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가 토요일자 신문을 타블로이드판형으로 발행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최근 한겨레는 오는 24일부터 토요판을 타블로이드판으로 제작하기로 결정하고 콘텐츠 배치와 지면 수 등 세부 내용을 조율하고 있다. 타블로이드판은 B4 사이즈 정도로, 국내 주요 신문사 상당수가 사용하는 대판의 절반 크기다. 한겨레는 매주 목요일과 금요일 각각 8면씩 발행해온 ‘ESC(생활·문화)’와 ‘책&생각’ 섹션을 새 토요판에 삽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겨레 관계자는 “토요판 타블로이드 발행 방침을 세운 것이 맞다”면서 “적용 시점을 7월24일로 잡고 일반 기사와 토요판 전용 기사 분량 등을 협의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대형 종합일간지가 특집판이나 섹션별지가 아닌 정규 지면을 타블로이드판으로 발행하는 것은 사실상 한겨레가 처음이다. 앞서 국내 언론계에서 신문 판형 변경으로 화제가 된 사례는 2009년 중앙일보의 베를리너판 도입이다. 당시 중앙일보는 기존 대판 지면보다 30%가량 작은 베를리너판 전용 윤전기를 새로 들였다. 현재 중앙일보를 비롯해 국민일보와 파이낸셜뉴스, 여러 지역신문 등이 이 윤전기에서 베를리너판으로 신문을 찍고 있다. 반면 타블로이드판의 경우 한겨레가 보유한 윤전기에서 인쇄가 가능하다.
한겨레의 타블로이드 도입 실험은 디지털 전환 가속화와 비용 절감 측면에서 결정됐다. 지난해 10월 한겨레 콘텐츠개편팀이 구성원들에게 공유한 ‘디지털 전환 제안서’에는 콘텐츠와 제작 시스템 변화, 독자의 휴대·보관·이동 편의성 확보 등을 위해 타블로이드로 판형 변경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대목이 있다. 또한 영국 유력지 가디언이 2019년 20년 만에 흑자를 기록한 이유 중 하나가 2018년 타블로이드로 판형을 변경해 비용을 절감한 덕분이라는 분석도 제안서에 담겨있다.
한겨레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토요일자 개편은 향후 전체 타블로이드판 전환과 토요일자 폐지까지 고려해 진행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있다”며 “실행을 앞두고 내부에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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