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보도는 본질적으로 탐사보도, 주변에 관심 가져야"

[2025 세계기자대회] 인터뷰
①다이아나 푸엔테스 미국 IRE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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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보도는 본질적으로 탐사보도입니다. 간단한 사건·사고 기사라도 더 깊이 들어가 원인을 조사하면 탐사보도가 될 수 있습니다.”


미국 탐사보도기자협회(IRE)의 다이아나 푸엔테스 사무총장은 탐사보도팀이 해체되고 인력이 감축되는 최근의 현실에도 불구하고 탐사보도의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언뜻 보면 탐사보도가 후퇴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기자들은 여전히 탐사보도를 하고 있다”며 “탐사보도라는 명칭은 중요하지 않다. 기자로서 질문하고 조사하고 이야기를 추적하는 행위가 여전하다면 탐사보도 역시 존재하는 것”이라고 했다.

미국 탐사보도기자협회(IRE)의 다이아나 푸엔테스 사무총장이 1일 기자협회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강아영 기자

푸엔테스 사무총장은 한국기자협회가 3월30일~4월5일 개최한 ‘2025 세계기자대회’에 미국 대표로 참가했다. 1979년 언론인 생활을 시작한 그는 보몬트 엔터프라이즈, 라레도 모닝 타임즈, 헤럴드 델리오뉴스 등에서 편집국장을 역임했고, 2021년 4월부턴 IRE를 이끌고 있다. IRE는 탐사보도 발전을 목적으로 한 풀뿌리 비영리기구로, 편집자와 기자들에게 데이터 분석 등 탐사보도와 관련한 최신 기술과 도구를 교육하고 있다. 매년 3월과 6월 개최하는 컨퍼런스엔 약 800명에서 1000명의 참가자가 모이기도 한다. 그는 “IRE의 사명은 탐사보도의 우수성을 증진하고, 전 세계 언론인들이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협력할 수 있는 포럼을 만드는 것”이라며 “한국에도 10여명이 IRE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고 말했다.


푸엔테스 사무총장은 IRE의 수장을 맡을 정도로 탐사보도 분야에선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수많은 탐사보도로 2013년엔 텍사스 잭 더글러스 저널리즘 대상을, 2023년엔 헨리게라 저널리즘 우수성 평생공로상을 받았고 2022년엔 미국 히스패닉 저널리스트 명예의 전당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기자 생활 중 가장 인상 깊었던 탐사보도를 묻는 질문에 1991년 루비스 카페테리아 총기난사 사건, 1993년 웨이코 포위전 등을 언급했지만 “사실 내가 한 보도의 대부분을 탐사보도라 불러도 무방하다. 간단한 교통사고라 해도 왜 그 교차로에서 더 많은 사고가 발생했는지, 신호등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등을 조사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탐사보도는 어떻게 하는 것일까. 푸엔테스 사무총장은 “의외로 방법은 간단하다”며 “열린 마음을 유지하고 주변에 귀를 기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어디에나 이야기가 있다”며 “취재 지역을 맡았다면 업무 시간 외에도 그곳에 가보라. 미용실이든 가게든 방문해서 일하는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그 지역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푸엔테스 사무총장은 특히 소외된 지역사회와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공동체가 소외되고 무시되고 있다”며 “누군가는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한다. 그것이 바로 우리 기자들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푸엔테스 사무총장은 더 나은 저널리즘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한국 기자들 역시 시간과 업무에 쫓기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자신이 정말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해 생각하고 취재할 시간을 만들라”고 조언했다. 그는 “아무리 바쁘더라도 쓰고 싶은 기사를 위한 시간을 만들라”며 “수없이 쏟아지는 업무를 처리하기만 한다면 기자로서의 열정을 쉽게 잃게 된다. 쉽게 소진되지 않으려면 당신에게 중요한 이야기, 조금 더 큰 규모의 기사를 작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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