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 사옥 5층 스튜디오에선 유튜브 방송 준비가 한창이었다. 오후 3시30분 ‘한겨레TV’에서 방송될 ‘뉴스다이브’ 생중계를 앞두고 있어서다. ‘한겨레TV’는 지난해 4월, 평일 시사 대담 프로그램으로 뉴스다이브를 선보였다. 유튜브를 통한 뉴스 소비가 커지는 가운데 한겨레만의 취재와 시각으로 뉴스를 풀어내기 위한 실험이었다. 최성진 한겨레 영상국장은 “뉴스다이브를 선보이면서 ‘한겨레TV’가 큰 폭의 성장을 경험했다”며 “그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 지난해 하반기엔 아침 생방송 프로그램 ‘뷰리핑’을 론칭했다. 기성 언론의 유튜브 진출, 또 새로운 콘텐츠 실험은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시대 흐름”이라고 말했다.
‘한겨레TV’는 뉴스다이브 론칭 이후 구독자와 조회 수 면에서 모두 큰 성장을 이뤘다. 뉴스다이브를 선보인 지난해 4월에만 구독자가 2만9000명 늘었고, 이후 대통령 선거와 이재명 정부 출범 등이 겹치며 5~7월 3개월 동안 16만1000명의 구독자를 모았다. 몇 백만 대였던 조회 수도 지난해 4월 1000만회 이상으로 증가했고 6월엔 4000만 대로 껑충 뛰기도 했다. 최성진 국장은 “뉴스다이브 론칭과 대선이라는 대형 정치 이벤트가 맞물리면서 당시 채널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며 “이후 조금씩 수치가 빠지긴 했지만 당시 구축한 콘텐츠와 채널의 영향력은 아직까지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겨레TV’뿐만이 아니다. 본보가 유튜브 채널 분석 사이트 ‘플레이보드’의 ‘뉴스/정치’ 카테고리에서 올해 6월 기준 500만 이상 조회 수를 기록한 언론사 채널 66개를 분석한 결과 탄핵 정국이 끝난 뒤에도 뉴스 수요는 꺾이지 않는 양상을 보였다. 탄핵 기간(2024년 12월~2025년 3월) 일부 언론사에 쏠리던 구독자와 조회 수는 탄핵 이후(2025년 4월~2026년 6월) 상대적으로 고르게 퍼졌고, 정치에 집중되던 관심 역시 다른 분야로 확장됐다. 다양한 지역 언론사 채널이 구독자와 조회 수 상승을 경험한 점 역시 특징이다. 2회차 기획에선 탄핵 이후 눈에 띄는 성장을 보인 언론사 채널들의 면면을 들여다봤다.
◇경제 채널들 지표 일제히 상승
탄핵이란 키워드는 유튜브에서 한동안 온갖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었다. 정치 콘텐츠에 대한 이용자들의 관심이 그만큼 폭증했고, 탄핵 찬성과 반대 여론이 공고한 채널일수록 탄핵 기간 큰 성장을 경험했다. 다만 탄핵 이후 정치로 쏠렸던 관심은 다소 완화됐다. 상대적으로 눌려있던 다른 콘텐츠들에 대한 수요가 되살아났고, 특히 이재명 정부의 증시 부양 정책이 맞물리며 경제 채널들 지표가 일제히 상승했다. 단적인 예로 본보가 분석한 66개 언론사 채널 중 4분의 1 수준인 16개 채널이 탄핵 기간보다 탄핵 이후 더 많은 구독자를 모았는데, 그 중 4곳이 경제방송 채널이었다. ‘한국경제TV’와 ‘SBS Biz 뉴스’, ‘이데일리TV’ 등이 탄핵 이후 더 많은 구독자를 모았고, 서울경제TV의 ‘주식원샷’ 채널도 탄핵 이후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특히 ‘한국경제TV’는 탄핵 기간 월 평균 구독자 상승이 5000명 수준이었으나 탄핵 이후에만 21만명의 구독자를 모으며 전체 채널 중 구독자 상승 18위를 차지했다. 김형호 한국경제TV 콘텐츠본부장은 “올해만 봐도 신규 구독자 증가가 11만9000명으로 이미 전년 수치를 돌파했다”며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88% 증가한 수치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주식 시장 부양책, 또 반도체 호황에 따라 코스피가 급등했고 그러면서 투자자들 관심이 높아진 것이 일차적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경제TV’는 조회 수 면에서도 탄핵 이후 많은 성장을 이뤘다. 탄핵 기간 월 평균 조회 수가 294만회 수준이었는데, 탄핵 이후 612만회로 2배 넘게 늘었다. 주요 원인으론 한국경제TV가 자체 제작한 ‘인공지능(AI) 쇼츠 자동 변환기’가 꼽힌다. 김형호 본부장은 “이전엔 방송 끝나고 3~4분짜리 쇼츠 하나를 만들기 위해 PD들이 1시간씩 작업을 했는데, 4월 말 AI 자동 변환기를 보급하면서 이젠 5분 만에 쇼츠를 3~4개씩 뽑고 있다”며 “7월 제작한 쇼츠만 380개 정도고, 쇼츠 조회 수도 1000만회로 1월에 비해 4배가 됐다. 쇼츠라는 게 결국 긴 영상으로 유도하는 마중물 역할이기 때문에 채널 성장엔 그 영향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제 채널뿐만 아니라 일부 방송사 채널들도 탄핵 이후 조회 수 반등을 경험했다. 탄핵 기간 ‘MBCNEWS’, ‘JTBC News’, ‘뉴스TVCHOSUN’ 등으로 이용자가 쏠렸는데, 그 흐름이 완화되며 ‘SBS 뉴스’, ‘KBS News’, ‘YTN’ 채널의 지표가 상승한 것이다. 세 방송사 조회 수는 탄핵 기간 상위 10개 채널에서 24.2%의 비중을 차지했지만 탄핵 이후엔 33.2%로 비율이 9%p 증가했다. 특히 ‘SBS 뉴스’의 경우 현장 영상과 ‘트럼프 NOW’ 등 국제 콘텐츠의 인기에 힘입어 탄핵 기간 대비 조회 수가 1.5배 증가했다.
