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다음 타자는 MBC였나… 감사원·방통위 총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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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다음은 MBC일까. MBC 대주주이자 관리·감독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가 최근 정부기관의 표적이 되고 있다. 감사원의 본 감사와 함께 방송통신위원회까지 검사·감독권을 빼들며 한때 동시 감사를 받을 위기에 처했다. 김현 방통위 상임위원이 단식 농성으로 배수진을 치며 지난 7일, 극적으로 방통위 검사·감독이 중단됐지만 우려는 여전하다. ‘감사원 감사 기간 중’에만 검사·감독을 중단키로 해 향후 언제든 방문진에 대한 검사·감독이 재개될 수 있는 상황이다.

MBC 대주주이자 관리·감독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가 최근 정부기관의 표적이 되고 있다. 감사원의 본 감사와 함께 방송통신위원회까지 검사·감독권을 빼들며 한때 동시 감사를 받을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사진은 11일 국무회의에 참석한 김효재 방통위 직무대행. 이날 국무회의에선 KBS 수신료 분리징수안이 의결됐다. /뉴시스


앞서 방통위는 KBS 수신료 분리징수를 의결한 다음날 방문진에 대한 검사·감독에 착수했다. 대외적으론 사무 전반을 살펴본다는 입장이었지만 지난 3월부터 김효재 방통위원장 직무대행이 안형준 MBC 사장의 불법 주식 투자 의혹을 거론해, 이 문제를 주요하게 들여다볼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방통위는 지난 6일 방문진에 자금과 운영, MBC 관리·감독에 관련된 자료 일체를 요구했고 13일부턴 현장 검사·감독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정부기관 표적 된 방문진… 감사원, 10일부터 7명 투입해 현장 감사

다만 이번 검사·감독이 상임위원 간담회 없이 졸속으로 진행되면서 반발이 일었다. 김현 위원은 지난 6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3월 나온 검사·감독 이야기를 한상혁 방통위원장이 수용하지 않은 건 당시 방문진 이사회가 안형준 사장 임명에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렸고, 그 결정을 방통위가 존중했기 때문”이라며 “권한 밖의 일이라고 본 것이다. 하지만 김효재 대행은 논의나 검토 없이 이번 검사·감독을 지시한 것 같다”고 밝혔다.


방문진법에 따르면 방통위가 방문진을 대상으로 가질 수 있는 권한은 △예산·결산서 수령 △이사·감사 임명 △정관 변경 정도다. 지난 2017년 방통위가 방문진에 검사·감독권을 행사했을 때도 이 점을 고려해 두 달간 법률 검토를 실시했고, 상임위원 간 자세한 내용을 공유했다. 김현 위원은 “방문진에 대한 경영 간섭이나 독립성에 대한 침해 여지가 있는데, 이번엔 법률 검토도 안 했다”며 “방통위 검사·감독 계획 보고서도 2017년 때와 내용이 동일하고 날짜만 다르다”고 지적했다.


특히 감사원이 방문진을 대상으로 본 감사를 예고해 방문진은 한때 ‘동시 감사’를 받을 위기에 처했다. 다만 김현 위원이 단식 농성으로 배수진을 치면서 감사원 감사 기간 중에는 방문진 검사·감독을 중단하는 데 합의했다. 김현 위원은 지난 10일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7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 김효재 직무대행이 방문했다”며 “방문진 검사·감독 관련해 감사원 감사 진행 중에는 중단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한편 감사원은 예고한 일정대로 10일 방문진에 대한 현장 감사를 시작했다. 감사원은 인원 7명을 방문진으로 파견, 오는 8월18일까지 본 감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감사 항목은 △MBC아트의 적자경영 방치 △대구MBC의 사내 근로복지기금 과잉 출연 논란 방치 등 6개 항목이다.

방통위 검사·감독은 방통위원 단식 끝에 중단… 향후 재개 우려 여전

이날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감사원 감사에 항의하기 위해 오전부터 방문진 앞에서 항의 피켓팅을 진행했다. 이들은 ‘방송장악의 첨병, 감사원은 물러가라’, ‘국가기관 총동원한 방송장악 즉각 중단하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한 시간여 침묵시위를 진행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감사원은 자료 수집을 명목으로 방문진은 물론 MBC에 대해서도 감사 대상과 전혀 상관없는 MBC 경영 관련 온갖 내부 자료를 요구해왔다”며 “MBC본부는 이번 감사가 ‘MBC 장악’이라는 정치적 목적을 위한 부당하고 위법한 감사라고 보고 있다. 지금이라도 방송장악의 첨병 역할을 멈출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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