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경 새 경영진 '편집국 패싱' 경력 채용… 기자들 반발

최근 임명된 위원장 추천으로 추진
기자들 "회사, 공식 해명조차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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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운용사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로 경영권이 넘어간 아시아경제가 최근 편집국을 배제한 채 경력기자를 일방적으로 채용해 기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아시아경제는 지난 1일 오후 3시께 새로 채용한 기자 1인을 문화부로 발령 내는 인사공고를 냈다. 이날 오전 해당 기자가 출근했고 인트라넷 노조 게시판은 편집국장 등이 모르는 상황에서 채용이 이뤄졌다는 경위의 사실 여부를 두고 들끓던 터였다. 공지는 결국 10여분만에 사라졌고, 다음날 같은 내용으로 다시 올라왔다. 노조가 파악해 공유한 사실관계 등에 따르면 회사는 IT조선 대표를 지내다 지난달 아시아경제 미래전략위원장으로 임명된 우병현 위원장의 추천으로 해당 기자 채용을 추진했다. 지난 7월 취임한 현상순 회장을 비롯해 마영민 투자부문 대표, 이학인 경영지원실장(부사장)이 면접 및 평가를 진행했으며, 발행인이자 편집인인 이의철 대표, 이정일 편집국장은 이 자리에 없었다. 채용 사실과 대강의 출근 일정을 한 주 전쯤 인사부장이 편집국장에게 전한 정도가 언급됐다.


아시아경제 기자들은 이번 채용이 정상적인 인사 시스템이 작동한 결과인지, 편집국장조차 ‘패싱’한 사측의 일방적인 채용이 적절한 방식이었는지 사내 게시글 등을 통해 분노를 표하고 있다. 사모펀드가 경영권을 잡은 국내 첫 언론사로서 의구심과 반감이 존재하던 터 기자조직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마저 없었던 행태로 인식하는 목소리가 많다. 기존과 새 리더십 전환기에 벌어진 해프닝으로 볼 수도 있지만 이는 분명 새 경영진의 언론사 조직에 대한 이해 부족을 드러냈고, 향후 운영에서도 이런 기조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지 않다.


아시아경제 한 기자는 “이후 대처가 더 문제다. 젊은 기자들일수록 ‘편집국 패싱’에 대한 자존심 훼손이 큰데 사장이나 편집국장, 회사 등에선 아직까지 아무런 공식 해명이나 사과, 후속조치가 없다”며 “노조가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알려주고 있다는 게 이 어이없는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했다. 이어 “경영권이 바뀔 때도 그랬다. 격변기를 맞아 리더십에 혼란스러운 공백이 있는 상황이라지만 기자 선배들조차 몸만 사리고 아무도 나서지 않는 모습이 매우 실망스럽다”고 덧붙였다.


전국언론노조 아시아경제지부는 조만간 이번 사태와 관련해 기자들 목소리 등을 담은 노보를 낼 예정이다. 이의철 대표와 이정일 편집국장은 8일 본보와 통화에서 이번 일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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