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방송3법 거부권 행사에 "한편의 블랙코미디"

언론단체 "독재 권력 규정, 타도 투쟁 돌입"
방송3법 사실상 폐기 수순 밟게 될 듯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방송3법 개정안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대통령실은 1일 “윤 대통령이 방송법, 방송문화진흥회법, 한국교육방송공사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재의 요구가 필요한 이유로 △편향적인 이사회 구성으로 방송의 공정성‧공익성 훼손 △방송사를 견제‧감시하는 이사회 기능 형해화 △대통령의 이사 임명권 제약으로 민주적 정당성 흠결 초래 등 6가지 이유를 들었다.

11월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방송3법 개정안은 현재 9~11인인 KBS와 MBC, EBS 이사회를 시청자와 방송 종사자, 학계 등 사회 각 분야 대표성을 반영한 21명으로 구성하고, 시민 100명으로 구성된 '사장후보추천위원회'가 복수의 사장 후보자를 추천하면 이사회에서 재적 3분의 2 이상 득표로 사장을 결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소속 의원들이 1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노조법, 방송3법 대통령 거부권 행사 규탄 긴급 기자회견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현업언론단체들은 1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비판했다. 언론단체들은 “국민의힘이 야당일 때부터 방송3법의 대안을 제시하며 언제라도 함께 논의하자고 제안해 왔다”며 “여기에 일언반구 없이 ‘좌파영구 장악법’이라는 거짓선동을 일삼은 정부 여당이 독립성이니 편향성이니 하는 단어를 방송법 거부 이유로 들먹이는 것은 그저 한 편의 블랙코미디가 따로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 정권이 끝끝내 언론·표현의 자유에 시대착오적 탄압과 방송장악의 야욕을 버리지 않겠다면 우리에게 다른 선택지가 없다”며 “우리는 일각의 주저함 없이 윤석열 정권을 독재 권력으로 규정하고 즉각적이고 광범위한 타도 투쟁에 돌입할 것이다. 방송3법 거부, 이동관 꼼수 사표로도 자유언론과 방송독립의 길은 막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위원 및 민주당 언론자유대책특별위원회 위원 일동도 기자회견을 열고 “방송3법 거부는 언론자유를 향한 쿠데타”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위원들은 “방송3법은 공정성이 생명인 공영방송을 권력이 아닌 국민의 품으로 돌려드리는 법”이라며 “따라서 방송3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는 언론장악을 멈추지 않겠다는 대국민 선전포고다. 이동관 방통위원장을 내세워 방송을 장악하고 방송법까지 거부권을 행사한 윤 대통령은 국민과 맞선 아집과 독선의 화신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시국무회의를 열고 방송3법에 대한 거부권을 의결했다. 한덕수 총리는 방송3법에 대해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이 개정의 목적이라지만 내용을 보면 오히려 이와 반대의 경우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며 “특정 이해, 편향 단체 중심으로 이사회가 구성돼 공정성과 공익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함에 따라 방송3법은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게 됐다. 거부권이 행사된 법안이 다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려면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에 3분의 2 이상 찬성이라는 의결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한 법안 통과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이 앞서 거부권을 행사했던 양곡관리법과 간호법도 모두 폐기됐다.

강아영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