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 출범한 국내 최초 및 최대 팩트체크 플랫폼 서비스 ‘SNU팩트체크’가 최근 5주년을 맞았다. 언론 전반에서 검증기사의 질적·양적 성장을 돕고, 무엇보다 투명하게 공개된 검증 과정을 시민들이 직접 확인할 수 있는 플랫폼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다만 같은 사안에 대해 언론사별 상이한 판정이 상당수 나타나는 지점 등은 국내 언론에 과제로 남는다.
최근 SNU팩트체크센터가 공개한 결산 통계에 따르면 지난 5년 간 게시된 국내 팩트체크 기사 총 3720건(지난달 13일 기준, 연평균 700건 이상)의 심층성은 지속적으로 향상됐다. 2017년 평균 기사길이는 1183자였지만 2021년엔 2148자로 늘었고, 기사에서 사용한 근거자료 수도 2017년 평균 0.45개에서 2021년 4.36개로 증가했다. <페미니즘이 불러온 뉴질랜드의 남자부족 현상>의 경우 28개 검증자료가 사용되기도 했다. 팩트체크 기사에 대한 언론 전반의 기준 자체가 올랐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검증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돼 시민들이 확인할 수 있는 플랫폼의 존재는 의의가 크다. 국내 팩트체크 기사 전반의 흐름을 알 수 있는 이번 결산자료 데이터 공개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르면 지난 5년 간 가장 많이 검증된 주제는 ‘정치인 발언이나 공약 검증’이었고, ‘많이 검증된 인물’은 문재인 대통령(98건),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95건),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61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41건) 순이었다.
두 번째로 많은 비중을 차지한 ‘코로나19 관련 검증’(520건)에선 약 73%가 허위정보라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절반(51%)이 의학 관련 허위정보였고 상당수는 백신과 연관이 있었다. 허위정보 형태론 루머(69%)가 압도적이었지만 언론보도 역시 22%를 차지하며 언론이 “허위정보의 유통역할을 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언론 스스로가 팩트체크의 주체이면서 대상이 되는 아픈 현실”이라 지적되기도 했다.
언론에 따라 판정결과가 달리 나온 사례가 43%였던 지점도 언론사에 과제를 남긴다. 동일한 사안을 2개 이상 언론사가 검증한 경우는 전체 13%인 478건이었는데, 이 중 판정결과가 일치한 사례는 57%에 불과했다. 때로 무 자르듯 판단되지 않는 ‘진실’의 속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 언론사·기자별 관점과 입장에 따라 검증한 지점이나 여타 관련 사실·특정 맥락에 대한 고려 정도가 달랐던 게 이유다.
SNU팩트체크는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와 국내 31개 언론사가 협력하여 제공하는 한국 최초 팩트체크 콘텐츠 플랫폼이다. 언론정보연구소가 만든 웹 플랫폼에 언론사들이 콘텐츠를 제공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SNU팩트체크는 기사 생산 외 취재보도 지원, 팩트체크 디플로마 사업 등도 진행해 왔다. 정은령 SNU팩트체크센터장은 “팩트체크는 많은 시간과 인력이 드는 작업이지만 허위정보가 만연한 정보환경에서 허위정보에 대한 사회적 저항력을 높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며 “진실에 대한 비타협적인 지향을 추구하는 언론은 팩트체크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하 보다 상세한 관련 통계를 볼 수 있는 SNU팩트체크 5주년 기념 누리집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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