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조 MBN지부가 6일 오전 서울 중구 MBN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의 '부동산 사업 물적분할' 결정을 비판했다. 앞서 MBN이 공시한 부동산 사업부문 분할 계획안은 이날 노조 기자회견 직후 열린 MBN 주주총회에서 승인됐다.
지난 8월 MBN은 자사 사업 중 부동산 개발·공급·임대사업 부문을 따로 떼어 내 'MK디엔씨'라는 신설회사를 설립하겠다고 공시했다. MBN이 밝힌 회사 분할의 목적은 '방송사업 본연의 공적·공익적 목적 추구'와 '부동산 사업의 효율성 강화' 등이다.
지난달부터 '유죄' 경영진의 사퇴를 촉구하며 1인 시위를 진행 중인 MBN 노조는 이번 분할이 MBN의 부실화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언론노조 MBN지부는 6일 기자회견문을 통해 "기본적인 도덕성과 책임감을 갖추지 않은 경영진이 방송 본연의 목적을 입에 올리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주주들의 숙원은 MBN이 주식시장에 정상적으로 상장해 가치를 실현하는 것인데, 물적분할 공시에는 두 회사의 상장계획이 전혀 나와 있지 않다. 계속 비상장기업으로 남겨 놓으려는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MBN 사측은 "MK디엔씨는 100% MBN의 자회사로 향후 손익도 MBN에 전부 귀속된다"면서 노조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하지만 노조는 "향후 지분 구도가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사측의 약속을 장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MBN 물적분할과 신설회사 설립에 대한 최종 승인권은 방송통신위원회가 쥐고 있다. 방통위는 다음달 예정된 MBN 재승인 심사, 그에 앞서 MBN 행정처분 수위 결정도 앞두고 있다.
나석채 언론노조 MBN지부장은 "MBN은 방송사의 지위를 이용해 부동산업에 날개를 달려는 것이다. 방통위는 현 경영진의 꼼수가 눈에 보이는 분할을 승인해선 안 된다"며 "정말 승인이 필요하다면 소유·경영 분리를 통해 투명하고 독립적인 경영이 이뤄지도록 장치를 마련한 후 해줘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달아 기자 bliss@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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