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유발' KBS·YTN 라디오 진행자의 '내란 옹호' 발언

고성국·배승희, 유튜브 채널서 '극우 본색' 드러내며 '계엄 합법' 주장
언론노조 KBS본부 "분노 치솟아…'내란 동조' 고성국 즉각 하차하라"
YTN지부도 "비상식·반민주 발언" 맹비난…배씨, 하차 의사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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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시사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가 12·3 계엄선포를 옹호하는 주장들을 쏟아내며 논란이 일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는 애초 극우 성향으로 평가받아온 유튜버를 발탁한 경영진을 비판하며 11일 진행자 하차를 요구하고 나섰다. KBS 라디오 진행자 고성국 시사평론가도 계엄 정당성을 옹호하고 오히려 야당을 내란 세력으로 모는 발언을 하며 언론노조 KBS본부가 하차를 요구하는 성명을 잇따라 내는 상태다.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 진행자인 배승희 변호사는 지난 4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방송에서 “저는 윤석열 대통령이 어느 쪽을 선택하든 간에 지금의 자유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서 하던 대로 대통령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3일 비상계엄 선포 이유에 대해선 “야당 폭거에 대해서 오죽하면 이러겠느냐 하는 부분, 대통령실 그리고 내각에 대해서 할 수 있을 만한 인적쇄신, 그리고 본인의 탄핵도 불사하겠다는 심정. 무릎 꿇고 사느니 서서 죽겠다는 심정으로 어제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이라고 했다.

YTN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 페이지 갈무리.

해당 방송엔 윤 대통령이 정말 비상계엄을 선포할 생각이 아니었다는 주장도 담겼다. 배 씨는 이날 “정말로 비상계엄을 할 생각이 있었다면 (밤) 10시 반에 긴급하게 하지 않았을 거다. 새벽 3시나 4시, 언론도 모두 기사를 쓰지 못할 그 시간에 했을 것”이라며 “군부대는 왜 국회에 국회의원들이 진입할 수 있도록 했을까. 대통령의 헌법 수호 의자가 오히려 더 보이지 않았나 저는 이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비상계엄에) 위법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언론들이 어떻게 가지고 가고 있나. 전부 위법하다 위법하다 이렇게 얘기하고 있다”면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얼마전까지도 계속 계엄을 주장했는데 계엄을 어떻게 주장하게 됐을까 여러분들 의심하지 않으셨나. 여기서 국정원이나 정보기관에 민주당에게 정보를 대는 사람이 있다는 걸 우리가 확실하게 알 수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배 씨는 지난 4월, YTN 최대주주가 유진그룹으로 바뀌며 새 경영진이 꾸려지던 시기 논란 속에 YTN라디오 진행자로 발탁된 인사다. 극우 성향 유튜버로도 알려진 그는 2016년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인재로 영입돼 총선 출마 선언까지 했으나 경선에 탈락한 뒤 같은 당 선거대책위원회 부대변인을 지냈다. 이 같은 전력 탓에 당시 내부에선 “방송심의규정이 의무화한 정치적 중립과 공정성을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인물”이란 우려가 나온 바 있다.

YTN라디오 진행자 배승희 변호사 개인 유튜브 방송과 스크립트 캡처.

특히 이번 계엄 사태와 관련한 발언은 정치 성향을 넘어 방송 진행자가 계엄 시도를 옹호‧지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되기 충분하다. 방송은 전파란 공공재를 사용하는 탓에 상당한 공공성을 요구받는데 배 씨는 민주공화국을 부정한 극우적 발언을 YTN 라디오 진행자란 직함을 지닌 채 이어가고 있어서다.

