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디지털 유료화 원년...JTBC 드라마·예능 경쟁력 회복, 보도 디지털 전환 재정비"

[2022 신년사] 홍정도 중앙일보·JTBC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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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도 중앙일보·JTBC 부회장

중앙그룹 가족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2022년 임인년(壬寅年), 검은 호랑이의 해를 맞았습니다. 예기치 않은 코로나19 사태 2년간 전 인류는 물론 우리 중앙그룹도 많은 일을 겪었습니다. 어려운 경영 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중앙 가족들의 노고와 분투, 혁신 노력에 심심한 위로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팬데믹이 세상을 바꾸었고, 우리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팬데믹 이전으로 돌아가기에는 2년이란 시간이 너무 길었습니다. 코로나19가 사라져도 세상은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입니다. 코로나19가 없었더라면 10년쯤 후에나 왔을 변화가 당장 새해에 닥칠 수도 있습니다. 예전과 다른 세상, 전혀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것입니다. 코로나19 이후의 트렌드를 예측하고, 준비하고, 선점하면 마켓 리더가 되는 것이고, 코로나 탓을 하며 머뭇거리거나 예전의 일하는 방식, 예전의 승리 방정식에 매달리다 보면 마켓에서 도태될 것입니다. 이게 우리 앞에 놓인 엄연한 현실입니다.

그래서 2022년은 우리나라는 물론 우리 중앙그룹에도 매우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입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고, 예측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해졌습니다. 언젠가 일상 회복은 닥칠 것입니다. 코로나 이후의 새 패러다임에 대비해 변화와 혁신의 에너지를 축적해야 합니다. 답은 다른 곳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들의 머리 속에서 나오는 것이고, 경쟁자들보다 먼저 생각하면 그것이 답이 되고, 우리가 시장을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그러니 기회는 무궁무진하게 열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그런 기회를 활용할 힘과 지혜와 의지도 있습니다.

중앙그룹 임직원 여러분,

중앙일보는 신문군 전체가 디지털 전환의 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신문이라는 레거시 미디어가 굳건하면서 디지털이라는 날개를 달았습니다. 새해는 디지털에 무게중심을 더 옮겨 주기 바랍니다. 지난해 8월 모바일 개편 이후 불과 4개월여 만에 상당히 의미 있는 회원 수를 확보했습니다. 처음 가보는 길이었지만, 임직원들이 한마음으로 뭉쳐 주목할 만한 성과를 냈습니다. 우리 플랫폼을 꼭 이용하고 싶어하는 충성도 높은 구독회원이 늘어날수록 중앙일보의 브랜드 가치와 영향력은 커질 것입니다.

중앙일보는 새해를 디지털 콘텐트 유료화의 원년으로 삼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차별화된 킬러 콘텐트를 제작해 뉴스 경쟁력을 높이는데 역량을 집중해주기 바랍니다. 기존의 출입처 중심의 취재에서 벗어나 이슈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깊이 있는 콘텐트를 생산해야 합니다. 속보보다는 심층 취재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합니다. 선택과 집중이 우리의 살길입니다. 이를 위해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관련 조직과 인프라도 구축하길 당부드립니다.

중앙일보의 강점은 균형 있고, 깊이 있는 오피니언입니다. 새해에는 디지털 공간에서 다양한 이슈에 대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찬반 논쟁을 펼쳤으면 합니다. 나아가 중앙일보 디지털을 이용자 참여형 커뮤니티로 진화시켰으면 합니다. 예민한 이슈들을 공론화하고, 활발한 토론을 통해 사회적 합의점을 찾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되면 사회 갈등을 줄이는 언론의 사명을 다하고, 디지털 기반 가장 영향력 있는 뉴스 브랜드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JTBC는 지난해 개국 10주년을 맞아 드라마, 예능 등 콘텐트 제작비를 축소하지 않고 투자 확대 기조를 유지하면서 예전의 위상을 되찾고자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콘텐트 경쟁력이 후퇴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근본적으론 콘텐트 경쟁력 회복을 위해 많은 부분을 재설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우선 예능 강자의 면모를 되찾기 위해 우수 인력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주고, 예능 스튜디오 체계를 마련해 OTT 등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력을 키워 나가야 합니다. 드라마 부활을 위해 JTBC스튜디오와 공생의 파트너십을 구축하기 바랍니다. 보도는 디지털 퍼스트 체계를 마련하는 원년이 되어야 합니다. 디지털을 단순히 시도하는 차원이 아니라 디지털로 전환한다는 각오로 모든 프로세스를 정비해야 합니다. JTBC가 스테이션 비즈니스 마켓 리더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는 여러분 손에 달려있습니다.

JTBC스튜디오는 지난 한 해 시장의 큰 변화를 겪었습니다.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OTT가 시장의 강자로 도약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한국 콘텐트에 대한 관심과 영향력이 커졌습니다. JTBC스튜디오와 손을 잡은 클라이맥스 스튜디오가 제작한 ‘지옥’이 넷플릭스 글로벌 순위에서 1위를 기록했습니다. 이와 함께 명망 있는 미국 제작사인 ‘wiip’을 인수하면서 글로벌 진출에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글로벌 스튜디오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입니다.

