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제 전 보도국장, MBC 사장 선임… 두 번째 해직자 출신

'오프라인 보도' 강화기조 유지될 듯
디지털·드라마 새 시도 나올지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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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차기 대표이사에 박성제 전 MBC 보도국장이 선임됐다.


MBC는 지난 24일 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와 정수장학회가 참석한 가운데 주주총회를 열고 박 전 보도국장을 차기 사장으로 임명했다. 앞서 지난 22일 방문진은 임시이사회를 열어 박태경 MBC 전략편성본부장, 홍순관 여수MBC 사장 등 3인 후보를 공개면접하고 8인 이사(1인 불참)의 투표결과 과반을 득표한 박 후보자를 MBC 사장에 내정했다.


박 신임 사장은 지난 24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많은 분들의 성원으로 중책을 맡게 됐다. 그만큼 어깨도 무겁다”며 “일단 만사 제쳐놓고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는 전사적 비상체제에 돌입하겠다. 국민들의 건강 및 불안 해소를 위한 정확한 정보 전달에 최선을 다하고 어려운 기업과 자영업을 돕기 위한 공영방송의 역할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 내정자는 1993년 MBC에 입사해 정치부, 경제부, 사회부 등을 거쳤으며 2012년 MBC의 공영방송 정상화 파업 당시 파업 배후로 지목돼 “근거 없이” 해고되는 등 고초를 겪었다. 이후 뉴스타파의 ‘뉴스포차’ 진행, 스피커 제작회사 대표 등을 맡으면서도 언론 현실에 대한 비판을 이어오던 그는 지난 2017년 12월 복직해 MBC 취재센터장과 보도국장 등을 맡아왔다. MBC에선 최승호 사장에 이어 두 번째 해직 언론인 출신 대표이사다.


박성제 MBC 신임 대표이사가 지난 22일 방송문화진흥회에서 정책발표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있다. 지난 24일 주주총회를 거쳐 선임이 확정됐고 현재 임기를 시작한 상태다.

▲박성제 MBC 신임 대표이사가 지난 22일 방송문화진흥회에서 정책발표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있다. 지난 24일 주주총회를 거쳐 선임이 확정됐고 현재 임기를 시작한 상태다.


박 사장 치하 MBC에서 현 ‘뉴스데스크’ 체제로 대표되는 오프라인 보도 강화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박 사장은 지난 22일 방문진 면접에서 “뉴미디어 시대가 열려도 메인뉴스는 중요하다. 뉴스데스크는 스테이션 이미지와 직결된다. 예컨대 JTBC는 ‘뉴스룸’ 시청률이 하락하며 이미지가 추락했는데, 메인뉴스와 뉴미디어를 양립해 갈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다만 디지털·드라마 부문에선 여러 변화와 시도가 감행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넥스트본부’ 설치, 드라마 부문의 기획팀제 운영, 사장 직속 신사업TF 설치 등이 대표적이다. 큰 자본을 투입한 스튜디오 설립 대신 ‘기초체력 강화’를 내세운 점은 향후 조직·인력 운영의 변화를 엿볼 수 있는 지점이기도 하다. 박 사장은 신입사원 공채를 임기 동안 계속 진행하겠다며 “제 위로 선배가 240명 정도 있다. 다 유휴인력이 되는 건 아니지만 후배들은 ‘너무 고인물이다’ ‘MBC에 희망이 없다’는 세대교체 열망이 있다”고 했다. 드라마 스튜디오 설립 등에 대해선 “신중하게 봐야할 문제다. 내부 역량을 먼저 키워 ‘기초 체력’을 키우는 게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25일 노보를 통해 신임 사장에게 “짜임새 있는 준비로 실패 없는 혁신을” 당부했다. 노조는 “정책 발표회를 통해 알려진 경영계획을 비교해 본다면, 박성제 신임 사장의 발표는 상대적으로 구체적인 계획은 적었다”며 “구체적으로 그려지는 모습이나 어떤 형태로 MBC의 생존을 위한 돌파구를 만들겠다는 것인지 설명에 아쉬움이 남았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향후 과제와 관련해 제작자율성은 크게 신장됐지만 “제작 자율성이라는 명분으로 보직간부의 판단 착오나 실수에 대해서도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비판도 제기된다”며 편향성 논란을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신임 사장 선출의 이유로 ‘젊음’ ‘도전’ ‘세대교체’ 등 키워드를 전하면서 “적극적으로 변화하는 MBC를 만들어 낼 것이란 기대가 담겨 있다고 본다”며 “새 사장은 올해 최우선 목표로 ‘조직을 바꾸는 즐거운 혁신’을 내세웠다. 당장 함께 호흡을 맞출 새로운 경영진을 구성하고, 경영계획을 실천할 조직개편 등이 이어지게 된다. 모쪼록 짜임새 있는 준비로 실패하지 않는 혁신의 새바람을 기대해 본다”고 당부했다.


최승영 기자 sychoi@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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