이에 언론노조 YTN지부는 11일 ‘‘내란 수괴 지지 선언’ 배승희를 하차시켜라!’란 제목의 성명을 통해 진행자 하차를 요구하고 나섰다. YTN지부는 “배씨는 라디오 진행자라는 이름표를 달고,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극우적인 발언을 멈추지 않았지만, 김백 사장이나 김진호 라디오 상무는 제지하지 않았다”며 “이 내란 사태 와중에도 배씨는 비상식적이고 반민주적인 발언을 유튜브 방송에서 쏟아내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4일 배씨의 유튜브 방송에서 나온 여러 문제적 발언을 언급하며 YTN지부는 “겨울밤,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국회로 달려갔던 시민의 용기, 그리고 국회의원을 체포하지 않았던 707특임대 군인 개개인의 양심이 윤석열의 내란 시도를 막아냈다. 그 용기와 양심을 어떻게 윤석열의 헌법 수호 의지로 둔갑시킬 수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배씨에게는 오직 윤석열을 지키겠다는 ‘내란 수괴 수호 의지’만이 충만한 것 같다”며 “무장한 계엄군이 헬기를 타고 국회에 난입해 불법적으로 국회를 장악했는데, 배씨는 비상계엄에 위법이 없다고 말하면서, 오히려 계엄 정보가 샌 이유를 국정원 등에 있는 ‘첩자’ 때문이라고 황당한 주장까지 한다”고 개탄했다.

YTN지부는 “더 큰 문제는 내란과 내란 수괴를 옹호하고, 이 사태가 야당 때문이라는 배씨의 생각이 YTN 라디오 진행과정에서도 드러난다는 사실”이라며 지난 4~6일 방송에서 나온 몇몇 사례를 지목했다. 그러면서 “진행자는 방송의 얼굴이자, 뉴스 신뢰성의 상징”이라며 “이런 사람이 진행하는 YTN 라디오를 누가 듣겠는가? 내란 수괴에 대한 지지 선언을 공개적으로 하는 건 언론윤리에 어긋나는 일이며 YTN의 명예에 먹칠하는 짓”이라고 덧붙였다.

배씨는 9일 제작진에 하차 의사를 밝혔으며, 13일까지만 방송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YTN 라디오 측은 밝혔다.

앞서 KBS 시사라디오 진행자 고성국씨도 계엄 정당성을 옹호하고 오히려 야당을 내란 세력으로 모는 발언을 하며 제기된 논란이 계속 이어지는 상태다. 언론노조 KBS본부 쟁의대책위원회는 9일, 11일 잇따른 성명을 통해 ‘고성국 하차’를 촉구했다.

KBS본부는 11일 성명에서 “비상계엄 실패 이후 대한민국 국민 대다수가 윤석열 탄핵과 내란죄 수사를 촉구하고 있지만, 고성국은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비상계엄령은 대통령의 통치행위다’, ‘내란죄는 종북주사파가 만들어 낸 것이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연일 윤석열, 김건희 지키기에 온힘을 쏟고 있다”며 “내란수괴 윤석열의 탄핵을 촉구하려고 모인 시민들을 종북 주사파라 싸잡아 비난하는 고성국에 분노가 치솟는다”고 밝혔다.

11일자 KBS 성명 갈무리.

성명에 따르면 KBS1라디오 ‘전격시사’ 진행자인 고 평론가는 그간 개인 유튜브 채널에서 아래와 같은 발언을 했다. “탄핵해서 폐기가 됐는데, 이걸 일주일 만에 다시 그대로 가지고 나온다는 것은 종북주사파 입장에서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들고 나온 게 내란죄다”, “탄핵 의결을 하는 국회를 포위하고 탄핵에 반대하는 국민의힘 의원을 압박해야 한다는 종북 주사파들의 지침에 따른 것이라 해석. 모든 좌파들이 여의도에 모였다”, “대통령이 헌법 틀 안에서 이뤄진 비상계엄 발동과 해제인데, 이걸 내란으로 주장하려면 대통령 사면권 전부 내란이라고 해야 하거든요. 죄 지은 사람 풀어줬으니까...”

KBS본부는 “문제는 고성국의 문제적 발언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그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KBS로 향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제작진의 하차 요구에 응하지 않고 떠난 박민 전 KBS 사장, 박진현 시사제작국장 등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신임 박장범 사장, 이재환 보도본부장, 김철우 시사제작국장 발령자에게 ‘고성국 하차’를 요구했다.

KBS본부는 “간부들이 무책임하게 손 놓고 있는 사이, 고성국은 점점 프로그램에 자신의 색깔을 입히고 있다. (중략) 더 이상 고성국의 라디오 진행을 용납할 수 없다. 이대로 고성국에게 라디오 진행을 맡기는 것은 KBS도 내란에 동조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공영방송의 신뢰성이 이제는 바닥을 뚫고 지하로 고꾸라질 수도 있다”며 “KBS의 신뢰도를 갉아먹는 고성국을 지금 당장 KBS에서 쫓아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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