산이 131억3300만원이었고 방미통위가 기획예산처에 104억8400만원으로 감액해 제출했다”며 “그런데 예산처가 국회에 한 번 더 감액해 제출했다. 이와 관련해 KBS는 예산을 최대한 복구하기 위해 방미통위 측과 논의를 진행 중이며, KBS 자체적으로도 국회를 설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2024년 KBS는 전액 감액된 대외방송 예산을 국회 심의 단계에서 108억원으로 복원한 바 있다.


내년도 방미통위 예산안에선 ‘지역 중소방송 콘텐츠 경쟁력 강화’ 사업도 14억7600만원 증액되는 데 그쳤다. 김영민 지역방송협의회 정책실장은 “늘어난 14억원가량도 일부 사업이 이관된 영향”이라며 “실질적인 증액은 7~8억원 수준이다. 프로그램 제작 지원이 10억원 늘어난 건 긍정적이지만 지역방송 교육 및 인력 약성 예산 2억4000만원이 전액 삭감된 건 아쉽다”고 말했다.


특히 같은 방송통신발전기금 내에서도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지원’과 ‘시청자미디어재단지원’ 예산이 각각 65억7100만원, 47억2300만원 증액되며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다. 김영민 실장은 “지역은 MBC랑 민영방송만 따져도 25개사”라며 “재단이나 위원회 한 곳도 안 되는 증액 규모다.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방미심위 관계자는 이번 예산 증액을 정상화 과정이라 설명했다. 방미심위는 전신인 방심위 시절 류희림 위원장의 편파 심의 등을 이유로 국회에서 2025년도 예산이 37억원가량 삭감된 바 있다. 방미심위 관계자는 “내년 경상비가 14억3200만원 증액됐는데, 그동안 새 상징마크(CI)도 못 만들고 5년 지난 컴퓨터와 모니터도 못 바꿀 정도로 돈이 아예 없었다”며 “예산이 복구되다 보니 많이 오른 것처럼 보이지만 그냥 먹고 살 수 있는 정도로 다시 증액되는 것이다. 늘어난 예산엔 정보통신망법 개정으로 분쟁 조정 기능이 확대되면서 관련 모니터링 인력의 증가, 그로 인한 인건비 증액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한편 문체부 내년도 예산안은 올해 대비 1조7790억원(22.6%) 늘어난 9조6345억원으로 편성됐다. 다만 이번 예산 증액은 언론과 무관한 사업이 견인한 결과로, ‘KTV 정책소통 경쟁력 강화 시범사업’이 259억원가량 증액된 걸 제외하면 대부분의 언론 예산이 소폭 감액됐다. 언론진흥기금의 경우 17억6900만원이 삭감됐고, 지역신문발전기금 역시 100만원 줄었다.


조상진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위원장은 “2004년 제정된 지역신문발전기금은 노무현 정부 내내 200억원대를 유지했으나 이후 80억원대로 떨어졌고, 지난해 35억원 증액돼 117억5100만원이 됐다”며 “여기서 더 깎을 게 아니라 오히려 증액을 해줘야 한다. 현재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역언론팀이 우리의 손발이 돼주곤 있지만 활동이나 정보 수집 면에서 독립 사무국이 절실하고, 이를 위해선 더 많은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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