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한 번 '힙' 해져볼까? 책 뉴스레터 클릭!

[청년층 '텍스트 힙' 도우미 콘텐츠]
경향 '인스피아', 한국 '북앤이슈', 조선 '북클럽', 한겨레 '반올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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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독서를 통해 멋짐을 드러내려는 ‘텍스트 힙’(Text Hip)이 젊은 세대에서 화제다. ‘SNS 과시용’이라거나 ‘그나마 책을 보면 다행’이란 시선도 있지만 무슨 상관인가. 다만 유튜브나 OTT에 더 친숙한 세대로서 ‘책’ 입문은 난감할 수 있다. 연간 국내발행 도서는 7만~8만여 종, 책 선택부터 난관이어서다. 이때 언론사에서 내놓는 책 관련 뉴스레터나 기사를 이용해보면 어떨까.


뉴스레터 한 편이 주는 완결성이나 지적 효용감을 기대한다면 경향신문 뉴스레터 ‘인스피아’가 선택지일 수 있다. 서지정보, 목차로 시작하는 논문의 형식 안에 블로그 글쓰기로 내용을 채웠다. 우리 사회 사건사고나 현상에 대해 쓸 데 없어 보이는 질문을 던지고 여러 책을 통해 근원적, 다각적으로 살펴본다. ‘도파민’을 키워드로 타인의 고통을 제대로 보는 법을 찾고, ‘갓생취미’를 계기로 취미의 의미를 돌아보는 식이다. 2021년 하반기부터 1~2주 간격으로 발행해 현재 130여편을 내놨다.

‘텍스트 힙’ 트렌드 가운데 책을 다루는 언론사 뉴스레터는 책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 (왼쪽부터) 경향신문 ‘인스피아’, 한국일보 ‘조태성의 북앤이슈’, 조선일보 ‘북클럽’, 한겨레 ‘반올림(#)책’ 뉴스레터.

매편 200자 원고지 50~60매에 달하는 분량은 “열려면 각오가 필요하다”는 말을 듣는다. 하지만 그간 7700여명의 구독자를 모았다. 꾸준한 증가세 속에 뉴스레터 오픈율은 초반처럼 약 40%로 유지 중이다. 김지원 경향신문 뉴콘텐츠팀 기자는 “어떤 사안을 원천적으로 보거나 엄청난 문제로 느껴졌던 게 사실 다른 차원에선 별 문제가 아닌 경험을 책 말고 어디서 할 수 있는지의 관점에서 저는 책을 선호한다”고 했다. 텍스트 힙에 대해선 “지적 허영이라고도 하지만 처음에 완성된 모습을 떠올리는 건 당연하다. 아는 척을 하려면 공부를 해야 하는데 그러다 100명 중 1명이라도 원전을 읽어본다면 그런 척은 권유할 만하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국내에서 가장 ‘핫’한 정치사회 현안을 바라보는 날카로운 관점과 관련 책을 알고 싶다면 한국일보 뉴스레터 ‘조태성의 북앤이슈’가 있다. 격주 발행으로 2023년 6월부터 연재된 뉴스레터는 책·신문이 세상에 다가가는 문이자 창이란 지점에 충실한 경우다. 레터 제목대로 시의성 높은 ‘이슈’를 관련 책(‘북’) 소개 및 설명, 구절과 버무려 하나의 입장을 남기는 형태다. 예컨대 지난 2일자 최신편 ‘뉴라이트, 어떤 괴물을 불러낼까’는 2011년 발행된 구간 <빌 클린턴의 다시 일터로>를 통해 최근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클린턴 정부시절 공화당의 변질, 노무현 정부 당시 관치논란을 꿰며 ‘뉴라이트’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드러냈다.


갑자기 거리감이 들 수도 있지만 뉴스레터는 직설적으로 간명하게 쓰인다. 통상 기사에선 보기 힘든 표현이나 유머, 풍자도 자주 등장한다. 매번 독자 피드백에 대한 답도 싣는데 이 역시 재미 요소다. 조태성 한국일보 뉴스룸국 선임기자는 “핫한 이슈를 다룬다고 콘텐츠도 하드해지기보단 맥주 한잔 마시며 ‘아, 그거 난 이렇게 봐’ 하는 대화처럼 가닿길 지향하고 있다”면서 “최소한 읽어보고 답을 주는 분들이라 포털 댓글과는 독자 반응이 분명 다르다. 짠할 때도 있고, 이렇게 숙독을 하고 말해주다니 싶을 때도 있어 되도록 답을 하려 한다. 재밌게 대화하고 노는 방식으로 저는 보고 있다”고 했다.


막 책을 들었는데 벌써 부담스럽다면 조선일보 뉴스레터 ‘북클럽’을 권한다. 현재 북스팀장인 곽아람 기자가 매주 내놓는 연재는 초보자에게 진입 장벽이 낮다. 소개하려는 책 중 명화, 일상, 스포츠, 시 등 에피소드를 끌고 와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정리하고 관련 책 혹은 문화 기사 링크를 1~2개씩 걸어 길지 않은 분량에 제공하는 구성이어서다. 별개로 책 중 문학에 관심이 많다면 지난 7일 재시작한 한국일보 ‘무낙 시즌2’ 뉴스레터도 고려할만하겠다.


무엇을 볼지 ‘큐레이션’, 즉 길잡이가 무엇보다 필요하다면 한겨레 책 지면을 참고해야겠다. 대부분 신문사가 매주 책과 관련 2개면 분량을 할애한다면 한겨레에선 무려 11개면(토요판)을 쓴다. 당연히 신간 소개 양 자체부터 압도적이다. 구간을 다루거나 출판계 소식, 인터뷰 등 책과 연관된 여타 기사도 다양하다. 최근 시인 80명을 대상으로 ‘시인들의 시인·소설가’를 물은 설문을 해 화제가 된 ‘시인의 초상’ 기획이 한 사례다. 이를 바탕으로 2022년부터 ‘반올림(#)책’ 뉴스레터도 이어왔다. 다만 토요판에서 책 지면을 강화하는 섹션 개편 등 고민이 진행 중인 상황과 맞물려 향후 뉴스레터 운영은 현재 유동적이다.


양선아 한겨레 책지성팀장은 “사회 주요 이슈를 다루는 기자의 제너럴리스트로서 면모는 책을 통해 사회에 말을 걸고, 책의 메시지를 잘 전달할 수 있는 근원이라 생각한다. 특히 사회 공공성에 대한 가치 추구가 차별점일 수 있다”면서 “기존 책 팀 전통을 유지하되 디지털 전환 국면에서 어떤 요소로 독자의 책에 대한 흥미를 일으킬지 등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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