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를 빛낸 최고의 보도에 주어지는 영예의 자리, 한국기자협회가 주관하는 한국기자상 시상식이 21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2024년 발군의 취재와 보도로 이달의 기자상을 받은 72편의 기사와 추가로 출품된 후보작 등 91편을 대상으로 치열한 심사가 진행돼 그중 12편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고, 48명의 기자가 트로피를 품었다.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이날 시상식엔 수상자와 그의 가족·친지·동료, 수상 언론사 사장과 편집국장, 언론단체장 등 150여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상을 받은 기자들은 자신의 공을 자랑하기보다 후배와 동료를 더 칭찬하고 물심양면 취재를 지원해 준 회사는 물론 가족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박종현 한국기자협회장도 인사말을 통해 “기쁨과 슬픔, 분노와 공감의 현장엔 기자들의 카메라와 펜 그리고 뜨거운 가슴과 냉정한 눈빛이 있었다”면서 “그곳에서 기록하고, 진실을 찾아내며” 역할을 다하고 “권력 감시와 국민적 알권리 충족이라는 언론의 소명을 이행”한 기자들에게 “뜨거운 가슴으로 고개를 숙인다”고 격려와 감사를 표했다.
박 회장은 이어 25일 11차 변론기일을 끝으로 마무리될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을 거론하며 “쓰지 않을 권리와 의무”에 대해서도 말했다. 박 회장은 “속보와 따옴표 저널리즘이 속출할 텐데 그때 우리가 발생과 누군가의 발언을 속보 형식으로 올리는 게 언론 신뢰도 향상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독자와 시청자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지 생각해 봐야 한다”면서 “좀 더 신뢰받는 언론, 사회에 도움이 되는 언론이 되기 위해 스스로 준칙을 만들어가면서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민규 한국기자상 심사위원장(중앙대 교수)는 “한국기자상 수상작들은 우리 시대의 고민과 시대정신을 잘 구현하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들의 값진 노력이 공공 저널리즘 구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1만3000여명의 한국기자협회 회원의 권익을 대변하고 한국 사회를 올바른 곳으로 견인하는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격려했다.
지역경제보도 첫 수상작… 2000년대생 기자 첫 수상도
이번 한국기자상 수상작은 총 12편으로, 13편의 수상작이 나온 2016년 이후 최다이다. 특히 지역 경제보도부문에선 해당 부문 신설 이래 첫 수상작이 나왔다. 〈33조 녹색채권 어디에〉로 상을 받은 김백상 부산일보 기자는 “지역 경제부문 수상의 첫 포문을 열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2000년대생 첫 수상자도 나왔다. 〈‘성추행 보살님’ 민간인이 움직였다…‘롯데리아 내란 모의’〉로 이서준·오원석·김지윤·김산 기자와 함께 취재보도부문을 수상한 심가은 JTBC 기자는 2000년 12월생으로 올해 만 24세다. 2023년 12월 JTBC에 입사해 기자 생활을 시작한 지 만 1년이 겨우 지난 심 기자는 “생각보다 이른 나이에 기자상을 받게 돼 얼떨떨하다”고 말했다. 심 기자는 이어 “처음 기자가 될 때 한국기자상이 큰 의미로 느껴져 목표로 삼았고, 올해 버킷리스트이기도 했는데 이뤄서 기쁘다”면서 “앞으로 기자 생활을 하는 데 있어 큰 힘이자 원동력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시상식에선 제15회 조계창 국제보도상 시상이 함께 이뤄져 KBS의 <“자다가 잡혀갔다”...중국 ‘반간첩법’ 우리 국민 첫 구속>에 상패가 전달됐다. 하지만 수상자인 김효신·김민정·안용습 KBS 중국 특파원은 취재 중이어서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조계창 국제보도상은 연합뉴스 선양 특파원으로 재직 당시 순직한 고 조계창 기자를 기리기 위해 한국기자협회와 연합뉴스가 공동으로 제정했다.
다음은 수상작 및 수상자 명단.
◇취재보도부문
△뉴스토마토 김진양·한동인·박현광·유지웅 기자 <김건희 ‘공천개입’ 의혹 및 명태균 게이트>
△JTBC 이서준·오원석·김지윤·김산·심가은 기자 <‘성추행 보살님’ 민간인이 움직였다…‘롯데리아 내란 모의’>
◇경제보도부문
△한국일보 기획취재팀 <서민금융기관의 민낯, 새마을금고의 배신>
◇기획보도부문
△조선일보 창간104주년 특별취재팀 <12 대 88의 사회를 넘자>
△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 8기팀 <트랩: 돈의 덫에 걸리다>
△KBS 원동희·최인영·이원희·김경민·정준희 기자 <캄보디아의 내부자들-불법 리딩방의 비밀>
◇지역 취재보도부문
△매일신문 윤수진·박성현 기자 <비리의 온상, 온누리상품권>
◇지역 경제보도부문
△부산일보 김백상·김준용·손혜림 기자 <33조 녹색채권 어디에>
◇지역 기획보도부문
△강원일보 최기영·신세희·김오미·김태훈·최두원 기자 <광부엄마>
△울산MBC 설태주·전상범 기자 <바실라>
◇사진보도부문
△조선영상비전 김지호 기자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서울의 밤’>
◇전문보도부문
△매일경제신문 김유태 기자 <2024 노벨문학상 수상 한강 인터뷰>(문화 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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