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의원들, 검찰 통신조회 남용 막는 법안 잇따라 발의

윤종오 의원, 통신정보 제공받으려면 법원 영장 받도록 법 개정 추진
황정아 의원, 통지 유예 법원 허가 받고 유예기간도 3개월로 줄이는 내용 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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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언론인들을 수사해온 검찰이 정치·언론계 인사들의 통신 정보를 대규모 조회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가운데, 야당 의원들이 검찰의 통신조회 남용을 막는 법안을 잇따라 발의하고 있다.

전대식 전국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이 8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긴급 기자설명회 '검찰의 언론인 사찰 규탄 및 통신이용자정보 무단 수집 근절 방안'에서 발언을 하며 검찰의 통신이용자정보제공 사실 통지 문자를 보이고 있다. /뉴시스

진보당 원내대표인 윤종오 의원은 14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의 무분별한 통신조회 방지를 위한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윤종오 의원은 “검찰이 윤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 수사를 명분으로 야당 정치인과 언론인은 물론 평범한 시민에 대해서까지 무차별적으로 통신자료를 조회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검찰은 통신이용자정보가 가입자 정보 조회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들 정보는 다른 정보들과 결합될 때 대상자와 주변인의 인적 교류 사항 등을 수사기관이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460만 건의 이용자 정보가 수사기관에 넘어갔다”며 “정보 조회 사실을 당사자에게 통지하게 돼 있지만 수사기관이 통지 시점을 마음대로 정하고 있다. 이런 일들이 지금은 아무런 통제 없이 무분별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를 막기 위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의 발의를 추진하겠다며 “국가권력의 사생활 침해를 막고 헌법이 보장한 개인정보 자기결정권과 행복추구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수사기관이 통신이용자정보를 제공받으려면 반드시 법원의 영장을 받도록 해야 한다”며 “당사자에게는 정보 조회 사실을 반드시 통지하도록 하고 통지를 유예하는 경우도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 해당 정보는 사용이 끝난 즉시 삭제하도록 엄격히 통제하는 내용을 담아 법안 발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검찰, 지난해 통신자료 161만여건 들여다봐…사실상 '묻지마 사찰'"

앞서 9일엔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통신조회에 ‘영장주의’를 도입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수사기관 등이 재판, 수사, 형의 집행 등을 위해 통신자료 제공을 요청하면 전기통신사업자는 그 요청에 따라야 하는 것이 현행법인데, 이제부터라도 견제 장치를 마련하자는 취지다.

구체적으론 △통신이용자정보 제공에 대해 통신사실확인자료 제공과 같이 법원의 허가를 받는 ‘영장주의’를 도입하고 △통신이용자정보 제공 사실 통지 유예도 법원의 허가를 받아 이뤄질 수 있도록 하며 △통지 유예기간도 현행 6개월에서 3개월로 줄이는 내용을 법안에 담았다.

황정아 의원은 “과기정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검찰이 들여다본 통신자료는 2022년 141만5598건에서 2023년 161만2486건으로 1년 새 19만6800건 가량 증가했다”며 “이는 한 해 증가분 30만9000건 중 64% 수준이다. 특히 야당 국회의원 및 언론인 등 약 3000명에 달하는 인원의 통신자료를 무더기로 수집한 것은 사실상 ‘묻지마 사찰’”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수사기관들의 권한 남용을 방지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기 위해 윤석열 정권의 ‘빅브라더’를 견제할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며 “신속한 법안 통과를 통해 수사기관의 무소불위 권한 남용이 더 이상 없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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