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3개 주요 신문사, 사진기자 출신 편집국장 임명

경남도민일보·경남일보·경남신문 파격 인사… 지역서도 "이례적"
경남신문 2012년 이후 두 번째로 '사진기자 출신' 편집국장 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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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교체된 경남 지역 신문사 편집국장들의 이력이 언론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3일 취임한 유은상 경남도민일보 편집국장, 지난달 22일 취임한 최창민 경남일보 편집국장, 지난 4월 취임한 이문재 경남신문 편집국장 모두 사진기자 출신이어서다. 사진기자로 일했던 이가 편집국장이 된 건 지난 2012년 허승도 경남신문 편집국장 때도 있었지만 3개 주요 신문사 편집국장이 모두 사진기자 출신으로 임명된 건 지역에서도 처음 있는 일이다. 게다가 지난 5월 연합뉴스 경남취재본부장까지 사진기자 출신의 최병길 기자가 선임되면서 지역에선 이 같은 상황을 “이례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들은 적게는 2년에서 많게는 15년까지 사진기자로 일했다. 가장 고참인 최창민 국장은 언론통폐합 이후 복간된 경남일보에 1989년 ‘복간 1기’로 입사해 15년 가까이 사진기자로 활동했다. 그러다 당시 편집국장의 권유로 기명 칼럼을 쓰게 됐고 그게 계기가 돼 취재기자의 길로 들어섰다. 이후엔 문화체육부, 사회부, 경제부 등을 거치며 취재기자로서 경력을 쌓아나갔다. 최 국장은 “늦게 취재기자 생활을 시작했기에 편집국장도 늦게 한 편”이라며 “실제 후배 기자 3명이 나보다 먼저 편집국장을 했다. 일종의 수업이 필요해서 국장 역할을 할 수 있을 만큼 경력과 능력이 쌓인 후에 국장직을 맡게 됐다”고 말했다.


1991년 경남신문에 입사한 이문재 국장도 사진기자로 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 국장은 “2년 좀 넘게 사진기자 생활을 하다 1993년 즈음부터 취재기자로 일하게 됐다”며 “저희 회사의 경우 보직순환이 자유로운 분위기였다. 사진기자로 와서 다른 부서로 간 선배도 있었고, 제가 그리 특별한 케이스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유은상 국장 역시 1기 사진기자 출신이다. 대학교 재학 시절부터 사진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1999년 경남도민일보에 입사해 8년간 사진기자로 일하다, 당시 편집국장의 요청으로 취재부서로 옮겨가게 됐다. 유 국장은 “사진기자로 8년을 일하니 매너리즘에 빠졌다는 생각이 들어 2년만 취재부서에 일하다 돌아오려 했다. 그런데 결국 못 돌아갔다”며 “처음에 선배들의 권유로 사회부에서 취재기자 생활을 시작했는데, 한두 달 간은 스트레스가 심해 몸무게가 6~7kg이나 빠질 정도였다. 지금 생각하면 감회가 새롭다”고 했다.  


물론 편집국장직을 맡은 것이 마냥 즐거울 순 없다. 3명의 편집국장들은 갈수록 열악해지는 언론 환경에서 중책을 맡은 만큼 어깨가 무겁다고 했다. 다만 사진기자로 일했던 경험이 향후 편집국장으로 일할 때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유은상 국장은 “사진기자로 일할 때 다양한 부서원들과 함께 취재를 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눴던 것들이 이후 많은 자산이 됐다”며 “편집국장으로 일할 때도 그런 부분이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문재 국장도 “사진을 다뤄봤으니 사진을 모르는 국장들보단 이미지를 좀 더 과감하게 배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 같다”며 “한편으로 앵글의 왜곡이 있긴 하지만 사진은 사실 그대로를 보여주지 않나. 요새 ‘팩트’를 강조하는데 가장 본질인 사실에 기반한 기사,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독자들에게 서비스를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창민 국장 역시 “사진기자 출신들이 동시에 편집국장이 돼서 참 특이하다 여겼다”며 “곰곰이 생각해보니 항상 현장에 있는 사진기자의 특성이 편집국장을 할 수 있는 역량으로 발전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강아영 기자 sbsm@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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