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방송4법 재추진에 "협의체 논의가 먼저"

이훈기 민주당 의원 "올해 안 방송4법 다시 발의해 통과시키는 게 목표"
언론연대 "공론화 없는 졸속 입법 반대…범국민협의회 여야 참여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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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공영방송 이사 수와 방송통신위원회 의결정족수 확대를 골자로 한 방송4법을 이르면 이번 주 중 재발의할 예정인 가운데 언론계 일각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통령 탄핵으로 시간을 벌었음에도 사회적 논의나 합의 없이 졸속 추진한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민주당은 대통령이 직무정지 된 지금이 오히려 방송4법 통과의 적기라며 연내 통과를 목표로 하는 상황이다.

이훈기 민주당 의원은 15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올해 안에 방송4법을 다시 발의해 통과시키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지난번에 방송4법을 발의했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폐기됐다”며 “그걸 좀 더 보완”할 방침이고 “저를 포함해 민주당 의원들 몇 분이 발의해 거기서 가장 좋은 안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금 발의했을 때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인데 거부권을 행사할까에 대해 사람들이 그렇게까지 하겠어, 그런 생각을 많이 하시지 않느냐”면서 “그래서 환경은 더 좋아졌다고 볼 수 있고 통과시킬 수 있으면 연내에 빨리 통과돼야 한다. 방송 정상화나 방송통신위원회 정상화나 다 연결이 돼 있기 때문에 지금이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다만 언론계 일각에선 민주당의 방송4법 재발의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회적 논의와 합의 없는 방송4법 처리는 혼란을 가중하고, 갈등의 씨앗을 남길 뿐이라는 이유에서다. 언론개혁시민연대는 16일 논평에서 “공영방송을 시급히 정상화해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으나 일방 처리는 동의할 수 없는 발상”이라며 “대통령 탄핵으로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제대로 논의할 수 있는 장이 가까스로 열렸는데, 이 소중한 기회를 팽개치고 공론 없이 추진한 졸속법안을 재차 밀어붙이겠다니 찬성할 수 없다.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위기일수록 원칙대로 가야 한다”며 “방송4법을 재추진할 게 아니라 국회의장이 이미 구성해놓은 ‘방송법 범국민협의회 준비모임’이 정상 가동될 수 있도록 하루빨리 참여해야 한다. 탄핵사태에 몰린 여당이 협의체에 들어오도록 정치력을 발휘하고, 여기서 방송4법과 그에 맞물린 방통위 정상화 방안을 조속히 논의해 합의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10월31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국회의장 자문기구 '방송법 범국민협의회' 준비모임을 주재하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앞서 우원식 국회의장은 10월31일 방송법 범국민협의회 준비모임을 발족하고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를 위원장으로 한 위원 4인을 위촉했다. 우 의장은 애초 여야가 방송·언론학자와 현업 종사자, 시민단체 인사를 각각 10명씩 추천하고 상대가 추천한 인사 가운데 부적합하다고 판단되는 5명씩을 빼도록 할 예정이었지만, 여야가 협의체 위원을 추천하지 않으면서 ‘개문발차’ 형식을 취했다. 여야의 참여 거부에 언론현업단체들은 그간 범국민협의체 즉각 참여를 촉구하는 공동 성명을 내기도 했다.

한편 방송4법은 KBS와 MBC, EBS 등 공영방송 이사회 구조와 사장 선임 절차를 바꾸는 방송3법에 방통위법 개정안을 포함시킨 법안이다. 현재 9~11명인 이사 수를 21명으로 대폭 늘리고, 이사 추천 권한을 방송 및 미디어 관련 학회, 시청자위원회 등 다양한 주체로 확대하는 내용이 골자다. 민주당은 이를 좀 더 보완해 방송4법을 재발의한다는 방침이지만 핵심 내용엔 큰 변동이 없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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