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주춤했던 신입기자 공채, 드디어 컴백

[중앙·조선·매경 등 잇따라 채용공고]
인력 유출에 각 사 충원 요구 빗발
경력수시채용·채용연계 인턴 다수
서울·서경·국민 하반기 공고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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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채용 시즌이 되면서 주요 언론사들의 신입공채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 영향으로 주춤했던 언론계 신입채용의 원상회복, 내부의 거센 인력충원 요구 결과로 보인다. 다만 경력기자 수시 채용 흐름이 일반화되고 수습기자는 채용전환형 인턴제를 통해 뽑는 기조가 자리잡는 등 ‘신입’의 언론사 입사는 계속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앙그룹은 최근 ‘2023 신입사원 공채 실시’ 공고로 9월18일~10월4일 접수를 마감하는 6개 계열사 채용 사실을 알렸다. 이에 따라 중앙일보에선 취재기자, JTBC에선 취재기자, 예능PD, 아나운서, 편성, 재무 인력을 뽑는다. SLL에선 기획과 제작을 맡을 드라마PD를 채용한다. 조선일보와 TV조선도 앞서 9월11~22일 지원을 받는 신입채용 공고를 냈다. 신문기자와 방송기자, 신문/방송기자(회사 판단으로 배치)를 채용하고, 미디어경영직과 제작PD(예능)도 뽑는다. 채용규모에 대해 양사는 “답변이 어렵다”고 했다. 매일경제도 9월20일~10월6일을 접수기간으로 하는 수습기자 모집 사고를 20일 냈다. 앞서 뉴시스가 수습기자 O명(접수 9월11~24일)을 뽑는다고 밝혔고, 아주미디어그룹도 계열사 이코노믹데일리, 아주일보, 아주프레스, 아주로앤피의 취재기자 등을 채용(접수 9월11~22일)한다고 알린 바 있다. 코리아타임스(신입·경력 편집기자), 강원일보, 광주매일신문도 현재 공고가 나와 있다.

아직 공지되지 않았지만 서울신문과 서울경제, 국민일보도 하반기 공채가 유력하다. 서울신문 관계자는 “곧 공고가 나갈 예정”이라며 “현재로선 취재기자 9명, 전산직 1명 등 약 10명을 채용할 예정이고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서울경제 노조 관계자는 “유동적이지만 10월말~11월 초 공지를 내고 12월 시험·면접, 1월 출근하는 예년 같은 방식을 전해들었다”며 “보통 6~10명, 평균 8명을 뽑았는데 그 수준이 될 걸로 본다”고 했다. 매년 신규채용을 했고, 임금피크제 도입과 더불어 매년 인력충원에 노사가 합의한 국민일보도 아직 공식 결정은 없지만 이변이 없는 한 수습채용을 진행할 것으로 전해진다.


코로나 영향을 겪은 2020년 10월 말 본보 조사에서 주요 매체 18개사 중 9개사가 신입공채 일정을 취소하거나 연기했는데, 당시와 비교하면 달라진 분위기다. 실제 대다수 주요 언론은 이미 올해 신입 공채를 진행 중이거나 마무리했다. MBC는 지난 19일 서류 접수를 마감했고, 문화일보는 지난 16일 필기전형을 실시했다. 머니투데이는 지난 8일 9명의 수습기자 합격자를 발표했고, 경향신문도 지난 7월 말 취재·사진기자 7명, 경영직군 2명 등 합격명단을 공개하며 일찌감치 올해 신규채용을 끝낸 상태다.


거시경제 위축 등 불확실성은 여전하지만 코로나란 불안요인 하나는 사라졌고 언론전반 경영실적은 나쁘지 않았던 배경이 있다. 특히 인력유출이 일상화되며 언론사 내부 거센 인력충원 요구를 무시할 수 없던 동인도 컸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는 경력기자 수시 채용을 완전히 ‘언론계 표준’으로 자리 잡게 하며 신규채용을 늘리는 식으로 작동하지 않았다. 예컨대 지난 8월 말 입사지원을 마감하고 신입 채용을 진행 중인 한겨레는 2022년 신입을 뽑지 않았다. 정년퇴직자가 많아 즉각 전력이 될 경력채용에 집중해 결원을 채웠기 때문이다. 언론사가 경력을 우선 채용하고 신입은 예년만큼 뽑는 방식은 현재 보편화됐고, 입사 희망자에겐 ‘청신호’가 아니다.


채용연계형 인턴제도 도입 경향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일보가 이렇게 올해 신입 채용을 했고, 동아일보와 채널A는 전형 중이다. 지난해 채용연계형 인턴과 수습공채를 모두 한 한국경제는 올해 채용연계형 인턴제만 실시하고, 별도 하반기 채용 계획은 없다. 11월 입사자에 대한 전형 중인 SBS도 6주 간 인턴십이 최종전형이다. 역량을 더 면밀히 평가하고, 수습생활 직후 관두는 사례를 최소화하겠다는 언론사 판단이 배경에 있지만 지원자로선 힘든 시간일 수 있다. 채용규모가 큰 KBS, 연합뉴스 공채가 불투명한 상황도 희소식은 아니다. 수신료 분리징수에 따른 타격, 사장이 없는 KBS 여건에서 통상 100여명을 뽑은 공채가 올해 이뤄지긴 쉽지 않다. 정부 구독료 80%(약 229억)가 깎인 연합뉴스는 사장이 노조·간부회의에서 “1월1일 입사하는 공개사원 채용은 하지 않는다”고 이미 밝혔다.


기자의 사회적 평판 하락 가운데 이런 여건을 뚫고 지원하는 이들은 소중하다. 이에 언론사에선 우수인재를 뽑기 위한 홍보, 전형절차 개선도 따른다. 한겨레는 채용홍보 영상에 사장이 출연해 열연(?)을 펼쳤고, 중앙그룹은 사이트 내 홍보영상을 공개한다. 채용절차 중인 더벨은 5일간 실무평가 참여자에게 100만원을 지급하고, 매일경제는 SNS 홍보에 적극 나서는 한편 기존 필기시험 과목이던 ‘매경테스트’(경제 시험 자격증)를 상식으로 대체하고 최대한 많은 지원자를 받을 예정이다. 일간지 한 노조 관계자는 “사람을 안 뽑으면 폭동이 날 분위기이지만 별개로 성장하는 조직으로서 신입 채용은 필요한 부분”이라며 “특히 소수를 뽑는 언론사에선 한 사람 한 사람이 정말 중요한데, 경력기자 채용만 봐도 여전히 구시대적으로 알음알음 추천받거나 전 직장 임금보다 조금만 올려주면 된다는 식의 ‘비용’으로 보는 행태가 나타난다. 공채-경력기자 간 조화, 머릿수가 아닌 인재를 구한다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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