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비속어 발언 보도 MBC "정치권 '좌표찍기' 비난 유감"

MBC "해당 영상, 이미 사회관계 서비스망 통해 급속도로 확산"

윤석열 대통령의 이른바 비속어 발언을 보도한 MBC가 정치권의 비판에 강한 유감을 표했다. MBC는 23일 입장문을 내고 “거의 모든 언론사가 해당 동영상을 보도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일부 정치권에서 유독 MBC만을 거론하면서 ‘좌표 찍기’하듯 비난하고 있다”며 “강한 유감을 표시한다”고 밝혔다.

앞서 MBC는 22일 윤석열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최한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를 마치고 회의장을 나서며 박진 외교부 장관 등에게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하는 듯한 장면을 포착해 보도했다. 이 장면은 큰 논란이 돼 외신에도 잇따라 보도됐고, 대통령실은 서둘러 해당 발언이 바이든 대통령이나 미국 의회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우리 국회를 향한 발언이었다고 해명했다.

다만 국민의힘 내부에선 비속어 발언을 보도한 MBC를 성토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22일 페이스북에 “MBC가 대통령이 무심코 사적으로 지나치듯 한 말을 침소봉대했다”, “MBC는 당파적 이익을 위해서는 어떤 일도 가리지 않는다는 걸 또 다시 보여줬다”, “국익을 훼손하면서까지 당파적 공격에 혈안이 된 MBC의 행태에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며 MBC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MBC는 이에 23일 유감을 표하는 입장문을 냈다. MBC는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은 대통령실 풀(Pool) 기자단이 촬영해 방송사들이 공유한 것이고, 이 영상은 언론 보도 이전에 이미 사회관계 서비스망 등을 통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었다”며 “이 영상은 MBC뿐만 아니라 KBS, SBS 등의 지상파와 주요 일간지 등 대부분의 언론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유튜브에 클립으로 올리거나 뉴스로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MBC는 최대한 절제해서 영상을 올렸고, 어떠한 해석이나 가치판단을 하지 않고 발언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뉴스 가치가 있다면 좌고우면하지 않고 신속, 정확하게 보도하는 것은 저널리즘의 기본 책무”라며 “해외 언론들 역시 자국 지도자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여과 없이 보도를 해오고 있다. ‘국익’에 도움 되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지만, 국익을 명분으로 정치권력이 언론 자유를 위축하고 억눌렀던 수많은 사례를 기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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