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내 탄핵사건, 민주당·민노총·MBC와의 싸움"

월간조선 인터뷰서 "MBC 지키려 방통위 마비" 주장
탄핵안 기각은 "당연", 4대4 찬반 동률엔 "세상에 이런일이"
尹 탄핵 뒤 조기대선으로 야당 집권? "조기대선, 내 머릿속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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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2월28일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내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직무에 복귀한 뒤 언론과 가진 첫 인터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자신을 탄핵하려 했던 건 “MBC를 위해”서였다고 거듭 주장했다. 자신의 탄핵 심판은 “민주당, 민노총, MBC 대 이진숙의 싸움이었다”고도 했다. 탄핵 심판은 당연히 기각될 거라고 생각했으나, 찬반이 4대4 동률로 나온 건 믿을 수 없다고도 했다.

2일 온라인에 공개된 월간조선 인터뷰에서 이진숙 위원장은 민주당이 자신을 탄핵해서 얻고자 했던 건 “방통위의 일시적 마비”였으며, “그들(민주당)에게는 MBC를 지킬 수 있다면 단 하루가 중요”했을 거라고 주장했다.

이어 자신의 탄핵 심판 사건이 “처음부터 민주당, 민노총, MBC 대 이진숙의 싸움이었다”며 “민노총은 머릿수가 있고, MBC는 여론은 만들고, 민주당은 입법부 아닌가. 보통 싸움이 아니었다”고 했다.

이진숙 위원장은 취임 사흘째인 지난해 8월2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의결되며 직무가 정지됐고, 올 1월23일 헌법재판소가 탄핵안을 기각하면서 174일 만에 업무에 복귀했다. 탄핵안 인용과 기각 의견이 4대4, 정확히 반으로 갈리면서 탄핵 결정에 필요한 정족수(6인)에 이르지 못해 파면을 피하게 된 것이다.

이 위원장은 하지만 4대4의 결과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법리로만 따지면 6대2 정도로 기각되지 않을까 생각했다”면서 4대4란 얘기를 듣고는 ‘나는 누구, 여긴 어디’ 하는 심정이었다며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2월28일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내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MBC 때문에 탄핵됐다는 생각 때문일까. MBC를 향한 이 위원장의 비판은 거침이 없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언급했던 ‘MBC는 민주당·민노총 브로드캐스팅 코퍼레이션(Broadcasting Corporation)이냐’는 주장을 반복했고, “자신들은 공정 방송이라고 주장하는데 누가 봐도 공정하지가 않지 않다”고 비판했다.

공영방송 등이 ‘12·3 계엄’을 ‘12·3 내란’이라고 보도하는 것 또한 문제라고 했다. ‘직무 정지를 당하지 않았다면 이런 방송에 대해 경고를 했을 거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그러나 “그건 방통위원장의 영역이 아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신고가 들어오면 심의할 뿐이다”라고 했다.

방송 내용에 방통위가 개입할 수는 없지만 방송사업자의 운명이 걸린 재허가·재승인은 방통위의 주요 사무 중 하나이며, MBC는 재허가 기간 만료로 심사를 앞두고 있다. 이 위원장은 “조만간 심사위원회를 구성하고 다음 달에는 심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된 뒤 조기 대선이 치러져 야당이 집권하면 퇴임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에 이 위원장은 “제 머릿속에 조기 대선이라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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