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딩딩대학'과 한겨레 '초록', 사내벤처 도전한 이유는

  • 페이스북
  • 트위치

‘딩딩대학’의 양효걸·염규현 기자, ‘초록’의 서혜빈 연구원·사공난 기술감독은 사내벤처 대표로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치열한 공모 과정을 거쳐 각각 MBC, 한겨레 사내벤처로 선발된 이들은 1년 동안 현업에서 벗어나 창업이라는 도전에 나선다. (▶관련기사: 사내벤처 공모부터 톡톡 튀는 MBC·한겨레… 전문가 멘토링까지)

딩딩대학 개교 50일을 맞은 지난달 21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 2층에 위한 딩딩대학 사무실에서 염규현(왼쪽), 양효걸 기자를 만났다.

‘딩딩대학’은 “초딩, 중딩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교양 수업”을 내건 지식·교양 미디어 스타트업이다. MBC 주말 뉴스데스크에서 ‘로드맨’, ‘거리의 경제’ 코너를 맡아 색다른 뉴스 콘텐츠 실험에 나섰던 염규현, 양효걸 기자는 이번엔 딩딩대학의 ‘공동 총장’이 돼 독자들에게 어려운 지식을 쉽고 재밌게 전달하고 있다.

‘거리의 경제’와 ‘로드맨’ 영상이 이미 고등학교와 초등학교 교재로 쓰이고, 지식 채널들이 유튜브에서 가장 많이 성장한 분야라는 점에서 두 기자는 지식·교양 콘텐츠의 시장성과 가능성을 엿봤다. 사내벤처팀 선정 이후 직원 8명을 고용해 ‘딩딩3분’, ‘딩딩족보’, ‘딩딩경제’ 등 본격적인 콘텐츠 생산에 나섰다. 지난 1월 유튜브 채널 개설 한 달 만에 구독자 수 2800여명을 달성했고, 현재 구독자 수 4500여명(17일 기준)을 돌파할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

소통형 연구 플랫폼 ‘초록’은 시민 누구나 학술 정보를 공유할 수 있고, 논문 큐레이팅 콘텐츠가 제공되는 서비스다. 한겨레 서혜빈 연구원과 사공난 기술감독은 종종 만나면 콘텐츠 아이디어를 고민하던 입사 동기로 부서는 다르지만, 이번 사내벤처 공모에 의기투합했다. 두 사람은 지난 3일 사내벤처팀으로 선발된 이후 기존 업무를 마무리하고 사무실 공간 마련 등 준비 단계를 밟고 있다. 사공난 기술감독은 “‘당근하다’라고 하면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을 떠올리는 것처럼 ‘초록하다’ 했을 때 초록색이 아닌 저희 서비스를 생각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며 “학위를 가진 사람들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연구하고 논문을 낼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한겨레 사내벤처 공모가 진행된 가운데 지난달 17일 평가위원회 면접에서 초록 팀 서혜빈 연구원이 발표하는 모습.

두 팀의 사업 아이디어는 각자 다르지만, 사내벤처에 나선 이유는 같다. 새로운 걸 해보려면 새로운 조직이 필요하다는 점이었다. “사실 하고 있는 업무를 계속 하고 있었다면 이런 시도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못했을 것 같아요. 사내벤처 공모라는 기회로 새로운 생각을 고민해볼 수 있게 됐고 새로운 시도도 해볼 수 있었어요.”(서혜빈 연구원)

“지식 교양은 뉴스와는 문법이 다른 콘텐츠예요. 그래서 조금은 다른 조직이 필요하다고 봤어요. 뉴스 안에 숨어져 있는 원리를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별도의 조직이라고 보면 되는데 그걸 보도국 안에서 하기보다는 운신의 폭이 넓은, 어떤 별동대처럼 나와서 하는 게 형식적인 면에서 조금 더 자율성이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양효걸 기자)

사업장을 꾸려나가는 데 주어진 시간은 1년이다. 서비스 제작 외에도 인력 고용 등 모든 게 홀로서기다. 전업 기회를 보장받고, 지원도 받은 만큼 사업성을 증명해내야 한다는 부담감도 상당하지만, 새로운 기회가 주어졌다는 기대가 더 크다. ‘딩딩대학’과 ‘초록’은 1년 후 사내 심사위원회 평가를 거쳐 독립 분사 여부 등이 결정된다.

“불안한 삶이 그래도 살아있다는 걸 느끼게 해줘요. 흔히 말하는 반복되는 일상 이런 건 전혀 없기 때문에 오히려 좀 더 열심히 살고 있죠.(웃음) 이미 출판, 강연 등의 요청이 들어오곤 하는데 그것만으로 저희는 부족하다고 봐요. 지속가능하고 성장 가능한 모델이어야 유지되고 추가 투자도 일으킬 수 있겠죠. 다만 딩딩대학이라는 콘텐츠 자체의 경쟁력을 놓치면 안 된다는 초심을 지켜나가려고 합니다.”(염규현 기자)


박지은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