◇지역 언론 유튜브 대거 성장
한편 다수의 지역 언론사 채널들도 탄핵 이후 수치가 상승했다. 탄핵 기간만 해도 조회 수 상위 30개 채널 중 지역 언론은 ‘KNN NEWS’, ‘JTV뉴스’, ‘KBC 뉴스’, ‘매일신문’ 4개 정도였는데, 탄핵 이후 ‘매일신문’이 빠진 대신 ‘전주MBC News’, ‘엠뉴|MBC경남 NEWS(이하 엠뉴)’, ‘부산MBC뉴스’가 순위권에 들어오며 6개 채널로 늘어났다. 특히 지역 MBC의 성장이 돋보였다. 이번 조사는 6월 기준 월 500만 이상 조회 수를 기록한 언론사 채널에 한정해 진행됐는데 총 66개 채널 중 지역 MBC 채널만 7개였다. 구독자에선 ‘춘천MBC뉴스’, ‘전주MBC News’, ‘제주MBC NEWS’ 채널이 탄핵 기간에 비해 100% 이상의 성장률을 보였고, 조회 수에 있어선 ‘전주MBC News’, ‘엠뉴’, ‘춘천MBC뉴스’의 성장이 돋보였다.
가장 독특한 방식으로 성장한 채널은 ‘엠뉴’였다. 대부분의 지역 MBC 채널이 정치 콘텐츠에 집중한 것과 달리 ‘엠뉴’는 방위산업 콘텐츠가 채널 성장을 견인했다. 최근(6일 기준) 30일간 가장 많은 조회 수를 올린 영상 30개 중 3분의 1이 방산 관련 콘텐츠였고, 가장 많은 조회 수도 K-방산 관련 뉴스가 기록했다. 정영민 MBC경남 디지털뉴스부장은 “경남은 방산 특화 도시로, 대한민국에서 방산 업체가 가장 많이 밀집한 지역”이라며 “2022년부터 K-방산 수출이 활발해졌는데, 그 생생한 현장이 경남에 있기 때문에 저희가 라이브나 기획, 또 ‘밀톡DNA’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관련 콘텐츠를 내보내고 있다. 앞으로도 좀 더 긴 호흡으로 깊이 있게 현장 영상을 담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탄핵 국면을 거치며 ‘엠뉴’도 채널 전략을 일부 수정했다. 정치에 대한 이용자들의 높은 관심을 마냥 외면할 순 없어서다. 특히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KTV 영상물이 전면 개방되면서 현재는 이를 적극 활용해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는 상황이다. 채널 조회 수 역시 KTV가 개방된 7월 이후 지금까지 월 평균 3000만 대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지역 신문 가운데 탄핵 이후 가장 극적인 성장을 기록한 곳은 전북일보였다. 지난해 3월 구독자가 3000명 수준이었는데, 1년 3개월간 3만명가량을 모으며 900% 대 성장을 기록했다. 월 평균 조회 수도 탄핵 기간 2만회에서 탄핵 이후 356만회로 145배 증가했다. 정윤성 전북일보 영상제작부장은 “하드웨어와 자본력을 갖춘 방송사 채널과 긴 영상으로 경쟁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국회 오픈소스 영상을 쇼츠로 가공해 올리기 시작했다”며 “탄핵 기간 처음으로 성장을 경험했고 지난해 7월 전주·완주 통합 관련 갈등을 담은 영상이 100만 조회 수를 기록하며 구독자가 크게 늘었다. 이후엔 캐릭터가 강한 정치인들 영상이 인기를 끌며 구독자 유입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다만 이렇게 유입된 구독자들은 자신의 성향과 맞는 영상만을 찾는다는 한계가 있다. 정윤성 부장은 “성향과 반대되는 정당의 영상을 올리면 구독자들이 빠져나가는 경우도 있다”며 “언론사 채널인 만큼 특정 정당의 편만을 들 수도 없어 고민이다. 무한정 KTV 영상만을 쓸 수도 없는 노릇이라 최근엔 부서 인력을 충원해 자체 제작 콘텐츠, 또 별도의 채널 개설 등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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