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이 사람] "동네 여행, 어디까지 해보셨나요?"

'경남 동네여행' 펴낸 경남도민일보 문화부 기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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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문화부 기자들이 만든 소소한 동네 문화지도. 줄여서 ‘수소문’. 경남도민일보 문화부 기자들이 지난 2017년 5월부터 2년여간 연재한 기획물의 이름이다. 동네마다 소소한 문화공간을 찾아내 경남의 새로운 문화 지도를 완성하겠다는 야심으로 시작한 기획이었다. 그게 발단이었다. 2년이 조금 넘은 지난해 6월 문화부 기자들은 다시 의기투합했다. ‘수소문의 A/S를 하자’며 이번엔 작지만 개성 있는 경남 동네들을 찾아 다녔다. 마침 코로나19로 원거리 이동이 기피되며, 동네 여행이 트렌드로 떠오르는 때였다.

 

경남도민일보 문화부 기자들은 지난해 6월부터 6개월간 작지만 개성 있는 경남 동네들을 찾아 다녔다. 지난해 말엔 18개 시군 25개 동네를 묶어 책 ‘경남 동네여행’을 펴내기도 했다. 사진은 최석환 경남도민일보 기자가 동네를 탐방하는 모습.

이서후 경남도민일보 기자는 “되게 익숙한 골목인데도 어느 순간 적당한 온도와 바람, 햇빛의 정도가 딱 맞아 떨어져 정말 예뻐 보일 때가 있다. 그걸 잡아내는 감수성이 있다면 충분히 독자들도 동네 여행을 즐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며 “좁은 공간 안에 조금은 낡은 모습을 간직한, 그러면서도 아기자기한 공간들이 새로 생긴 동네들을 찾아 다녔다”고 말했다.

 

담장을 넘어 흘러내린 대추나무와 이름 모를 골목길 꽃들, 조용한 주택가 사이사이 자리 잡은 독립서점과 카페, 식당. 기자들은 유명 관광지보단 주로 이런 동네 풍경과 동네를 지키는 사람들, 공간을 만드는 사람들을 기사에 담았다. 익숙한 장소지만 색다른 시각으로 동네를 ‘재발견’하려 했다.


김민지 경남도민일보 기자는 “서후 선배가 사진을 찍고 나머지 기자들이 지역민을 인터뷰하는 식으로 취재했다”며 “섭외는 주로 현장에서 했다. 코스를 대략적으로 짜고 취재를 나가긴 했지만 실제 어떤 공간이 마음에 들면 즉흥적으로 취재 방향을 바꾸기도 했다”고 말했다.

 

경남도민일보 문화부 기자들은 지난해 6월부터 6개월간 작지만 개성 있는 경남 동네들을 찾아 다녔다. 지난해 말엔 18개 시군 25개 동네를 묶어 책 ‘경남 동네여행’을 펴내기도 했다. 사진은 김민지 경남도민일보 기자가 동네를 탐방하는 모습.

취재는 문화부 기자들이 날을 잡아 함께 나갔다. 형식은 취재였지만 사실상 부서 야유회처럼 나들이 가듯이 취재를 다녔다. 김해수 경남도민일보 기자는 “기획할 때부터 이 기사를 숙제처럼 하지 말자고 했고, 그래서 매번 선후배들끼리 소풍 가듯이 다녀왔다”며 “취재를 빙자해 맛있는 식당을 찾아 밥도 먹고 평가도 하며 동네 구석구석을 돌아다녔다”고 말했다.


새로운 동네를 찾는 것도 또 다른 재미였다. ‘수소문’ 때보단 공간을 확장해 경남 18개 시군을 대상으로 마을을 찾았고, 창원시 성산구 사파동부터 남해군 남해읍까지 25개의 동네를 발굴했다. 통영시 봉평동과 김해시 봉황동, 남해군 삼동면 지족마을, 하동군 악양면은 그 중에서도 기자들이 최고로 꼽은 동네들이다. 최석환 경남도민일보 기자는 “섬진강을 끼고 있어서 그런지 개인적으로 하동군이 가장 좋았다”며 “섬진강 바로 옆쪽 도로에 벚꽃나무가 줄지어 서 있는데 그 경치가 정말 예뻐서 기억에 남는다. 다음에 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6개월간의 연재물은 지난해 말 ‘경남 동네여행’이라는 책으로 결실을 맺었다. 김해수 기자는 “책을 보는 독자들이 우리와 함께 걸으며 여행하는 마음을 느끼기를 바란다”며 “특히 소개된 지역에 사는 독자라면 직접 동네를 둘러보며 익숙한 공간이 새로이 보이는 경험을 꼭 해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서후 기자도 “소개돼 있는 여행지들을 관광하듯이 다니는 것보다는 이 책을 통해 자기만의 동네 여행을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강아영 기자 sbsm@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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