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협회보 오행시'… 언론불신 고민, 고된 삶, 사명감 녹아있었다

기자 294명 참여, 477편 접수
최우수상 이동욱 경남도민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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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협회보’ 오행시의 열기는 뜨거웠다. 기자협회보 지령 2000호 발행을 기념해 한국기자협회가 지난 10일까지 23일간 접수한 오행시 공모전엔 총 294명이 참여해 477편을 제출했다. 지령 2000호를 축하하는 메시지와 함께 기자로서의 고된 삶, 언론 불신에 대한 고민, 그럼에도 다시 한 번 다짐하는 언론인의 사명이 오행시에 오롯이 담겼다. 기자협회는 지난 15일 심사위원회를 열어 최우수상 1명과 우수상 3명, 장려상 25명을 선정했다. 과연 최우수상과 우수상은 어떤 작품들이 수상했을까.


◇‘회’초리 따끔하지만 ‘보’도하겠다, 정론직필 정신으로   
“‘기’록하겠습니다 진실을! ‘자’만하지 않겠습니다 겸손하게! ‘협’력하겠습니다 시민들과! ‘회’복하겠습니다 언론의 사명! ‘보’도하겠습니다 정론직필 정신으로!” 이번 공모전에선 기자로서의 기본 정신과 가치를 강조한 위 작품이 최우수상으로 선정됐다. 이 오행시를 쓴 이동욱 경남도민일보 기자는 “자유 주제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기자로서 되새겨야 할 가치를 연결 지어야 한다는 생각에 말을 맞춰봤다”며 “기자협회, 기자협회보가 회원 간 친목이나 이권만을 생각하는 곳이 아니듯 기자로서의 기본 정신을 계속해 지킬 수 있는 역할을 해주시면 좋겠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우수상 수상작들도 대부분 기자로서의 사명감을 담은 작품들이었다. 우수상을 수상한 차상은 YTN 기자는 “가능하면 재밌게 써볼까 했는데 기자들이 질타도 많이 받고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 않느냐”며 “다른 직군에 비해 내려놓는 것도 많고 힘들게 일하고 있는데, 나름의 상황 설명을 하고 싶었다. 또 우리가 하는 일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도 함께 담아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협’곡보다 더 거친 현장에서 질타를 받을 때도 많지만 ‘회’초리 속에 담긴 참뜻을 생각하며 펜을 고쳐 쥐어봅니다. ‘보’고 듣고 기록하는 우리의 일상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를.”이라는 문장으로 그런 생각을 풀어냈다.



◇‘기’자는 ‘자’랑할 만한 직업일까
이번 공모전에선 유독 기자로서의 고된 삶, 언론 불신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는 작품들이 많이 출품됐다. 장려상을 수상한 문선영 이투데이 기자는 “‘기’적적으로 마감을 마친 후 ‘자’리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켭니다. ‘협’소한 기자실 책상에 앉아 ‘회’의 자료를 정리합니다. ‘보’도자료는 또 왜 이렇게 많은지...”로 고단한 기자의 하루를 표현했고, 최우영 머니투데이 기자도 “‘기’침이 나지만 오늘도 현장 출근. ‘자’가격리는 언감생심, 마감이 먼저다. ‘협’박처럼 다가오는 타 매체의 단독 소식. ‘회’색빛 아스팔트에 멍하니 앉아 있다가 ‘보’고 시간 지났다는 전화 받고 정신 차린다.”는 오행시로 기자의 고충을 토로했다.


“‘기’자엄마를 자랑하고 다니는 아이. ‘자’랑할 만한 직업인지 정작 엄마는 고민이 되는 걸. ‘협’소해져가는 기자의 설자리, ‘회’사에서 들리는 건 갈수록 어려워진다는 소리뿐이지만 ‘보’석 같은 아이의 두 눈을 보며 다시 한 번 힘을 내 본다.” 신지영 MBC 기자는 본인 직업에 대한 아이의 자부심에 당혹스러움과 고민을 솔직하게 표현한 위 작품으로 우수상을 수상했다. 신 기자는 “지금 아이가 열 살인데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만나는 사람마다 제 직업을 자랑하고 다녔다”며 “심지어 숙박업소에서 처음 만난 언니에게도 그러더라. 아직 세상 물정을 몰라서 그런 것 같지만, 적어도 상금을 타면 설렁탕을 좋아하는 아이에게 특설렁탕을 사줘야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쉼 없이 달려온 ‘협’회보, ‘회’비 아깝지 않은 활약 해 달라
기자협회보 지령 2000호를 기념해 열린 공모전인 만큼 축하의 메시지를 전하는 오행시들도 많았다. 장려상을 수상한 문승용 이데일리 기자는 “‘기’억합니다. 1964년 11월 창간을, ‘자’랑스런 2000호 발행까지 ‘협’회보는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회’원 모두의 땀과 열정과 희망을 담아 ‘보’람된 3000호를 향해 출발합시다!”고 지령 2000호를 축하했고, 장윤희 연합뉴스TV 기자도 “‘협’회보 지령 2000호 어깨가 무겁습니다. ‘회’비 아깝지 않은 활약 기대하겠습니다. ‘보’약처럼 쓰지만 이로운 시각 보여주세요!”라며 기자협회보에 당부의 말을 전했다.


우수상을 수상한 강신우 이데일리 기자도 “‘기’록한 세월 어느덧 이만사백칠일. ‘자’랑스럽고 위대한 지령 이천호. ‘협’곡처럼 깊고 어둡던 길과 마주했던 나날들. ‘회’원사들과 함께한 언론자유수호의 영광. ‘보’다 더 나은 뉴미디어를 향한 첫걸음 지령 이천호”라는 오행시로 지령 2000호를 축하하며 “앞으로도 더욱 회원사들의 권익 향상과 언론 자유를 위해 노력해주셨으면 한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강아영 기자 sbsm@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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