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방송사 경영 상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해 광고수입만 7% 가까이 빠지며 대다수 지역 방송사가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당기순이익 역시 큰 폭으로 감소했다. 줄어든 광고수입을 보전하기 위해 방송사별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감소분을 메우기엔 역부족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지역MBC 대부분은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목포MBC만 유일하게 1억원의 흑자를 봤고, 다른 지역MBC들은 많게는 100억원대에서 적게는 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대구MBC와 부산MBC가 각각 -126억원, -72억원으로 가장 큰 폭의 적자를 냈고, 광주MBC(-33억원), 울산MBC(-32억원), 제주MBC(-30억원), MBC경남(-23억원) 등도 20~30억원 가량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소폭 상승했다. 지난해 경영 실적을 공시한 12개 지역MBC의 평균 매출액은 174억원으로 2023년과 비교해 2.4% 상승했다. 다만 이는 2023년 지역MBC가 큰 폭의 매출액 하락을 겪은 영향으로, 사실상 현상 유지의 성격이 크다. 일례로 당기순이익은 대부분 줄어들었는데, 12개 지역MBC의 총 당기순이익은 15억원으로 2023년과 비교해 91.1% 급감했다.
9개 지역 민영방송사 역시 사정이 다르지 않다. 지난해 지역민방은 전년도와 비교해 매출액이 2.7% 하락한 데 이어 3분의 2가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KNN(41억원)과 TBC(15억원), JTV전주방송(6억원)을 제외하곤 적게는 2억원에서 많게는 35억원까지 영업손실을 냈다. 당기순손실을 낸 곳도 2023년 2곳에서 지난해 3곳으로 늘어났다. 지역민방 한 관계자는 “광고수입이 계속 하락하면서 지역민방의 경우 매출액 대비 광고수입이 30%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사실상 다른 사업을 발굴해내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다만 사업수익에서 순이익을 내기는 어렵기 때문에 매출액은 늘지라도 영업이익은 점점 더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방송광고수입은 가파르게 줄고 있다. 12개 지역MBC와 9개 지역민방의 지난해 광고수입은 평균 91억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7% 가까이 줄었다. 전체 매출액에서 광고수입이 차지하는 비율도 지속적으로 감소해 2023년만 하더라도 매출액에서 광고수입이 47.2%를 차지했는데, 1년 만에 44.3%까지 하락했다. 광고수입이 전체 수입의 절반 이하로 떨어진 곳들도 2023년 11곳에서 2024년 13곳으로 점차 늘어나고 있다.
광고가 좀체 회복되지 않는 상황에서 지역 방송사들은 지속적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보편적인 임대수입을 제외하더라도 광주MBC, 목포MBC 등이 신재생에너지수입을 얻고 있고 MBC강원영동은 커피원두 납품사업을 하고 있다. 전주MBC는 여행사업수익을, 여수MBC는 영화사업수익을 내고 있으며 CJB청주방송은 미디어센터수익을, TBC는 온라인교육사업수익을 얻고 있다.
이해승 지역MBC 전략지원단장은 “방송광고 시장은 계속 하락세고, 더 이상 광고수입에 기댈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그래서 태양광이니 골프장이니 빵집이니 지역 방송사들이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 임금피크제 소송에서 지역MBC들이 지속 패소하는 등 주변 여건은 점점 안 좋아지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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