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사주’ 의혹을 받는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25일 갑작스럽게 사임하자 방심위 노조와 정치권, 언론단체에서 잇따라 성명을 내고 류 위원장을 처벌하고 방심위에 남은 잔재를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심위 노조는 26일 “류희림의 몰락은 방심위 직원들의 성취”라며 “불법 3인 체제의 잔당 김정수, 강경필 2인의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노조는 “류희림에 맞선 방심위 구성원들의 직업적 양심과 용기는 ‘부끄러움’에서 비롯됐다”며 “더는 직원들의 명예를 실추시키지 말고 방심위 개혁을 위해 자리에서 물러나기 바란다”고 했다.
노조는 또 “임기 내내 사퇴 요구에 직면한 류씨가 이제 와서 사퇴한 것은 ‘도주’로밖에 볼 수 없다”고 평가했다. 류 위원장이 직원들도 모르게 연임한 뒤 노조의 항의를 받자 황급히 택시를 잡아타 떠났고, 국회에서 위증하며 답을 피하거나, 직원들과 마주칠까 봐 화물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녔다며 “아무리 도망치려 해도 결국 류씨가 갈 곳은 교도소뿐”이라고 주장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들도 25일 성명을 내고 “만시지탄이다. 사표로 끝이 아니고 철저하게 수사할 차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청부 민원, 국회 위증, 국회 불출석 수사 등 한둘이 아니”라며 “혹시라도 도피할 수 있으니 경찰과 법무부는 류희림을 출국금지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류 위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산저축은행 수사무마 의혹’을 보도한 방송사들을 징계하려 2023년 9월 가족과 지인, 친척 등을 동원해 민원을 넣게 한 의혹을 받는다. 방심위의 공정성을 해친 업무방해 혐의, 자신의 비위 의혹을 국민권익위에 신고한 직원을 색출하려 한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 등을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
언론노조도 같은 날 성명을 내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경고한다”며 “윤석열 파면과 조기 대선 과정의 혼란스러운 틈을 이용해 제2의 류희림을 방심위에 '알박기'할 생각은 꿈도 꾸지 마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새 방심위원장 인선은 국민이 선택한 새로운 정부에서 진행되는 것이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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