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을 취재한 기자들을 대상으로 심리치료를 지원한다.
조선일보는 4일자 사보에서 “회사는 인근 대학병원 두 곳과 진료에 관해 협의를 마쳤고, 무안 제주항공 참사 취재인력 중 희망자들에게 진료를 접수받고 있다”고 전했다. 협력병원 외에도 여타 상급의료기관, 개인병원, 사설 심리상담센터 등에서 본인이 원하는 시간에 자유롭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2012년 4월 직장 내 성희롱 사건 피해자 보호책의 일환으로 조선일보는 기자 대상 심리상담치료를 지원해 왔다. 이후 2014년 세월호 참사 등을 거치며 현장 취재 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 어려움을 겪는 기자들의 심리치료 비용 등을 회사가 부담하는 지원책이 실시되며 현재에 이르렀다.
조선일보는 해당 안내에서 “대형 사고에 맞닥뜨린 기자들은 유족들을 가까이에서 취재하면서 슬픔이 전이되거나 참혹한 장면을 목격함으로써 트라우마에 시달릴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진료비는 회사에 청구하면 된다. 회사는 종전과 마찬가지로 참사 현장 취재기자 심리치료에 대한 치료비나 치료 횟수에 대해서는 제한을 두지 않고 전부 지원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2022년 이태원 참사 당시 여러 언론사에서 심리상담, 치료 지원 등을 통해 취재인력의 PTSD 예방에 나선 바 있다. KBS는 당시 취재인력, 현장 영상을 직접 본 직원은 물론 촬영보조, 제보접수 AD 등 스태프까지 범위를 넓히고 근속 기간과 상관없이 심리상담을 지원했다. 세월호 참사 후 외부 기관과 연계해 취재진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해 온 SBS도 해당 프로그램을 재공고하며 지원을 했다. MBC는 사내 임시 심리상담소를 운영했고, YTN과 연합뉴스TV도 취재인력 심리치료 지원방침을 밝혔었다. (관련기사: <지상파·YTN·연합뉴스TV, 이태원 참사 취재 인력에 심리상담 등 지원>)
이태원 참사 발생 2주 쯤이 흐른 시기 취재인력의 트라우마를 다룬 본보 기사에서 당시 안현의 이화여대 심리학과 교수는 큰 사건사고를 겪고 4~6주가 지난 후에도 우울감, 의욕저하, 성격 변화 등이 지속되면 트라우마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전문가 치료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현 시점은 트라우마 이전 ‘정신적 충격’의 시기일 수 있는 만큼 중요한 때이기도 하다.
안 교수는 당시 “현재 전문가들이 하는 것은 심리치료가 아니라 심리적 응급처치다. 단 5분만이라도 상담 핫라인을 통해 어려움을 이야기하는 것만으로 도움이 된다"며 "기자는 트라우마 고위험직군이라는 걸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관련기사: <이태원 참사, 사회부 저연차들 주로 현장에..."그날 이후 두려움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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