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MBC가 자사 사장의 강원도청 공무원노동조합 명예후원인 위촉 과정에 대해 노조 측에 문의한 소속 기자에게 대기발령을 내리고 사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기자는 취재 활동에 대한 압박이라며 반발하고 있는 반면, 사측은 취재와 무관한 ‘권한 남용’으로 묵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춘천MBC는 7월23일 인사위원회에서 A 기자에 대해 1개월 대기발령을 의결하고 7월27일 통보했다. 사측은 통보서에서 “사규상 복무 및 직무상 의무 위반 여부에 대한 사실조사와 관련하여, 참고인에 대한 진술 은폐 시도 및 무단 접촉을 시도함에 따라 진행 중인 인사절차의 객관성을 저해할 우려가 크고 참고인 보호 및 조사의 신빙성 확보가 필요하여 대기발령함”이라고 사유를 명시했다. A 기자는 곧장 연차휴가를 냈고 7일 조사에 응했다. 추가 조사 후 인사위에서 징계 의결 시 대기발령이 해제되는데 아직 인사위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
강원도청 공무원 노조가 춘천MBC 사장을 ‘언론인 제2호 명예후원인’으로 위촉했다는 6월24일 단신 보도가 발단이 됐다. 취재팀장이 작성한 기사를 두고 A 기자는 이튿날과 그다음 날 ‘명예후원인은 무엇인지’, ‘제도 도입 목적은 뭔지’, ‘춘천MBC와 협약 이유가 뭔지’, ‘사장이 후원금을 냈는지’, ‘후원금을 냈다면 세제 혜택을 받는지’ 등을 노조에 물었다. 몰랐던 출입처 행사 경위를 파악하려는 취재 목적이었고, 사장이 개인 이득을 취했는데 보도가 나간 것이라면 문제 소지가 있어 확인한다는 취지였다.
질문 이유를 공무원 노조에서 되묻자 A 기자는 회사가 현재 직원 3명과 송사 중인 상황을 설명했고, 구성원과 친화적이지 않은 사장과 협약에 대한 내부 비판과 지지 의견을 함께 전했다. 이후 사측에서 기자에게 사실확인서, 경위서를 요구하고 면담 등을 거쳐 대기발령 조치가 나왔다. A 기자는 공영방송 사장은 취재 성역이 아니고 사측이 취재활동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측은 해당 활동이 취재와 무관했다고 본다. 성역 없는 취재를 한다며 보고 없이 개별적으로 움직였고, 강원도의회를 출입하는 기자가 출입처도 아닌 도청 공무원 노조에 수차례 전화를 걸어 회사로 연락이 오게 하는 등 권한을 남용한 괴롭힘이었으며, 진술 은폐 시도까지 했다는 것이다.
A 기자는 출입처가 아닌 곳을 취재했다는 사측 지적에 “공무원 노조엔 도청과 도의회 공무원들 모두가 소속돼 있고, 이전에도 취재해 기사가 나간 적이 있다. 1·2진 개념은 없지만 도청 출입기자가 자리를 비웠을 땐 챙겨온 상황”이라며 “도청 출입이 아니라고 할 순 있어도 도청 노조가 제 출입처가 아니라는 데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최헌영 춘천MBC 사장은 10일 통화에서 “인사위 결정사항이지만 공정방송이나 취재영역과는 상관없고 직원 일탈 행위에 대해 사규에 의해 판단하는 그 이상 이하도 아니라 본다”며 “언론사 일이 전부 기자 영역이란 주장을 받아들인다면 조직을 컨트롤할 힘은 없어지고, 소모적 논쟁만 반복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강원도청 공무원 노조 관계자는 6일 취재 당시 상황과 대기발령 관련 입장을 묻는 질문에 “춘천MBC 사내에서 벌어진 일이라 답변이 어렵다. 좋은 취지로 마련한 공적 행사가 모두에 불미스러운 일이 될 수 있어 조심스럽다”고 답했다. 다만 “회사 측엔 일어난 사항에 대해 있는 그대로 피해 방지를 위해 말씀을 드렸고, 해당 기자에게 너무 과도한 처분은 없었으면 한다는 노조 입장을 전달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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