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주식·부동산 열풍… 그들의 과외쌤은 경제신문

2040 중심으로 경제지 가정 구독
매경·한경, 작년 하반기부터 급증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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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하반기부터 경제신문 가정구독자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재테크 열풍으로 경제공부를 시작한 MZ세대들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매일경제신문을 구독하는 30대 초반 직장인 안모씨와 한국경제신문을 구독하는 40대 직장인 이판용씨는 경제공부 차원에서 매일 신문을 읽고 주요 기사를 정리해 자신의 블로그에 업로드한다. (왼쪽부터 안씨 블로그 ‘행복한오잉’과 이판용씨 블로그 ‘파니스토리’에 올라와있는 경제신문들.)

 

경제신문을 가정에서 받아보는 구독자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주요 경제신문사 내부에서도 가파른 가정구독 증가 추세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신문이 아니어도 다양한 경로로 경제정보를 접할 수 있는 미디어 환경에서 돈을 들여 종이신문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는 현상은 기성언론에 고무적이다. 


매일경제신문과 한국경제신문 등 주요 경제신문에 가정구독 신청이 큰 폭으로 늘어난 시점은 지난해 하반기다. 한국경제에 따르면 통상 가정구독으로 집계되는 홈페이지와 전화를 통한 신문 구독 신청이 지난해 4분기부터 대폭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4월까지 신청 건수가 2019년 전체 건수를 뛰어넘었다. 매일경제에서도 같은 기간 홈페이지 등으로 신문 구독을 신청한 독자가 전년 동기간 대비 2.5배 이상 늘었다. 

매경 구독신청 2.5배 이상 늘어... 한경도 작년 4분기부터 대폭 증가

보통 연초에는 가정구독 신청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 추세가 1분기를 넘어서까지 이어지는 것은 특이한 경우다. 한국경제 관계자는 “올해는 저희도 놀랄 정도로 신청 건수가 많고 5월인 지금까지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판매를 담당하는 독자서비스국도 매우 이례적으로 받아들일 정도”라고 설명했다.


경제신문 가정구독 신청이 증가한 배경엔 지난해부터 확산한 주식투자‧부동산‧재테크 열풍이 있다. 경제정보 수요가 많아지면서 미디어 시장에서 경제 콘텐츠가 인기를 끌었다. 주요 경제신문들도 재테크, 부동산, 해외 주식, 암호화폐 뉴스 등을 강화했다. 매일경제 관계자는 “주식투자 열풍으로 떠오른 동학개미‧서학개미 등 개인 구독자들의 수요에 맞춰 재테크 콘텐츠를 보강했다”며 “특히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를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홍보를 강화한 것이 구독 증가로 이어졌다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한국경제 관계자도 “젊은 독자들의 유입세가 두드러지는 게 고무적”이라며 “경제에 대한 관심이 정치와 사회를 압도하고 있다고 본다. 경제신문의 파이가 커지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종이신문 시장이 내리막길을 걷는 상황에서 정보를 접하는 통로로 ‘종이’가 선택받는 현상은 기성언론에 특별한 경험이다. 한 신문사 전략담당 간부는 “아무리 경제 콘텐츠 수요가 많다고 해도 포털에서 기사를 무료로 볼 수 있고 경제를 다루는 유튜브 채널도 호황이지 않느냐”라며 “종이신문 가정구독이 이례적으로 크게 증가하는 건 합리적으로는 설명이 안 된다”고 말했다.

젊은 독자들 “포털에선 기사 편식… 기사 배치 보며 중요도 파악 가능”

신규 구독자는 경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MZ세대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올 초부터 경제를 공부하기 위해 경제신문을 구독하고 있는 40대 직장인 이판용씨는 매일 형광펜으로 줄을 그어가며 기사를 읽고 이를 블로그(파니스토리)에 기록한다. 이씨는 “코로나19로 경제사정이 나빠졌고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는 걸 보면서 경제에 관심이 생겼다. 경제기사를 찾아보기 시작했는데 포털사이트에선 보고 싶은 기사만 보게 돼 경제신문을 구독하게 됐다”며 “저처럼 기사편식을 없애기 위해 종이신문을 구독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종이가 주는 편안함도 있고 기사 배치를 보면서 중요도를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30대 초반 직장인 안모씨도 지난달부터 집에서 경제신문을 받아보고 있다. 안씨 역시 매일 블로그(행복한오잉)에 주요 기사의 헤드라인을 정리하면서 경제공부 습관을 들이는 중이다. 안씨는 “스마트폰에 뜨는 기사는 주로 조회수 순서이다 보니 자극적인 제목에 더 손이 가게 돼 정말 필요하지만 지루한 소식은 건너뛰게 된다. 신문은 매일 아침 알아서 문 앞까지 찾아오고 앞 장부터 찬찬히 읽어야 하니까 그럴 일이 없다”며 “재테크에 관심 있다면 커피 4잔 값 정도인 경제신문 월 구독료 2만원은 투자할 만 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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