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네이버 조인트벤처 주제판 종료

[30일까지 운영, 5년여 만에 마침표]
블로그·포스트 등서 유통은 가능
이전과 같은 수익 확보는 불투명
네이버, 언론사 지원금 삭감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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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네이버 조인트벤처가 운영하는 네이버 주제판이 문을 닫는다. 현재 네이버 모바일과 PC에서 서비스 중인 12개 주제판에는 ‘네이버 메인 개선 방향성에 따라 오는 12월30일부터 운영을 종료한다’는 공지가 떠있다. 네이버가 언론사에 주제판 운영을 맡긴 지 5년 7개월만의 마침표다.


2016년 5월 조선일보(법인명 잡스엔·주제판명 JOB&)를 시작으로 총 13개 언론사(표 참조)가 네이버와 조인트벤처를 설립했다. 이들은 각 주제판에 맞는 콘텐츠를 생산·편집하고, 네이버는 주제판 운영과 인건비 등 명목으로 매년 10억원가량을 지원했다. 주제판에서 발생하는 광고수익도 나눴다. 지난해 조인트벤처 13개사의 당기순익은 3600만원(머니투데이·법률)에서 8억5500만원(매일경제·여행+) 사이였다.

주제판이 사라진다고 해서 당장 조인트벤처가 폐업 수순을 밟는 것은 아니다. 주제판 외에 블로그, 포스트, 네이버TV, 지식인, 프리미엄콘텐츠 등 네이버 플랫폼 속 다른 영역에서 자신들이 생산한 콘텐츠를 유통할 수 있다. 개별 주제판이 있던 공간을 통합한 ‘MY구독판’에서도 이들 콘텐츠가 노출된다.


다만 이전과 같은 수익 확보는 불투명하다. 콘텐츠를 편집할 공간을 잃은 만큼 해당 명목의 지원금이 삭감된다. 콘텐츠 노출 빈도가 줄어 광고비 역시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조인트벤처들은 당장 회사 운영은 유지하지만 눈앞에 닥친 수익 급감 우려로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A조인트벤처 대표는 “워낙 큰 변화가 생기다보니 내년 경영 계획을 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다른 대표들도 고민이 많다고 들었다”며 “콘텐츠를 계속 만들어도 별도의 주제판을 운영하지 못하면 당연히 클릭률이나 주목도는 떨어진다. 어찌됐든 네이버가 자기들이 돈을 주고 사는 콘텐츠(콘텐츠 생산 지원금)인 만큼 최대한 노출하겠다고 했으니 일단 그걸 보고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방식의 주제판은 도입 초기부터 기대와 우려를 낳았다. 당시 네이버는 모바일 영향력 확대를 위해 여러 서비스를 론칭했고 그중 하나가 주제판이었다. ‘언론사는 콘텐츠 제공자에 그칠 뿐 네이버에 이용만 당할 것’이라거나 포털 종속을 가속화할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이 나왔지만 언론사들은 너도나도 네이버와 손을 잡고 싶어 했다.


가장 먼저 조선일보가 네이버와 조인트벤처를 설립했다는 소식이 퍼지자 여러 언론사가 네이버에 러브콜을 보냈다. 2016년 5개였던 조인트벤처 운영 주제판은 이듬해 13개로 불었다. 이 가운데 EBS(스쿨잼)는 지난 7월 자발적으로 주제판 운영을 종료해 현재 12개가 남았다. 그동안 차별화한 콘텐츠와 눈에 띄는 전략으로 수익을 포함한 다방면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낸 곳도 있지만, 네이버 지원금에 전적으로 기댈 수밖에 없었던 곳도 적지 않다.


B조인트벤처 대표는 “주제판을 기반으로 독립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보다 네이버 지원금에 의존해온 곳이 상당수”라며 “당장 내년부터 주제판이 사라지면 지원금이 절반 가까이 줄고 광고수익도 빠질 거다. 가만히 있을 수는 없어서 이것저것 해보지만 전망이 그렇게 밝지만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12개 조인트벤처는 네이버의 정책 변화 하나로 사실상 생존의 기로에 서게 됐다. 등 떠밀린 독립 선언에도 살아남을 가능성을 스스로 높여야 할 처지다. C조인트벤처 대표는 “우리 집이라고 생각했는데 나가라고 하니 앞으로 사는 게 힘들어지는 건 분명하다”면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해 뭐든 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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