이제 스튜디오는 시장에서 흥행할 수 있는, 그리고 모든 플랫폼이 원하는 작품을 잘 기획하고 제작하는 일이 남았습니다. 기존에 가졌던 생각들, 예를 들면 채널 편성은 보장돼 있다는 등의 구태의연한 생각은 버리고, 좋은 콘텐트로 시장에 있는 여러 경쟁자들을 이기고 압도적인 1등,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어떻게 자리 잡을 것인지를 치열하게 고민하기 바랍니다.

메가박스는 코로나19 사태의 타격을 가장 많이 받은 계열사입니다. 강도 높은 비용 절감을 추진했으나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 면에서 부진했던 게 사실입니다. 코로나19뿐 아니라 새롭게 등장한 OTT 등의 다양한 플랫폼이 상당한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메가박스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존의 ‘극장-콘텐트’ 부문에서 ‘플랫폼-콘텐트’ 부문으로 탈바꿈할 필요가 있습니다. 무리한 출점을 지양하고, 극장 유휴 공간을 활용해 ‘종합 엔터테인먼트 공간 사업자’로 거듭나기 바랍니다. 극장의 공간 가치를 극대화하고, 지역 거점화를 통해 지역 사업자로 도약해야 하는 과제가 놓여있습니다. 스튜디오M은 국내 최고 영화 스튜디오가 되어야 합니다.

휘닉스 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해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실적을 넘어섰습니다. 고객의 시간과 동선을 감안한 콘텐트 개발과 객실 중심의 통합 상품인 올인클루시브 상품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팬데믹 위기를 기회로 삼은 성공 사례입니다.

여기에 만족하지 말고, 새해에는 영업 채널을 다변화해 성수기와 비수기 간 편차를 최대한 줄여 매출을 확대하고, 최고 수준의 고객만족도를 달성해야 합니다. 사계절 머물 수 있는 업계 최고의 휴양 리조트라는 목표를 향해 매진하기 바랍니다.

스포츠 비즈니스군은 지난해 JTBC의 골프 채널 운영 경험과 디스커버리사의 골프 비즈니스 노하우를 접목해 JTBC디스커버리를 설립했습니다. 새해는 골프 산업 성장과 함께 퀀텀 점프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한 해입니다. 매출 성장에 힘입어 흑자 전환하는 해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새해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항저우 아시안게임, 카타르 월드컵 등 굵직한 스포츠 행사가 예정돼 있습니다. 큰 사업 기회를 잘 활용해 2026년 올림픽 독점 중계를 앞두고 명실상부한 스포츠 콘텐트 마켓 리더로 도약하기 바랍니다.

럭셔리앤라이프스타일군은 디지털 광고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점에 착안해 디지털 전환을 끊임없이 추진해야 합니다. 매체사업부문은 디지털콘텐트 제작 역량을 강화해 새로운 미디어의 가치를 지속 창출하고, 스튜디오닷은 종합 콘텐트 마케팅대행사로 성장할 것을 당부드립니다.

중앙그룹 임직원 여러분,

계열사별로 형편과 목표가 제각각이지만, 새해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마켓 리더’입니다. 지금의 시장이 아니라 미래의 성장하는 시장에서 마켓 리더에 오르겠다는 큰 꿈을 꾸어야 합니다. 세상의 변화를 읽고 남들보다 한 발 더 앞서 나가는 큰 꿈을 꿔야 합니다. 우리가 만드는 새 트렌드가 매출과 브랜드 가치를 증대시키는 선순환으로 이어지고, 결국엔 남들이 따라올 수밖에 없는 ‘표준’으로 자리 잡는 것이 저의 꿈이고, 우리가 가야 할 미래입니다.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여러분 한분 한분이 세상의 흐름과 완전히 동기화하길 당부드립니다. 세상과의 완전한 동기화는 우리를 변신시킬 것입니다. 이를 위해 조직 문화와 의사결정 시스템을 바꾸겠습니다. 우리의 꿈과 동기화를 북돋울 수 있도록 직급 구조와 커뮤니케이션 방식, 평가, 근태 등을 버전업하겠습니다. 전 임직원이 트렌드를 직접 경험하고 체득할 수 있도록 심화 교육을 추진하겠습니다. 2022년은 중앙그룹 교육을 강화하는 원년입니다.

새해에는 또 하나 유념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가 열리는 해입니다. 중앙일보와 JTBC는 공정과 균형을 최우선으로, 국내 최고 언론사로서의 신뢰를 쌓아 나가야 합니다. 오로지 국민만 바라봐야 합니다. 여론을 선도하되 치우치지 않고, 영향력을 높이되 흥분하지 않는 격조 있고 안정감 있는 보도를 당부드립니다.

중앙 가족 여러분,

저는 새해에 최고가 되는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여러분과 제가 함께 만들어가는 꿈입니다. 묵은 습관을 버리고, 트렌드를 선도해 세상을 바꾸는 ‘마켓 리더를 향한 대장정’에 동참해주기 바랍니다. 중앙그룹 탄생 60주년을 맞는 2025년에는 우리 모두가 꿈을 이룰 것입니다.

다시 한번 노고에 감사드리며 2022년은 회사는 물론 임직원 한분 한분이 더욱 발전하고, 뜻깊은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항상 건강 건승하시고, 댁내 두루 평안하고 행복한 새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22년 1월 3일
중앙일보•JTBC 부회장 홍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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