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속, 부실 사영화' 기자회견 후… YTN 노사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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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민영화 과정이 불법과 졸속으로 점철됐다는 증거를 공개한 노동조합의 최근 기자회견 후 YTN 노사가 충돌했다. 김백 YTN 사장이 “외부세력과 연계해서 회사를 혼란에 빠뜨리려는 행위”라며 내란을 언급하자 전국언론노조 YTN지부(YTN지부)가 현 경영진의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민원 사주’ 의혹 등을 거론, “해사 행위는 정작 사측에 의해 자행되고 있다”고 맞서면서다.


김 사장은 2일 확대 간부회의에서 YTN지부의 최근 기자회견을 적시, “민영화가 법적으로 완결돼 새로운 경영진이 들어온 이후에도 이러한 주장을 하는 것은 해사행위”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외부 세력이 회사를 흔드는 것은 정치적 목적 때문”이고 여기 가담하는 것은 “사규를 위반한 것”이라고 했다. “국가에서도 내란과 외환의 죄는 중히 처벌한다”, “노동조합이라고 해서 치외법권 지대에 있지 않다” 등 발언도 담겼다.

언론노조 YTN지부는 8월2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8층 언론노조 회의실에서 ‘‘날치기·짜깁기’ 유진그룹 적격심사 불법 증거들’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참석한 (오른쪽부터) 한동오 언론노조 YTN지부 공정방송추진위원장, 고한석 언론노조 YTN지부장,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장, 신미희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의 모습. /YTN지부 제공

YTN지부는 3일 성명을 내고 “‘외부 세력’을 동원해 회사를 흔든 건, 조합이 아니라 현 경영진”이라고 반박했다. 류희림 방심위원장의 심의민원 사주 의혹 사안을 지목한 YTN지부는 “류희림 위원장 가족까지 동원된 조직적인 범죄 행위에 사측 인사들이 포함됐다는 사실은 언론 보도와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밝혀졌다. 회사를 처벌해 달라고 민원 넣어 제재받게 만든 직원들이 버젓이 경영진 자리에 올라와있다”며 “사장이 말한 ‘내란과 외환의 죄’와 무엇이 다른가”라고 했다.


김 사장은 과거 회귀 세력은 지금의 민영화 체제를 부정하고 노영 방송 체제로 돌아가자고 한다면서 “공영방송 체제가 절대 선이고 민영방송은 악이라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민영인) SBS가 공정한가, (공영인) MBC가 공정한가” 되묻기도 했다. 이에 대해 YTN지부는 “(현재) 간부의 절대 다수가 방송노조 조합원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YTN은 ‘노영방송’ 아닌가”라며 “사장의 노골적인 정파성이 사내 분위기를 옭아매면서 YTN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했다.


이날 거론된 ‘해사행위’는 YTN지부가 8월29일 개최한 ‘YTN 사영화 위법성 추가 자료 공개’ 기자회견이다. 윤석열 정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의 ‘2인 체제’에서 유진그룹의 YTN 인수를 심사하는 과정 자체가 졸속, 부실에 가까웠다는 의혹제기였다. 방통위가 ‘YTN 사장추천위원회(사추위)’ 폐기를 반대한 자문위원회 의견을 묵살한 채 최다액출자자 변경을 승인했고, 애초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은 기존 협약 존중 의사를 밝혔지만 조건부 승인 후 수차례 자료요청 등을 거쳐 명확한 사추위 폐기를 약속받고서야 방통위가 변경을 승인했다는 주장과 자료 등도 제시됐다.


YTN 기획조정실은 1일 해당 기자회견이 ‘억지주장’, ‘괴담’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방통위가 YTN 사추위 폐지에 앞장섰다’는 주장에 대해 유 회장의 기존 협약을 존중한다는 취지의 사업자 의견청취 당시 발언이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표현일 뿐”이라고 했다. 당시 유 회장은 “역시 제일 중요한 것들은 지금 현재 운영하고 있는 YTN 구성원들과의 아주 좋은 협약이라든지 약속을 통해서 하는 것이 가장 좋으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기획조정실은 이어 “노조가 절대적으로 우세한 사추위가 3000억원 이상을 출자하려는 대주주가 말한 아주 좋은 협약에 포함됐겠나”라고 덧붙였다.


YTN지부는 기자회견에 대해 “2인 체제 방통위의 위법성은 사법부가 이미 네 차례나 지적했고, YTN 매각을 승인한 방통위 심사과정에서 졸속과 날치기의 증거가 넘친다”며 “새 자료를 바탕으로 다시 한 번 설명한 것”이라고 했다. 유 회장 발언에 대한 사측 해명에 대해선 “최대주주의 발언을 거짓말로 치부하는 것”이라며 “방통위 심사가 졸속이었다고 인정하는 셈”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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