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연합뉴스TV 최대주주 변경승인을 신청한 학교법인 을지학원에 대해 사실상 부결을 결정하고 을지학원은 신청을 철회하며 최대주주 자리를 빼앗길 위기에 처했던 연합뉴스는 한시름 놓게 됐다. 다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그동안 쌓여왔던 연합뉴스, 연합뉴스TV와의 불공정 협약 등의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연합뉴스TV 구성원의 목소리가 나온다.

방통위의 최대주주 변경승인 부결 결정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언론노조 연합뉴스TV지부는 성명을 내어 “이번 방통위의 결정은 1대 주주 연합뉴스가 연합뉴스TV와 새롭게 관계를 개선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연합뉴스TV지부는 “연합뉴스에 종속된 회사가 아닌 관계사 연합뉴스TV로서 불공정·불합리한 협약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계기”라며 △양사 간 협약 중 불공정한 부분 즉시 개정 △단체협약에 합의한 대로 노사발전TF(가칭) 설치 △공정 방송을 수호하기 위한 튼튼한 제도 도입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고 투명한 경영 체제를 구축 등을 연합뉴스 측에 요구했다.

이어 “성기홍 연합뉴스 사장과 경영진은 일련의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진정성 있는 답변을 해야 한다”며 “을지학원 문제를 해결했다고 안도하고 당장 상황을 모면할 생각에만 급급하다면 우리 구성원의 칼날은 다시 경영진을 향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오후 성기홍 연합뉴스·연합뉴스TV 사장은 사내게시판에 입장문을 올려 “결과를 떠나서 2대 주주(을지학원)에 의해 TV의 미래가 불안정해지고 위태로울 뻔했던 상황이 초래되고, 사원들께 심려를 끼친 데 대해 또 시청자들께 불편을 끼친 데 대해 사장으로서 매우 송구하다”며 “앞으로 심기일전해서 연합뉴스TV를 사원들이 더 행복하게 근무하는 일터, 시청자들이 더 사랑하는 보도채널로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사원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며, 앞으로 노사협의회와 임단협 과정에서 구체화시키도록 하겠다. 1대 주주인 연합뉴스와의 관계도 합리적으로 재조정해 갈 것”이라며 “앞으로도 연합뉴스에 위탁해 수행하는 업무와 기능을 추가로 TV로 이양받는 협의를 연합뉴스와 논의할 것”이라고 계획을 전했다.

성 사장 입장문에 대해 정현욱 언론노조 연합뉴스TV지부장은 “약속을 했다는 측면에선 기대는 하지만, 문제는 이런 사장의 약속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입 발린 소리가 아니길 바란다. 노조는 구성원 처우 개선과 함께 저희가 계속 요구해온 사장·임원 선임 추천위원회 구성 등에 대해 회사와 협상하려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