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기자, '한동훈 책 인터뷰' 문제되자 퇴사

사전승인 없이 한 전 대표 책 인터뷰어로
'정치중립 위반' 징계절차 진행되자 사표
중앙 기자들 '친한 매체' 오해받을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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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전 국민의힘 당 대표가 최근 발간한 책에 인터뷰어로 참여한 중앙일보 기자가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사유로 회사에서 징계절차가 진행되자 사표를 냈다.

26일 한 전 대표의 책 <국민이 먼저입니다>가 출간된 가운데 이에 앞서 중앙일보에선 해당 기자에 대한 징계 절차가 진행됐다. 책은 12·3 비상계엄 사태부터 본인의 당 대표 사퇴까지 이야기를 담은 파트, 중앙일보 기자가 인터뷰를 진행한 ‘한동훈의 생각’ 등으로 구성됐는데 해당 기자가 사전에 회사 보고나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던 게 이유였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의 저서 <한동훈의 선택 - 국민이 먼저입니다> 발간일인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에 책이 진열되어 있다. /뉴시스

중앙일보 관계자는 27일 통화에서 “외부 활동이나 영리 활동, 특히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 활동을 할 때 승인을 받도록 돼 있는데 이 절차를 밟지 않았다”면서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등으로 내부에서 문제제기가 나와 징계 논의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해당 기자가 사표를 제출했고 회사에선 수리를 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자는 중앙일보에서 논설위원, 사회에디터 등을 지냈다.

출간이 임박하기까지 중앙일보에선 참여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전해진다. 책 인터뷰 챕터에서 해당 기자는 ‘자유민주주의 한국에서 가장 위험한 인물은 이재명 대표인가’, ‘윤 대통령보다 더 큰 무리수를 둘 수도 있나’ 등의 질문을 하기도 했다. 질문 내용을 떠나 특정 정치인이 다시 정치 활동을 시작하는 행보에 소속 기자가 적극 참여한 모양새 자체에 내부에선 당황스러움이 큰 분위기다.

조기 대통령 선거까지 거론되는 현 국면에서 향후 정치 보도를 해야 하는 편집국, 특히 정치부 등에선 보도 위축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선 기자들의 통상적인 정치인에 대한 비판기사도 마치 특정 후보와 관계가 있어 나온 것처럼 오해받을 여지가 있고, 자칫 매체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출판사 관계자, ‘친한’ 계열 정치인이 중앙일보 출신이란 점을 들며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시선이 이미 존재한다.

해당 기자는 책 인터뷰 참여 이유, 사표 제출 배경 등을 물으려는 본보와 통화에서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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