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연말 대대적 조직개편 앞두고 술렁

[내달 개펀안 공개할 듯]최근 디지털실장 등 2명 이직... 인적 또는 물적 분할 가능성
사원에게 과정 공개하지 않아... 기자들, 구조조정 걱정까지
일각 "오너가 분할 의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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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기자들이 오는 12월 공개가 점쳐지는 ‘조직개편안’을 두고 크게 술렁이고 있다. ‘디지털 혁신’이란 기치 아래 최근 수년 간 큰 변화를 겪어온 터이지만 이번 개편은 ‘중앙일보 분할을 통한 디지털 매체 설립’까지 거론될 만큼 차원이 다를 것이란 목소리가 많다. 특히 사측의 일방적인 개편 작업에 기자들의 우려는 더욱 잦아들지 못하는 모양새다.


중앙일보·JTBC 노동조합은 지난달 23일자 노보를 통해 최근 회사 분위기에 우려를 드러냈다. 회사가 추진 중인 조직개편에 기자들이 동요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조는 “조합원 누구나 ‘회사가 연말에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는 얘길 들어봤을 것”이라며 “하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이 어떻게 바뀌는지에 대해선 확인된 바가 없다”고 전했다. 이어 “(각종 ‘썰’엔 실체가 없지만) 조합원들이 느끼는 우려의 감정에는 분명히 실체가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요즘 중앙일보 기자들 사이에선 여러 이야기가 난무하고 있다. 조직개편 방향과 방식을 두고 다양한 버전이 떠돌고, 구조조정에 대한 걱정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중앙 A기자는 “최근 디지털실장 등 2명이 동시에 이직을 해서 ‘구조조정 전에 우리도 갈아타야 하는 거 아냐’라는 분위기가 있었다”며 “공교롭게 시점이 겹치니 이탈충격이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B기자는 “지난 7월 본사 일부 스포츠 기자가 중앙일보플러스로 소속이 바뀌었다. 결국 편집국엔 ‘문사철’로 대표되는 굵직한 부서만 남고 기자들은 소속이 바뀌는 등 밥그릇과 신문조직이 약화되던 중 구조개편 얘기까지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중앙일보가 연말에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예고하면서 술렁이고 있다. 사진은 서울 서소문로 중앙일보 사옥.

▲중앙일보가 연말에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예고하면서 술렁이고 있다. 사진은 서울 서소문로 중앙일보 사옥.


많은 ‘썰’ 가운데 중앙그룹이 추진 중인 조직개편 핵심으로 중앙일보 기업분할이 거론된다. 현 중앙일보를 ‘인적 또는 물적 분할’해 기존 신문제작을 전담하는 ‘중앙일보’와 디지털 콘텐츠를 맡는 ‘JJNC(가칭)’로 나눈다는 것이다. 중앙 C관계자는 “완전한 신설법인 설립은 사람을 옮기려면 구성원 저항이 심할 수 있고 전적동의서도 받아야 하는 등 해결할 게 많다. 퇴직 후 재입사 시키려면 퇴직금 정산도 문제인데 분할을 하면 이런 고민이 필요 없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너가 의지가 있는 것으로 안다. 방송 쪽은 ‘손석희 체제’에선 그대로 갈 듯 하지만 이번에 신문 쪽은 구성원들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 방향이 이미 결정된 것이라 단언하긴 어렵다. 여전히 조직개편 관련 보고와 조율 등이 진행 중이고 무엇보다 사주의 판단이 절대적인 회사여서다. 다만 추진된다면 중앙일보 기자들 입장에선 누가 잔류하고 이동하는지 문제가 닥친다. 특히 기업분할로 ‘존속회사’와 ‘신설회사’ 지위가 정해졌을 때 신설회사 소속 기자들은 기존 단체협약으로 보호받지 못하게 되며 어려운 처지에 놓일 수 있다. 현재로선 신문·디지털매체 중 어느 곳이 존속회사가 될지도 장담할 수 없다.


사측의 개편이 내용공개나 설명, 진행과정에 대한 공유 없이 추진되며 기자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는 형국이다. 이에 내부 시선은 오는 12월 5~6일 예정된 소위 ‘내일 컨퍼런스’를 향하고 있다. 홍정도 중앙일보·JTBC 대표가 이 자리에 매년 연설자로 참석, 주요 메시지 등을 전해 왔기 때문이다. 노조는 앞선 노보에서 “회사 입장은 ‘공식 언급을 할 수준으로 결정된 게 없다’는 것”이라며 “구성원은 변화의 방향성을 알고 싶고, 회사의 전망도 궁금하다. 하향식 의사결정에 냉소적으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 함께 미래를 고민하고 싶은 것”이라 적었다.


박승희 중앙일보 편집국장은 19일 조직개편과 관련해 “아직 결정된 게 없고 논의 중인 사항”이라고 했다. 구조조정설까지 도는 덴 “중앙일보는 구조조정을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고 계획한 적도 없다. 디지틸 미디어로 진화하려고 힘든 길을 걸어온 거지 목적이 구조조정이라면 이렇게 힘들 게 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최승영 기자 sychoi@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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