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와의 협업을 통해 무연고 사망자의 복지 모델을 제시하며 솔루션 저널리즘을 선보인 부산일보가 ‘2024 지역신문 컨퍼런스’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날 컨퍼런스에서 ‘연결 프로젝트-고립의 꼭짓점 무연을 잇다’를 주제로 우수 사례 발표를 한 손혜림<사진> 부산일보 기자는 “지자체와 협업하며 대안적 사례를 뽑아낼 수 있어 수상을 한 것 같다”며 “사실 지역신문에선 데일리한 업무를 해주는 편집국 식구들이 있기에 제가 일하는 기획취재부가 존재할 수 있다. 고마운 마음에 받은 상금으로 커피를 돌렸다”고 수상 소감을 말했다.
부산일보는 ‘노인과 바다’라는 오명처럼 무연고 사망자도 부산이 전국 최다인 점에 주목해 4월부터 관련 기획을 구상했다. 취재 과정에선 무연고 사망자의 쓸쓸한 사후를 경험했거나 무연고 사망 처리를 원치 않는 이들의 이야기를 직접 발굴했고, 6월 말부터 이를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연재해 많은 독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손혜림 기자는 “살아있는 동안엔 무연고라는 단어를 법적으로 쓰지 않고, 죽고 나서 수색이 다 끝난 후에 연고자가 없으면 그때야 무연고자라고 부르기 때문에 우리가 취재를 위해 무작정 무연고자를 만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처음엔 독거노인 지원센터를 통해 가족과 단절이 된 어르신들을 접촉했는데, 막상 무연고라는 정의에 맞는 분들을 찾는 것이 어려웠다. 게다가 대체로 무연고자라 하면 사회 취약계층이 많은데, 그보다는 여러 경로를 통해 누구든 혼자가 될 수 있다는 보편적인 이야기를 풀어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부산일보는 기획과 동시에 무연고자 장례와 관련한 현실적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쪽방촌 등 1인 가구 거주 비율이 높은 부산 동구청과 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일명 ‘해피엔딩 장례 지원사업’으로, 1인 가구 등이 생전에 주변 사회적 가족을 장례 주관자로 지정하고 사후 장례 방식과 일수, 안치 방법까지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손 기자는 “영화숙·재생원 피해생존자협의회가 있는데, 피해자 한 분이 동구청에 가서 신청서를 작성했다. 국가폭력으로 무연고 상태가 된 분인데, 관련 제도가 무연고자 분들에 실질적인 대책으로 기능한 것 같아 인상 깊었다”면서 “다만 사후에 대한 자기결정권이 장애인들에는 제한적으로 작동하고 있는데 앞으로 그런 부분에 대한 구체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향후 더 취재해보고 싶은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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