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재단, AI 학습용 뉴스데이터 요금체계 확정 연기

신문협회 등 언론계 반발... "언론사와 충분한 협의 과정 거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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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 뉴스 저작권 사업을 하고 있는 한국언론진흥재단(언론재단)이 인공지능(AI) 학습용 뉴스데이터 판매를 위한 가격체계 및 상품을 마련하고 6월 중 최종 확정하려 했지만 언론계 반발 끝에 결국 연기하기로 했다.

언론재단은 20일 뉴스 저작권 총회를 개최하고 AI 학습‧데이터 분석용 뉴스저작물 판매 사업에 대한 2차 설명회 및 의견수렴, 향후 진행절차 공유 등을 진행했다. 당초 이날 총회에서 요금체계 최종안을 의결할 방침이었지만 절차가 늦춰진 것이다. 언론사 뉴스 판매 등 저작권 사업을 해온 언론재단은 새 유형의 뉴스상품 수요가 늘고 있지만 AI 학습용 데이터 등에 대한 요금 체계가 없어 판매에 어려움을 겪어왔고, 이에 올해 2월부터 뉴스 저작권 운영위원회를 중심으로 TF를 구성, 안을 마련해왔다.

언론재단이 최근 뉴스저작권 신탁사 등에 전달한 '뉴스데이터 분석 및 학습상품 요금(안)' 중 일부.

언론재단이 5월24일 뉴스저작권 신탁사 및 대리중개사에 ‘뉴스 데이터 분석 및 학습 상품 요금체계(안)’을 전달하고 금액 및 상품분류 기준 등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후 언론계 반발이 나왔다. 16일자 신문협회보에 따르면 신문협회 산하 기조협의회 회장단은 10일 간담회에서 ‘가격책정과 같은 중요 사안은 언론계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 신중히 추진돼야 한다’, ‘6개 언론단체가 참여한 AI 저작권 포럼이 운영되는 와중 언론재단의 요금체계 제안이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전했다. 해당 요금안에 대해 “특정 언론사의 낮은 공급가를 사례로 삼아 저가 요금을 시장가격으로 인식시킬 우려”도 제기했다.

지적에 대해 언론재단은 신문협회보 기사에서 “현재 제시한 가격체계는 뉴스 학습 데이터 판매를 요청하는 기업들이 많아 일단 거래 기준 예시로 만든 임시적인 가격 테이블일 뿐”이라며 “20일 열리는 총회에서 요금 최종안을 확정하는 것은 무리인 만큼, 앞으로 언론사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앞서 언론재단이 소개한 요금체계는 뉴스데이터 분석 및 학습 상품을 ‘기본상품’(대규모 또는 일반 플랫폼 기업 대상)과 ‘특례상품’(소규모 기업 및 비영리 기관 대상)으로 구분한 틀을 지녔다. 상품 내에 가격차를 둔 요금 그룹을 가나다 세 개씩 두고 언론사별로 자신들의 규모나 성격, 기존 거래 사례를 감안해 어느 그룹에 속할지를 선택하게 하는 식이다. 언론재단은 가격책정 기준에 대해선 “시장에서 기 가격된 가격(1개 매체 1년치 1000만원)을 일반 플랫폼 기업 대상 상품 ‘나’ 그룹으로 설정”했다고 설문에서 설명했다.

뉴스저작권 사업부문과 관련한 언론재단 사이트.

예컨대 대규모 플랫폼 기업(월간활성이용자수 1000만명 이상 사이트, 앱 운영 여부 기준)의 경우 ‘가’ 그룹에 해당하는 매체 뉴스데이터를 구매할 때 과거기사 4000만원, 현재기사 8000만원(1개 매체 1년 뉴스데이터)을 지불토록 하는 요금체계다. ‘나’와 ‘다’ 그룹에 속한 언론엔 각각 과거기사 2000만원과 800만원, 현재기사 4000만원과 1600만원을 책정했다. 만일 대규모 기업이 ‘가’군 3개사, ‘나’군 4개사, ‘다’군 3개사 등 10개 매체 과거기사를 1년치 구매하면 지불가격은 2억2400만원이 된다.

이 같은 요금체계는 예시안일 뿐인 만큼 적시된 금액이나 그룹 수 등이 현재로서 큰 의미가 있진 않다. 다만 구매 주체와 목적에 따른 가격 차등, 신탁사 스스로 적정 요금그룹을 선택토록 하는 방식, 종합적 뉴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포털 사이트 및 계열사의 구매는 해당 요금체계 적용에서 제외한 기조 등은 유지될 공산이 크다. 아직 시기가 확정되진 않았지만 언론재단은 향후 신탁사를 대상으로 2차 설문 및 의견수렴 등 제반 절차를 진행하고 적정 가격과 그룹 수 등을 재조정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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