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자협회를 포함한 언론 단체들이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한 언론개혁 공약을 시급히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미디어개혁시민네트워크, 한국기자협회, 방송기자연합회, 방송독립시민행동,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PD연합회 등 6개 단체는 6일 기자회견을 열고 “불안과 희망이 교차하는 2021년은 문재인 정부에게 촛불 시민들이 요구했던 언론개혁을 마무리할 마지막 시기”라며 “정권 재창출에 모든 것을 걸 청와대와 여당에게 분명히 밝힌다. 언론노동자와 시민이 제시한 언론개혁의 로드맵을 또 다시 차기 정권의 과제라 미루지 말길 바란다”고 밝혔다.
언론 단체들은 “올해 문재인 정부에게 필요한 언론은 성과를 보여주고 야당을 비판하는 언론이 아니라, 청와대와 국회에서 보지 못하는 노동자와 시민의 삶을 보여주는 언론”이라며 “2021년 새해는 언론개혁의 공약이 완성되는 그 때 시작될 것이다. 아직 우리에게 새로운 해는 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언론개혁 한 발자국도, 아니 시작조차 못 하고 있다"
김동훈 한국기자협회장은 발언을 통해 “정부 관계자들이 공공연히 ‘정책이 없는 게 언론 정책’이라고 얘기할 정도로 언론개혁에 대해선 문재인 정부가 완전히 손 놓는 게 현실”이라며 “지난해 8월 기자협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현업 기자 70% 이상이 미디어개혁위원회 설치를 갈망했다. 지난 1년 가까이 징벌적 손해배상제로 소모적 논쟁만 벌이다 정부 여당이 한 발 물러서는 상황인데 지금이라도 신문법, 방송법 개정 등 법과 제도를 통해 언론개혁에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성재호 방송기자연합회장도 “언론개혁을 촉구하는 이런 행사를 얼마나 많이 했는지 기억도 안 난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임기 1년 남짓 남은 이 시점에 언론개혁은 한 발자국도, 아니 시작조차 못 하고 있다”며 “이런 식으로 지나가면 올해 KBS가 새로 뽑을 이사진과 사장도 또 과거 방송법대로 선출하게 될 것이고, 정부 여당이 낙점한 인물이라는 평가가 나올 것이다. 국민의 손으로 사장을 뽑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고, 그것이 언론개혁과 탄압에 맞서 싸우다 숨진 고 이용마 기자의 유지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김서중 미디어개혁시민네트워크 공동대표도 “시민단체들이 1년 반 정도에 걸쳐 힘겹게 미디어 개혁의제 관련 보고서를 만들었는데 정부 여당은 하나도 움직임이 없다”며 “저는 하루 속히 사회적 논의기구를 설치해서 종합적인 언론개혁을 하는 것이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하다고 본다. 특히 정책 논의들이 사업자나 시장 중심으로 갈 수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시민이 자신들의 커뮤니케이션 주권을 인식하고 이를 중심으로 사회적 논의를 할 수 있는 기구를 설치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문 대통령, 민주당 공약 등 통해 언론개혁 약속했지만…"공허한 외침"
오정훈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발언에 앞서 정부 여당의 언론개혁 정책협약서를 들어보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19대 대선 당시 공약 등을 통해 △KBS·MBC 등 공영방송의 지배구조 개선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 ‘일반법’ 전환 △미디어 규제·진흥 체제 재정립을 위한 범사회적 논의기구인 미디어개혁위원회 설치 등을 밝혔고, 더불어민주당도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주요 정책과제 중 하나로 미디어혁신기구 설치와 운영 추진을 약속한 바 있다.
오정훈 위원장은 “이 약속들이 공허한 외침으로만 남아선 안 된다. 지금 여론은 검찰개혁을 넘어서 언론개혁의 과제를 논의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데 과연 언론개혁이 징벌적 손배제 등으로 가능한지 의문스럽다”며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언론이 신뢰를 잃어버린 데 대해 현업자 스스로 반성하고 어떻게 하면 언론을 정화할 것인지 궁리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언론개혁의 논의는 한 분야, 조각으로만 이뤄질 수 없기에 정부, 청와대가 언론개혁 공약 이행에 집중해주고 그 방안은 다양성 확보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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