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라디오 구성원 "없던 임원직 신설, 자회사 파산시킬 건가"

본사사장 겸직 라디오 사장직 별도 신설 추진, 내부 반발
"직원 책상 둘 곳도 없는데, 임원 사무실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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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사장이 겸임해 온 YTN 라디오 사장직을 별도 선임하는 조직 개편안이 최근 주주총회 안건으로 의결되면서 YTN 내부에서 비판이 일고 있다. 개국 이후 지속 적자경영을 겪으며 “뼈를 깎는 노력”을 해온 상황에서 갑작스레 임원이 늘어나 상당 인건비 부담을 지게 된 데 구성원들 우려가 매우 크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YTN라디오지회는 19일 ‘자본잠식 자회사에 수억짜리 ‘배’ 띄우는 파산경영, 침몰까지 가려는가’란 제목의 성명을 통해 ‘라디오 사장 별도 선임’이 논의되는 상황에 대해 “라디오 구성원들은 당혹스러움과 동시에 충격과 공포, 자괴감에 고통받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YTN라디오는 12일 이사회를 열어 YTN 본사 사장이 겸직해 온 라디오 사장을 따로 선임하는 개편안을 주주총회에 상정하기로 의결한 바 있다.

YTN 라디오 홈페이지.

YTN라디오지회는 2008년 개국 이래 심각한 자본잠식과 적자경영을 겪으며 2020년 9월 완전 자본잠식 상태 위기를 맞기까지 한 현실을 전했다. 이때부터 본격 비상경영에 돌입, 5년 연속 흑자 끝에 간신히 90%였던 자본잠식률을 50% 이하로 낮춘 게 현재고 이 바탕엔 구성원들의 각고의 노력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일례로 이들은 성명에서 ‘임대료를 줄이려 사무실을 줄이고 책상을 옮겨다니며 일하거나’, ‘제작비를 메우고자 직접 광고협찬을 받으며 1인 2·3역을 감당한’ 구성원들의 희생, ‘정수기 렌트나 신문 구독 중단’ ‘이면지 활용’ ‘유튜브 담당 직원 없이 주말·야근’, ‘중고부품으로 버틴 장비 노후화’ 등의 과정을 거론했다. 이런 상황에서 임원 한 명을 떠안게 되는 사장직 신설이 옳냐는 것이다.

YTN라디오지회는 “타사 대비 현저히 낮은 임금과 혹독한 근로조건을 감수하면서도 회사 정상화를 위해 밤낮없이 일해 온 구성원들 앞에서 억대 연봉과 더불어 직원 연봉보다 많은 의전 비용을 요구할 것인가. 대안은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또 “당장 직원 책상 놓을 공간도 없는데, 임원 개인 사무실은 어디에 두겠단 말인가. 임대료는 누가 마련할 것인가”라며 “정수기 렌트비를 걱정하는 구성원 앞에서 개인 차량 렌트를 요구할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에 따라 라디오구성원들은 “없던 임원자리를 늘려, 사장을 내정한 의도와 계획”을 묻고, “자본잠식 상태와 직원 근로조건을 개선할 의지와 계획이 있는가” 비판했다. 아울러 “임원 한명의 급여와 의전 비용은 직원 열명의 급여와 맞먹는다. 내정자와 직원들의 급여를 벌어올 능력이 있는가”라며 그간 “저임금과 차별을 감수해온 라디오구성원들”에 대한 보상계획, 향후 영업계획, 성과목표도 밝히라고 요구했다.

YTN사옥.

언론노조 YTN지부도 앞서 13일 성명을 통해 “본사는 이런 라디오 구성원들의 노력을 비웃기라도 하듯 제대로 된 설명 한 마디 없이 임원 자리만 덩그러니 늘려놓고는 월급은 알아서 주라고 떠넘겼다”며 “무능한 임원 챙기기에만 몰두하는 자해 경영 즉각 중단하라”고 비판한 바 있다.

YTN지부는 YTN라디오 사장 내정자로 김원배 YTN 전무를 언급하며 “유진그룹이 최대주주가 된 뒤에는 김백(YTN 사장)과 함께 충성심을 인정받아 본사 임원 자리를 꿰차더니 YTN 역대 최대 적자라는 결과로 자신의 무능함을 고스란히 드러내기도 했다”고 경영 능력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회사는 김원배(YTN 전무)를 내보내면서 공백이 될 본사 임원 자리에 외부 투자 전문가를 영입하기로 했다고 한다. 결국 회사 스스로 김원배의 무능함을 인정하고 외부 인사 수혈에 나서면서 인건비 부담만 자회사에 떠넘긴 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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