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붐세대 "사회변화 주도"… MZ "SNS 출처 뉴스 불신"
언론재단 '세대가 세대에게' 미디어서베이
세대별·세대간 인식차, 매체 이용행태 조사
전 세대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많이 쓰지만 불신"
"M과Z 세대 구분 필요, 뉴스 특정세대 성향만 반영 가능"
‘MZ’로 대표되는 최근 세대 담론의 연장선에서 각 세대들이 자신과 타 세대를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살핀 연구에서 베이비붐 세대 91.1%가 “내 세대가 우리 사회의 변화를 주도했다”고 답하며 타 세대와 큰 차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대별 매체 이용 현황 등을 살핀 문항에선 유튜브 같은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이 대한민국 전 세대를 아울러 가장 활발히 이용되는 매체인 동시에 사회적 이슈가 발생했을 때 가장 신뢰하지 않는 정보 출처로 꼽혔다.
한국언론진흥재단(언론재단) 미디어연구센터는 최근 ‘세대에게 세대를 묻다’(양소은 언론재단 선임연구위원, 오세욱 언론재단 책임연구위원) 미디어서베이 결과를 공개했다. 언론보도에서 주로 언급되는 광복 및 6.25 세대(1954년 이전), 베이비 붐 세대(1955~1964년), X 세대(1965~1979년), 밀레니얼 세대(1980~1994년), Z 세대(1995~2009년), 알파 세대(2010년 이후) 등 출생 연도 구분에 따라 세대별 혹은 세대 간 인식과 평가, 매체 이용 양상 등을 살핀 설문이다.
우선 ‘자신이 속한 세대가 사회적으로 중요한 변화를 주도하였는지’를 물은 질문에서 세대별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베이비 붐 세대 91.1%가 압도적으로 높은 동의율을 보였고, 광복 및 6.25세대(81.8%), X세대(78.2%)가 뒤를 이었다. 반면 밀레니얼 세대(55.7%)와 Z세대(58.3%)는 상대적으로 낮은 동의율을 보이며 젊은 세대일수록 자신들의 세대 영향력과 사회변화 주도에 자부심이 낮은 경향이 나타났다.
자신의 세대 외 다른 세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질문됐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피해를 보는 세대가 어디인지”를 묻는 문항에 대해 광복 및 6.25세대(22.2%)와 베이비붐 세대(19.6%)를 고른 비율이 높았다. 반면 “우리 사회에서 가장 혜택을 받는 세대가 어디인지” 질문엔 베이비붐 세대(20.4%)와 알파 세대(16.7%)를 답한 응답이 많았다. 밀레니얼 세대는 본인 세대(26.6%)가 가장 피해를 본다고 인식하면서도 가장 혜택을 받는 세대로 본인 세대를 답한 비율이 4.3%에 불과한 그룹이었다.
연구진은 “대부분의 세대가 자신들의 세대가 피해를 본다고 인식하는 경향을 보인 점도 흥미롭다”며 “밀레니얼 세대가 다른 세대보다 자신들의 세대가 사회적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높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언론보도에서 나타나는 세대 담론에 대해선 응답자 66.8%가 세대의 특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하지만 “세대 간 유대감을 높인다”는 문항엔 47.4%만 동의했다. 특히 응답자 74.1%는 언론보도가 세대 갈등을 부추긴다고 했는데 이는 언론보도가 이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지점이다.
세대별 매체 이용과 인식을 살피기 위해 지난 일주일 간 이용 경험이 있는 매체 유형을 대상으로 가장 선호하는, 가장 영향력을 미치는 유형을 각각 조사하기도 했다. 전체적으로는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이 선호도(33.9%)와 영향력(34.7%) 모두에서 1위를 차지했고 인터넷 포털과 텔레비전이 그 뒤를 잇는 모양새였다.
다만 세대별 차이가 크게 나타났는데 텔레비전은 광복 및 6.25세대, 베이비붐 세대에서 선호도와 영향력 모두 높은 매체로 선택되고 세대로 갈수록 낮아지는 모습이었다면, 인터넷 포털은 X세대에게 가장 많이 선택(선호도 25.6%, 영향력 27.9%)되고 X세대와 밀레니얼세대에서도 높은 선호도(2위)를 보인 매체였다.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은 전 세대에서 선호, 영향력을 구가했지만 특히 어린 세대로 갈수록 영향력이 커졌고 SNS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에게 두드러진 매체였다.
지난 일주일 간 뉴스 및 시사정보를 이용한 경로에 대해 물은 결과는 일주일 간 이용한 매체 유형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전체적으로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53.9%)보다 인터넷 포털의 뉴스 서비스(69.6%), 지상파 TV채널(57%)에서 뉴스 및 시사 정보를 더 많이 이용하고 잇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광복 및 6.25세대는 지상파TV채널(72.7%)과 종편 또는 보도전문TV채널(68.2%)을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베이비붐 세대도 지상파TV채널 이용률이 73.2%로 가장 높았다.
