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송이 들리는, 자갈 깔린 성수동 빈티지 가게… 중앙 '폴인' 오프라인으로

20일간 매장 빌려 브랜드 이미지 테스트, 매일 100~200명 방문
폴인, 내년 온라인 구독제로 전면 전환 앞두고 '강렬한 경험 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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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오픈했던 지식 콘텐츠 플랫폼 ‘폴인’의 팝업스토어 모습. 실제 물리적인 공간을 마련해 독자와 오프라인 접점을 늘리고, 이를 통해 브랜드를 인식시켜 온라인까지 끌어들이려는 시도다. 저녁 시간 팝업스토어에서 ‘링커(강연자)’의 강연을 진행하는 모습. /폴인 제공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오픈했던 지식 콘텐츠 플랫폼 ‘폴인’의 팝업스토어 모습. 실제 물리적인 공간을 마련해 독자와 오프라인 접점을 늘리고, 이를 통해 브랜드를 인식시켜 온라인까지 끌어들이려는 시도다. 저녁 시간 팝업스토어에서 ‘링커(강연자)’의 강연을 진행하는 모습. /폴인 제공


지난 22일 낮 서울 성동구 서울숲길 50. 점심 시간 짬을 낸 듯 보이는 30~40대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한 매장을 찾는다. 입구부터 매장 안까지 약 15평 바닥엔 온통 자갈이 깔려 가게는 ‘자갈 밟는 소리’로 가득 찬다. 내부에선 편안한 팝송과 연주곡이 재생되고 있다. 좋은 향기도 난다. 빈티지한 소품과 인테리어로 꾸민 공간. 방문객들은 매장을 둘러보고 셀카를 찍는다. 일부는 직원이 건넨 샘플북을 받았다. 예쁜 일러스트의 종이봉투 한쪽을 ‘찢으면’ 내용물이 나온다. 매장 곳곳에 놓인 태블릿피시로 온라인 콘텐츠를 보는 이들도 있다. 요즘 ‘힙’한 동네 성수동 프로젝트렌트 2호점에 20일간 오픈했던 ‘폴인(fol:in)’ 팝업스토어의 풍경이다.


콘텐츠 회사가 소위 ‘깔세’를 내고 단기 공간 대여 서비스에 들어가 오프라인 매장을 연 이유는 무엇일까. 김종원 폴인 차장은 “온라인 콘텐츠인 ‘폴인스토리’를 더 널리 알리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그는 “오프라인 콘텐츠는 고객경험이 강렬하고 라이프스타일을 표출하는 방식으로서도 의미가 있는데 온라인만으론 한계가 있다”면서 “오프라인을 병행해 접점을 늘리고, 폴인의 브랜드와 지향점을 오감으로 공간에서 느끼게 해 온라인에 안착시키려는 것”이라 했다.


/폴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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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프로젝트는 지난 5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됐다. 언론사와 전자책 플랫폼 경력이 있고 독립서점 운영 경험이 있는 김 차장이 지난 4월 영입된 후 제안을 했고, 약 2주 간 준비했다. 오전 11시~오후 7시 가게를 열어 손님을 맞고 이후엔 폴인이 ‘링커’로 표현하는 현장 전문가의 강연이 거의 매일 진행됐다. 유의미한 성과도 따랐다. “매일 100~200명의 고객이 매장을 찾아 폴인이란 브랜드를 발견”했고, “신규 회원 가입이 오픈 전보다 2배 정도 늘어”났다. 제공 콘텐츠 특성상 인스타그램 바이럴에 어려움을 겪어왔는데 오픈 후 방문자가 세 배 늘기도 했다.


기성 매체의 디지털 혁신 가운데 오프라인 공간이 간과돼왔다는 점에서 폴인의 시도는 의미가 있다. ‘자갈을 밟고’ ‘봉투를 찢고’ ‘사람과 얘기하는’ 오프라인 경험이 온라인 부문 성과가 된다는 사례여서다. 임미진 폴인 팀장은 “‘콘텐츠’와 ‘콘텐츠 서비스’는 다르다. 컨퍼런스를 할 때 어젠다와 기획, 연사섭외, 디벨로핑, 강연 모두가 완벽해도 ‘의자가 불편하다’는 불만족이 나온다. 콘텐츠는 강연만이 아니라 그걸 소비할 때 경험하는 모든 것”이라며 “콘텐츠와 공간경험, 인터랙션 3가지가 돼야 콘텐츠 서비스가 만족도를 줄 수 있다고 정의한 끝에 결국 오프라인 접점을 늘릴 수밖에 없다고 봤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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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프로젝트는 지난 1년간 고민 끝에 나온 향후 사업추진을 위한 포석이기도 하다. 내년 3~4월 온라인 콘텐츠 전면 구독제 전환을 앞두고 최대한 많은 이들에게 구독을 할 만큼 강렬한 경험을 주는 게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식 콘텐츠 플랫폼’을 표방한 폴인은 중앙일보가 지난해 8월 론칭, 현장 전문가들과 함께 온·오프라인에서 직장인의 성장을 돕는 콘텐츠를 제공해왔다. 오프라인에서 3개월 동안 한 어젠다를 깊이 파고드는 공부 모임 ‘폴인스터디’, 온라인에서 관련 콘텐츠를 제공하는 ‘폴인스토리’가 핵심 상품이다. 자신을 위한 비용지출을 아끼지 않는 ‘3045’ 직장인을 타깃으로 높은 가격장벽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대부분의 수익이 여기서 나왔다. 타깃독자와 충돌 우려 때문에 중앙 브랜드는 사업에 쓰지 않아왔다. ‘링커’ 규모가 240여명에 달한 상황은 고무적이지만 확장을 위해선 온라인 강화가 필수적이다. 최근 대기업으로부터 사원 재교육 등 B2B 사업을 진행했지만 주요 모델은 B2C이기에 더욱 그렇다.


임미진 팀장은 “‘세상 변화가 너무 빨라 불안한 사람들에게 변화를 이끌어가는 이들을 이어주고 성장시켜 줄게’라는 폴인 브랜드를 알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 온·오프라인은 그 미션을 어떻게 더 많이, 잘 전할지를 위한 수단”이라며 “지난 1년은 콘텐츠 서비스로 어떻게 만족감을 줄지 실험한 기간이었고 이제 어떻게 돈을 벌지 고민을 맞았다. 구독을 비롯해 온·오프라인 사업확장을 하는 등 일단 2021년까진 계획이 있다”고 했다.  


최승영 기자 sychoi@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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