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가 지난 8월 홈페이지 개편을 진행하고 약 2개월 만에 온라인 회원 20만명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원전용 콘텐츠 개발, 데이터 기반 마케팅에 따른 결과는 궁극적으로 유료화를 위한 단계별 행보란 점에서 성과로 이어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8월 말 홈페이지·모바일 개편 등을 진행한 중앙일보는 11월 초 온라인 회원 수 20만명을 돌파했다. 기존 중앙그룹 계열사가 포함됐던 조인스닷컴 체계에서 ‘더중앙’이란 신문 브랜드와 도메인을 독립시키고 회원가입을 적극 유도하는 개편을 단행, 0명에서 회원 유치를 시작한 지 두 달만이다. 중앙그룹은 지난 4일자 사보에서 “현재 증가세를 감안하면 목표로 한 회원수를 조기에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내부에선 연말까지 30만명을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신규 회원유치 성과 핵심엔 콘텐츠 개편이 놓인다. 특히 지난 4월 재보선 등에서 데이터로 가능성이 확인된 ‘우리동네 출산 축하금’, ‘초간단 세대성향 판별기’, 게임적 요소를 도입해 재활용 가능 여부를 알 수 있게 한 ‘플라스틱 쓰레기왕’ 등 인터랙티브 콘텐츠가 큰 역할을 했다. 중앙그룹은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통한 회원 가입은 전체 회원 가입의 25%에 육박한다”고 전했다.
타깃 독자가 명확한 맞춤 콘텐츠도 주효했다. IT·유니콘 기업에 관심 많고 이직·전직·투자를 바라는 직장인을 타깃으로 삼은 서비스3팀의 ‘팩플’, 건강한 주식맛집을 표방해 지난 9월 이용자가 종목분석 요청을 하는 게시판을 만들기도 한 S팀의 ‘앤츠랩’이 대표적이다. P팀에서 운영 중인 ‘헬로, 페어런츠’는 ‘오밥뉴스’(밥상머리에서 자녀와 얘기할 주제 제공), ‘괜찮아 부모상담소’(양육고민 해결)‘, ’아이랑고'(아이와 체험행사 추천) 등으로 3040 부모를 구독층으로 끌어들였다.
MZ세대 논객들이 기성세대를 저격하고 당사자의 반박 등을 담는 칼럼 시리즈 '나는 저격한다'처럼 오피니언 콘텐츠에 대한 실험 역시 이뤄졌다. 정보제공이든, 의견표출을 담보한 정치 오피니언이든, 어떤 방식을 통해 효용감을 준 콘텐츠가 성과로 이어졌다는 점은 유념할만하다. 중앙일보 관계자는 ‘나는 저격한다’와 관련해 “회원전용 콘텐츠가 아니었지만 회원으로 가입한 이용자가 상당한 규모로 존재하며, 가입에 그치지 않고 회원들이 적극 댓글 등을 통해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로서 기능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제작 외 영역인 콘텐츠 마케팅이 강화된 점도 주지할만하다. 회원가입 전략, 데이터, 마케팅, 유통 등을 종합적으로 관장·실행하는 ‘컨버전 플래닝 TFT’의 역할이 대표적이다. 13명이 참여한 이 한시 조직은 콘텐츠 서비스 기획단계부터 함께 상품 플래닝을 하고 적합한 유통경로를 발굴해 이용자 접점을 확대하는 협업을 진행한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계속 성과를 개선함으로써 잠재 고객을 데려오는 데 역할을 했다.
이성규 미디어스피어 대표는 “곧장 유료화를 하면 초반에 힘든데 레지스터(등록) 유저를 모으고 (유료 독자로) 전환 시키는 작업은 유럽 일부매체 사례가 있듯 검증된 방법”이라고 평했다. 이어 “마틴 배런 전 워싱턴포스트 편집장은 최근 강연에서 유료구독을 부르는 기사로 정치, 오피니언, 탐사심층보도 등을 꼽았다. 현재 특정 타깃층을 데려오더라도 결국 타깃은 폭넓어질 수밖에 없다. NYT만 해도 ‘와이어커터’를 통해 이용자 생활에 도움을 주는 제품리뷰를 하지만 비뉴스 콘텐츠 구독이 뉴스 구독을 대체하긴 쉽지 않다. 결국 본연에 해당하는 뉴스 퀄리티를 높이는 게 핵심”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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