X세대의 경우 인터넷 포털 뉴스 서비스(73.5%)와 지상파TV채널(65.0%)을 주로 이용했고, 밀레니얼 세대는 인터넷 포털의 뉴스 서비스 69.1%, 온라인 동영상 53.5% 등이었다. Z세대의 경우 인터텟 포털의 뉴스 서비스 65.3%,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58.8%, SNS 54.3%의 이용률이 높았던 반면 전통매체인 종이신문(3.5%)과 라디오(3.5%) 이용률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Z세대에서) 생성형 AI(7.5%)와 해외 언론(8.0%) 이용률이 다른 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것도 특징”이라며 “생성형 AI는 아직 전 세대에서 낮은 이용률을 보이고 있으나 Z세대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이용 비율을 보이고 있어 향후 변화를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제언했다.
이 같은 뉴스 및 시사정보 이용 경로 중 사회적 이슈가 발생했을 때 가장 신뢰하지 않는 정보출처를 물은 결과에선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21.9%)이 꼽히기도 했다. SNS 20.1%, 지상파TV채널 12.6% 순이었다.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을 가장 많이 이용하면서도 가장 신뢰하지 않는 출처로 답한 결과다.
세대별로 보면 광복 및 6.25세대는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31.8%)을 가장 신뢰하지 않았고 SNS, 종편/보도전문TV채널, 메신저 서비스가 각각 13.6%로 공동 2위를 기록했다. 베이비붐 세대는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29.3%, 지상파TV채널 19.1%, 종편/보도전문TV 채널 12.1% 순으로 불신 매체를 꼽았는데 특히 지상파TV채널의 경우 이 세대의 이용률(73.2%)이 높았다는 점에서 의외다.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에선 모두 SNS(각각 27.0%, 33.2%),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각각 18.4%, 15.1%)에 대한 불신이 가장 높았다. 두 매체를 가장 많이 이용하면서도 동시에 가장 신뢰하지 않는 모습이 나타난 셈이다.
지난 일주일간 뉴스 기사에 대한 반응 활동 경험도 알아봤다. 응답자 41.1%가 지인 및 친구에게 뉴스 기사를 공유한 경험이 있었고, 39.7%가 ‘좋아요’ 등 감정 표현을, 24.9%가 댓즐 작성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대별로는, 광복 및 6.25세대가 모든 부분에서 가장 적극적인 활동을 보였고, 베이비붐 세대는 ‘좋아요’ 등 감정 표현(44.6%)에서 비교적 높은 참여율을 보였다.
X세대의 경우 ‘좋아요’ 등 감정표현(41.5%)과 댓글 작성(29.1%)이 전체 평균보다 많았다. 밀레니얼 세대는 지인 및 친구와의 공유(45.4%)가 상대적으로 활발했고 Z세대는 지인 및 친구와의 공유 경험이 49.2%로 전체 세대 중 높은 편이었다. 반면 ‘좋아요’ 등 감정표현(35.2%)과 댓글 작성(16.6%) 경험은 전체 세대 중 가장 낮은 편이었다.
연구진은 이번 조사결과와 관련해 “세대 담론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음에도 자신의 세대에 대한 인식은 베이비붐 세대를 제외하고는 명료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10~15년 연령폭을 지닌 세대 구분의 명료치 않음을 지적했다. 타 세대에 대한 인식, 소속감, 혜택 혹은 피해 받은 세대란 인식 등의 결과를 이유로 “M세대를 Z세대와 구분해 볼 필요성”도 제언했다.
매체 이용과 관련해선 “세대가 함께 자라온 매체가 이들(각 세대)에게 중요한 영향력을 미치는 매체로 작동”하고,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이용을 선호하면서도 뉴스 및 시사 정보 출처 중 신뢰가 가장 낮은 매체 유형이라고 답한 비율이 높았던 점에 대해 “최신 경향 및 정보를 습득하는 통로이기에 주로 이용하지만 크게 신뢰하지는 않는다는 결과”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아울러 연구진은 “흥미로운 점은 아날로그 세대라 볼 수 있는 광복 및 6.25세대가 뉴스 기사에 대해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반면,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인 Z세대의 참여도는 상대적으로 저조하게 나타난 것”이라며 “뉴스 기사에 대한 반응이 특정 세대의 성향만을 반영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해석했다.
이번 조사는 언론재단 미디어연구센터가 설문조사 전문업체 (주)마크로밀엠브레인에 의뢰해 만 18세 이상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조사는 2025년 2월14~17일 이뤄졌고 응답률 9.0%에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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